어느 철도전문가의 철도인프라 ODA사업 에피소드
알 박기는 철도사업에서도 유용하다.
부척 많아진 부동산 개발소식과 알 박기 전략으로 목돈을 거머쥐는 소식은 철도산업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사례이다. 교통 인프라로써 철도는 고속철도, 일반철도 그리고 도시철도로 구분한다. 특히 고속철도 나 도시 철도는 참신한 알 박기 아이템이다. 쉽게 풀어 말하자면, 복잡한 철도망의 중심에 있는 서대전역에 열차제어시스템을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우호적인 조건으로 자국의 시스템을 설치하면 향후 서대전역을 지나는 경부선과 호남선 모두 동일 시스템을 사용해야만 한다. 이때는 무시무시한 알 박기의 위력을 경험할 것이다.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란 개발도상국의 복지와 경제적 발전을 도모하는 공식적인 재정적 지원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ODA의 공여국이 ‘국익’ 지향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경우도 많다. 사업 입찰 시 원조 공여국의 기업만 입찰에 참여하도록 하거나 자국 제품을 써야만 하는 등 자국 기업에 유리한 방식으로 입찰을 진행하는 것이다.
어! 여기도 알 박기, 저기도 알 박기
태국 방콕 RED 라인은 Commuter train으로써 2021년 8월 개통했다. Commuter 철도란 도심과 교외 구간을 연결하는 철도 시스템을 말한다. 북쪽으로는 치앙마이, 남서쪽은 칸차나부리, 남동쪽은 라용으로 연결되는 사통팔달의 교통 중추 구간이다. 공적원조의 선두 국가인 일본은 이곳에 막강한 엔 차관을 앞세워 일본 컨소시엄이 알 박기에 성공한다. 철도차량은 히타치, 알 박기의 비장의 카드인 열차제어와 요금징수 시스템은 일본 신호가 포진한다. 물론 알 박기와 무관한 기자재 공급 및 공사는 현지업체가 수행한다.
여기서 알 박기의 하이 테크닉을 보자. 먼저 철도 전 구간 열차 이동을 제어하는 |열차 중앙관제| 설비이다. 다른 업체가 동 설비를 수정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전체 시스템을 철거하고 전체를 교체해야만 한다. 설령 전체를 교체한다 해도 LOCAL 역과 개별 인터페이스를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다음은 역 제어 |연동장치|이다. 신설 구간과 인터페이스 하는 기존 역은 교체해야 한다. 그리고 교체된 역설 비는 인접 역 설비와 인터페이스 문제를 풀어야 한다. 최고급 S/W 엔지니어가 1년은 연구 및 조사를 하면 가능할 수 있겠다. 또 |요금징수 시스템|은 어떠한가. 승객의 운임정보를 총괄하는 중앙 전산시스템과 정산시스템과 도 인터페이스 해야 한다. "여러분이 고객이라면 알 박기 업체의 횡포도 고맙게 수용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일본 공적개발원조(ODA) 선봉대 JICA
JICA (일본국제협력사업단)은 일본의 대원원조 즉, 국제 기술협력, 엔 차관 및 무상자금지원을 총괄한다. 일본은 JICA를 선봉대장으로 거출액 기준으로 세계 5대의 원조 공여국으로서 고액의 개발 원조 자금을 세계 각지에 제공해 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 Development)가 발표한 일본의 2019년도 ODA 지원 총액은 약 120억 달러로 개발원조위원회 (DAC: 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전체 가맹국 중 5위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 ODA의 국가별 지원 배분은 ASEAN 국가들, 중국 등 동아시아에 집중되어 있으며, 동아시아 지역이 일본 ODA 전체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교육, 보건, 인구, 식수, 운송, 통신, 에너지, 농림수산, 산업, 무역 환경보호 부문에 걸쳐 지원하지만, 특히 교통 분야 ODA 지원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자카르타 메트로 Line 1, 방콕 메트로 Purple line, 인도 델리 메트로 Magenta Line, 방글라데시 다카 메트로 Line 6, 카이로 메트로 Line 4등, 알 박기 사업의 진군가를 드높이고 있다.
중국 일대일로의 복주머니 AIIB
시진핑 주석이 제시한 "일로일로(一带一路)" 전략도 알 박기가 숨어있다.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육상 실크로드(일대)와 동남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해상 실크로드(일로)는 일본을 놀라게 하고 중국 인접국들의 설렘으로 건설의 망치 소리가 요동치고 있다. 미국이 좌장인 WB(World Bank), 일본이 좌장인 ADB(Asia Development Bank), 이번엔 중국이 좌장인 AIIB(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가 출현한다. AIIB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개발도상국들의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설립된 일대일로 정책을 지원하는 중국의 복주머니이다. AIIB와 별개로 중국의 ODA 지원도 큰 규모이다. 중국은 DAC에 가입돼 있지 않아 정확한 ODA 규모는 파악할 수 없으나 일본의 ODA 규모와 엇비슷하거나 능가하는 수준이다.
중국 '일대일로'의 대표 사업 가운데 하나인 중국과 라오스를 잇는 고속철도가 21년 12월 개통했다. 개통된 고속철도는 중국 윈난 성 쿤밍과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을 잇는 철도로, 거리는 1천35km에 달한다. 또 중국-라오스 철도와 태국의 나콘랏차시마-농카이 구간 고속철도를 연결하는 고속철도가 건설 중이다. 중국의 야망은 태국 방콕을 지나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연결하는 범아시아 철도 연결이다. 거대 중국 자금과 기술이 라오스, 태국 및 아프리카 개발도상국에 알 박기 서막을 올린 것이다.
배달민족의 자존심 EDCF
대외경제협력기금(Economic Development Cooperation Fund)은 개발도상국의 산업화 및 경제발전을 지원하는 우리나라 공적 개발 (ODA) 기금이다. 빚지고는 못 사는 우리나라가 과거 경제성장 과정에서 받은 혜택을, 개발도상국 또는 최빈국에 유무상 원조 자금과 기술지원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중국 및 일본에 비해 1/5 수준의 규모지만 철도 관련 사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집트 나흐하마디-룩소르 구간 철도 신호시스템 현대화사업, 룩소르~하이 댐하이댐 철도 현대화사업, 카이로 2, 3호선 전동차 공급, 방글라데시 11개 역 신호 현대화 사업으로, 일본, 중국과 자웅을 겨룰 먼 훗날을 기대한다. 특히 방글라데시 11개 역 신호 현대화 사업은 3년여 한국수출입은행, 방글라데시 철도청 그리고 주방글라데시 한국대사관 설득과 요청으로 기금을 확정하고, 낙찰받아 준공한 주인공으로서 큰 보람이 있다.
진정성 있는 착한 알 박기도 있을까?
공적 개발기금(ODA)은 개발도상국의 경제성장 초기에 필요한 자금 또는 자원을 외부 선진 국가들이 제공해 줌으로써, 국제사회의 자본 격차를 줄여줄 수 있는 실질적인 수단으로 보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전쟁 이후 국가 재건사업과 국가 기간망 확충 사업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재원으로 활용되었던 것이 바로 공적원조(ODA)이었다. 이처럼 ODA가 갖고 있는 순기능이 더욱 큰지 가치를 갖고 있다는 것은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높은 금리, 공여국 제품을 사용해야만 하는 TIED LOAN, 향후 사업 알 박기 목적의 폐쇄적 기술 제공 등은 재고되어야 한다. 우리도 글로벌 중추 국가라는 자부심으로 ‘23년 ODA 사업 총규모를 작년보다 8,388억 원 증가한 4.8조 원으로 확정했다 한다. 국제사회에 대한 우리 정부의 기여 확대 의지와 글로벌 가치 실현을 위해서 최근 국제적으로 이슈인 인도적 지원·기후·식량·보건·디지털 등 분야와 사회 인프라 중심으로 착한 알 박기 국가가 되자.
*TIED LOAN : 원조공여국의 제품, 또는 업체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차관조건
2003년 3월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UN 회원국 정상들이 개발 원조 지원액을 선진국들은 GNP의 0.7%, 또 GNP의 0.15∼0.20%는 최빈국에 지원한다는 합의에 따라, 더 많은 개도국 또는 최빈국들이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 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