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화 “한국인이 몰려오고 있다”

시즌 ⌜4⌟ 모두 아름 다 왔다

by 아문선


세계적으로 이름 높은 일간신문과 경제 잡지들이 한국의 놀라운 경제 발전상과 한국사람들의 부지런함을 찬양하는 특집기사를 게재하고 있다

-밀물|창간호 1978년 1월|뻗어 나는 한국경제-


“Gift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초등학교 3학년 무렵이었다. 학교 본관 건물 옆 널찍한 공터에는 “미국 국민이 제공하는 선물”이라는 글씨가 선명히 찍힌 자루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옥수수빵용 콘밀 자루, 가루우유 자루, 그리고 하얀 밀가루 자루들이었다. 양호 선생님의 지휘 아래 옥수수가루와 밀가루는 찜통 속에서 따끈한 빵으로 바뀌었고, 가루우유는 큰 주전자에서 부글부글 끓어올라 따끈한 우유로 건네졌다.


그때 맡았던 빵 냄새와 우유 향기는, 세월이 흐른 지금 돌이켜 보면 툭하면 방위비다, 파트너십 투자다 하며 큰돈을 요구하는 "아름다운 나라" 미국의 냄새이기도 했다.


얼마 후부터는 급식이 타원형 옥수수빵으로 바뀐다. 한 사람에게 한 개씩 배급되던 노릇노릇 구워진 버터향 옥수수빵, 그 고소한 맛은 오래도록 입안에 머물러 모두가 기다리게 되는 별미였다. 자전거에 실린 큰 상자가 도착하는 시간이면, 교실 안 모든 시선이 창밖 신작로로 쏠리곤 했다. 세월이 흐르자 한 개가 반 개로 줄고, 해가 바뀌자 끝내 격일 지급으로 바뀌고 말았다. 그래도 옥수수빵은 훗날 MZ세대 부모들의 맛의 기준이 되었다. 빵 중에 빵은 옥수수빵!


진짜 원조 "잘사니즘"
마을마다 설치한 고성능 앰프와 스피커에서 악을 쓰는 "새벽종이 울렸네"라는 새마을 노래와 새마을 운동은일상이 된다. 이 노래가 끝나면 한곡 더 "잘 살아보세"가 울려 퍼진다. 메들리로 이어지는 2종 세트의 말미에는 100억 달러 수출, 1,000달러 국민소득을 대통령 각하의 영도력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장님의 진정성이 있는 호소가 다시 이어진다.


"대통령 각하가 하늘이 맡겨 주신 소임을 다할 수 있게 기회를 줘야 안 되겠나!"


만주군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대통령 각하는, 100년 전 일본이 근대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배경에 일본 메이지 유신이 있었다는 데 착안했다. 그리고는 그럴듯한 이유를 들어 "10월 유신"을 선포한다. 참으로 신박한 아이디어였다. “잘 살기만 하면 됐지, 3선 개헌이면 어떻고 10월 유신이면 또 어떠랴” 배고픈 국민에게 "잘사니즘의 비전"을 내놓았던 분이 바로 50년 전의 대통령 각하였다.

¨10월 유신: 1972년 10월 17일 대통령 임기 6년 과 연임 제한이 없는 헌법 개정을 발표한 사건


"한국인이 몰려오고 있다"

구로공단 가발공장에서 달러를 벌고, 마산 섬유공장에서 달러를 벌어 들이고, 부산에서 신발을 만들어 달러를 벌고, 중동 건설 노동자들이 오일 달러를 굻어 모은다. 이렇게 모은 달러가 100억 달러 이르자, 세계 언론은 라인강의 기적을 패러디한 "한강의 기적"이라 환호한다. 참고로 50년이 지난, 2024년 대한민국의 수출액은 세계 8위 그리고 6,838억 달러이다. 억~ 700배 성장인가요?


뉴스 위크 미국 77년 6월 6일 자

"The Koreans are coming!" 한국은 지난 15년 동안 연 10%의 경제성장을 이룩하면서 노동 집약적인 산업으로부터 중화학공업으로 이행 발전하는 한편, 중동 서구 시장을 다변화시키는 등 구조적인 개선을 이루고 있다. 이제 한국은 일본인의 근면성을 능가할 수 있는 유일한 국민이 되고 1990년까지 완전고용상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의 성공비결은 유교 문화 덕분으로 교육열이 높고 순종형이며 정력적인 노동력이다.


⁞비즈니스위크 미국 77년 8월 1일 자

인구 3천6백만 명의 한국은 멀지 않아 아시아 제2의 경제 대국이 될 것이다. 금년도 한국의 수출은 전년보다 20% 가 뛰어 1백억 달라를 돌파할 것이다. 한국의 건설회사들은 중동에서 눈부신 진출을 보이고 있다. 이제 국제은행가들은 한국에 서로 다투어 돈을 빌려주려고 하고 있다. 굶주림에 지친 국가에서 일어선 지 10년도 안 돼 선진국대열에 뛰어들었다." 한국의 국민 총생산은 지난해 250억 달러, 한국의 GNP는 1976년 15.6% 라는 높은 성장률. 고무신발에서 6만 톤 화물선, 라디오에서 자동차와 항만시설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생산품은 세계시장 속으로 파고 들어가고 있다.


일본경제신문 77년 8월 25일 자

한국의 정치적 안정도는 매우 높고 한국 경제성장의 특징은 수출 우선 중화학 공업중시의 기반에서 농촌경제가 눈부시게 발전하여 미곡 완전자급자족은 물론이고 농촌소득이 급증하고 있다.


⁞포오츈 미국 78년 9월호

한국은 세계에서 보기 드문 경제성장국의 하나로 등장했다. 한국은 주당 근무 시간이 50.7시간으로 지구상의 외 다른 어떤 나라보다 더 많이 일하고 있으며, 1인당 GNP|국민총생산| 지난 15년 동안 8배 이상 증가했다.


한강의 기적은 우연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잘 산다. 꼭 국가의 부를 상징하는 GDP, 1인당 GDP 또는 GNI 이런 숫자를 거론하지 않아도 지금의 대한민국은 잘 사는 나라이다. 미국보다, 일본보다, 어느 유럽 나라보다도 삶의 질이 풍요로운 나라라고 믿고 있다.


대한민국은 2025년 기준으로 Forbes가 발표한 세계 강국 순위 6위의 나라이다. 경제력군사력외교력 기술력국제적 영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 한다. 미국중국러시아영국독일 그리고 한국이다. 어깨를 쫙~ 피고 거드름을 피워도 된다. 기죽지 말자. 대한민국은 파워는 반도체·배터리·AI 기술력, 문화 산업 영향력으로 6위이다.


연인원 30만 명 참전 용사와 베트남 국민에게 고통을 준 월남전으로, 미국 원조가 1964년 약 1.2억 달러, 1972년에는 4.5억 달러였다. 이 기간 군사원조는 약 31억 달러였다고 한다. 베트남 참전 용사 약 4,000명의 목숨과 2만여 부상자의 고통이 한강의 기적에 숨어있다.


또, 한강의 기적의 이면에는 1961년 말 김종필–오히라 합의라 불리는 일본 청구 자금이 자리하고 있었다. 청구 자금 규모는 무상공여 3억 달러, 장기저리차관 2억 달러, 민간 베이스 차관 1억 달러이다. 강제 징용, 위안부, 민족 말살 정책 등, 36년 동안 우리 민족이 수탈당한 보상으로 포항제철이 세워졌다.


세계 오일 쇼크로 세계경제가 흔들릴 때 기적처럼 다가온 중동건설 붐은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했고, 총 수주액|1974~1981년 사이|약 434억 6600만 달러에 달한다. 이는 대한민국 수출액 50%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중동의 대형 프로젝트 수행을 통해 한국 건설사의 기술력과 시공 능력이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하고 이후 국제 입찰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 기반이 된다.


2000년 한국 경제는 외환위기|1997~1998|를 극복한 이후 회복세에 접어들며 새로운 발전 모멘텀을 형성한 시기이다. 이 시기의 주요 경제 동력은 IT 산업의 급성장이다. 한국 경제가 위기에서 벗어나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화의 초석을 다진 해로 이후 IT 중심의 성장과 산업 구조 고도화가 이어진다.


해외 시장 개척의 첨병, 종합상사는 다양한 산업 제품을 한 곳에서 수출과 수입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 역할을 한다. 중동, 동남아, 남미 등 신흥시장에 진출해 한국 제품의 수출 통로 확보하고 해외 자원 확보와 건설 프로젝트 수주로 외화 획득에 기여한다.


한국 문화 콘텐츠 산업은 지난 40여 년간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며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산업으로 발전했다. K-문화는 한국을 낯선 나라가 아닌, 친근하고 매력적인 나라로 기억하게 만들었다.

"안녕하세요?"

"사랑해!"


한국인이라고 말할 때의 자부심 뒤에는, 눈부신 경제 성장과 K-컬처가 이끌어낸 세계인의 호감이 깔려 있다.


달달한 커피믹스가 좋다

구로공단 가발공장의 누나들, 청계천 골방에서 미싱과 생사고락을 함께한 형님들, 독일 갱도에서 석탄을 캐던 광부 그리고 중동 건설 노동자들이 만들어낸 달러로 한강의 기적은 만들었다. IT 및 디지털 산업으로 대 전환, 종합상사가 더욱 부강한 한국을 만들었고, 문화산업과 역동적인 AI산업이 뒤를 이을 것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200달러 에도 미치지 못하는 절대빈곤 시대에 자란 MZ 세대의 아버님 어머님은, 국민 소득 3만 달러가 넘는 지금도 별다방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커피믹스가 좋다.





참고 문헌 및 관련 정보는 머리글에 게시하였습니다.

참조된 금액과 수치는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해 쓰였으며 실제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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