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되돌아가는 밤
단양 가곡면의 어느 깊은 산골짜기
우린 끝도 없이 들어갔다
포장도로가 끝나는 소박한 마을의 가장 높은 곳, 마음 좋아 보이는 산들의 어깨가 양 옆으로 날개를 펼치고 작은 계곡이 당신의 샘처럼 흐르는 밤
오로지 풀벌레소리만이 가로등 하나 없는 캄캄한 어둠을 채우고
당신과 나 빛나는 눈동자들의 숨소리만이 선명하던
- 잠깐 나와 보세요, 별이 무척 밝아요
주인부부는 어린 아들의 병을 낫게 하려고 그곳에 내려와 손수 흙집을 쌓았다고 했지, 장작을 패던 아저씨 옆 검은 진돗개는 처음 보는 객에게 곁을 주지 않고
- 그런, 쉽지 않은 마음의 풍경이 더 그리울 때가 있었지요
이곳에서도 일 년에 많지 않은 날이라고, 그래서 실례 무릅쓰고 손님 방문(房門)을 두드렸다고, 달과 구름마저 비질을 해놓은 듯 청명한 밤이라서
별들이 미친 듯이 머리 위로 쏟아지고
은하수가 하얗고 부드러운 뱀처럼 별 무리의 한가운데를 흐르고 있었다
바닥에 누워 그 밤 총 다섯 개의 별똥을 보았지, 손가락으로 빗금을 그으며 생애 어떤 하나의 음을 살포시 누르듯이, 별들의 간절함을 온몸이 차가워질 때까지 연주하며 그 빛으로 몸을 씻다가
다시 따뜻한 흙집에 들어가 옷을 벗고 세상을 벗고 서로의 물결 속에 살며시 손끝을 담갔다, 천천히 갈라지는 은하수의 물살을 느끼며
아픔이 없기를
아픔이 있다가 사라지기를
쉽게 곁을 주지 않는 별, 충성스러운 개, 산골짜기에 들어가 겨우 겨우 맞이하는 다시 되돌아가는 밤
고마워
살아있을 때
우리가 이렇듯 영원히 별을 스쳐갈 수 있어서
생이 너무 깊고 고요해
외로운 별들이 우리를
아주 잘 느껴주었다
* 별들이 우리를 아주 잘 기억하던 십 년 전의 밤. 눈을 감아야 더 잘 느껴지던 그날의 눈부신 음(音)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