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회사 어디까지 가봤니?

11. C사 이야기

by 쟈니민

나의 3번째 외국계 회사인 C사는 앞서 얘기한 모텔 출장사건으로 빨리 회사를 옮겨야겠다는 생각을 확고하게 만들었다. 보통 외국계 회사가 한국에 들어오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단독 투자로 지자체와 협의하여 국내에 부지를 확보하고 공장을 신축하는 경우, 두 번째는 국내의 파트너를 선정하여 합작 회사를 설립하는 경우, 세 번째는 국내의 중소기업을 인수하여 외국계 회사로 전환하는 경우이다.


C사는 세 번째 경우였으나 회사의 글로벌화를 시도하지 않았다. 그냥 국내 회사를 인수하여 우리는 한국의 기업 문화를 존중한다는 핑계로 돈만 벌고 이윤만 창출하면 된다는 식으로 방치하였다. 이전 똑같이 국내 기업을 인수했던 B사의 경우는 한국 공장에 근무하다 미국이나 다른 나라의 공장으로 발령받는 경우가 많았다. 회사의 글로벌 스탠다드가 동일하게 적용했고 인재 개발에 투자했으며 직급별 교육과 워크샵을 전 세계 모든 공장과 똑같이 받게 하여 한국 공장에 있다 중국공장 미국공장으로 이직을 해도 적응이 가능했다. 하지만 C사는 무늬만 외국계 회사이고 직급별 워크샵도 없었고 인재개발 교육은 낭비라 생각하고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이윤을 뽑아내는 것만이 목표였고 한국의 대기업에 (삼성 현대 등) 제품만 안정적으로 납품해서 돈만 벌면 된다는 기준으로 한국의 공장을 인수한 것이었다. 그나마 달라진 점은 기존 한국의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외국계 회사가 인수하면서 직원의 급여가 인상되었고 비록 인재 투자는 안 했지만 안전 투자는 하였기 때문에 사고라든가 산업 재해의 위험성에서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는 되었다. 영어도 되고 본사와 소통을 할 수 있는 관리자급은 최소의 인원만 채용하였고 내가 그중 한 명이었다.


입사 후 전임자의 업무를 인수받고 나의 역할을 파악하면서 이는 불가능한 업무라는 것을 느꼈고 나도 전임자처럼 회사에서 쫓겨나기 전에 내가 먼저 회사를 나가야겠다는 마음을 다시 한번 다짐하게 되었다. 전임자가 했던 일을 보니 열심히 주말도 반납하고 일을 했던 흔적이 보였다.

절차서도 만들고 매뉴얼도 번역하고 현업도 하고.. 하지만 자기의 일을 어필하지 못했고 열심히 한 일은 표시가 나지 않았으며 결과적으로 죽도록 일만 하고 스트레스만 받다 일 못한다고 쫓겨난 상황이었다.


이전 직장 B사에서는 한 사람이 인사고과와 평가를 하며 관리할 수 있는 최대 인원수가 15명이라는 원칙이 있었다. 이러한 숫자는 그냥 나온 것이 아니고 백 년이 넘게 회사가 운영되면서 여러 시행착오와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개선 수정되어 문서화된 매뉴얼이다. 부서에 인원이 15명이 넘으면 리더 밑에 소 리더를 두어 인원을 별도로 관리하였다.


또한 현업을 하면서 신규 프로젝트가 생겼을 경우, 이에 관한 업무 분담 시스템이 이미 문서화되어 있었다. 하지만 C사는 현업도 하면서 리빌딩 업무도 하라고 했고 시스템도 같이 만들라는 요구였다. 인력 보강을 요청하니 당신 뽑느라 돈을 많이 써서 더 이상의 인원 충원은 없다. 알아서 결과를 만들라고 하니 암담한 상황이었다. 이렇게 일에 치이다 보면 결국 현업도 제대로 못하게 되고 이것저것 하다가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되고 결국 책임은 담당자가 지게 되는 상황이 온다는 것을 나는 A사에서 이미 경험을 했었다.

회사를 다니며 열심히 면접을 보고 또다시 이직을 준비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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