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98 [이곳의 인연은 너무도 빠르게 흐른다]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만남의 연속

by 에이미


[2025.07.21 월]


이곳의 겨울은 언제든 갑자기 비가 온다. 안 가지고 온 우산이 나를 더 서럽게 한다.





아이들의 홀리데이가 끝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날이다. 오랜만에 등굣길 아이들과 아침부터 마주치니 아이들은 짜증에 가득한 얼굴이었다.


학교 가는 게 내 잘못은 아니잖아!

왜 나한테 화풀이야! ㅠㅠ


애들이 학교에 갈 때까지 기다린 후에 씻는다. 안 그러면 화장실 문이 부서질 정도로 두들기고 소리 지른다..

하하..



어학원에서 만난 산티라는 친구가 어제 귀국을 해서 그런지 아침부터 울적했다. 나는 친구를 사귈 때 좀 시간이 걸리는데 내가 마음을 열 때쯤이면 내 친구들이 떠난다. 어쩌면 앞으로 다시는 못 볼 것 같아서 더 슬펐다.



산티와의 인연은 우연하게 시작되었다. 같은 반도 아녔고 학원에서도 본 적 없는 친구였는데 때는 바야흐로 4월 말인가? 어학원 초반에 오페어로 너무 힘들어서 오프 때만 되면 밖으로 나뒹굴던 한 한국 외노자가 시티를 하염없이 걷는데 시티 맥도날드에서 밥 먹고 있는 태국 친구 챔피온을 발견했다. 사실 그렇게 친하지도 않았는데 그냥 신기해서 오 안녕하고 나도 모르게 들어가서 얘기하게 되었다. 챔피온이랑 산티가 둘이 밥을 먹고 있었는데 나 보고 앉으라고 해서 그렇게 셋이 이야기를 처음 하게 되었다. 우리의 인연은 그렇게.. ㅋㅋㅋㅋ 그러고 나서 사실 산티랑 개인적으로 만난 적도 없고 이야기를 많이 나눈 적도 없었다.



어제는 하루 종일 일하는 날이라 어제 아침에 밥이라도 사주고 싶어서 만났는데 비가 엄청 오고 산티는 지각쟁이~ 나보다 3살 어린 친군데 너무 내 남동생 같고 귀엽다. 본인은 리얼맨이 될 거라고 하는데 아직 귀여운 자식..


요놈이 하필 출국 몇 주 전부터 다른 여자애랑 썸을 타게 되어서 나한테 연애 상담을 하는데 너무 웃기고 귀여웠다. ㅋㅋㅋㅋ 풋풋한 아이들..



아무튼 그렇게 귀여운 산티가 떠나고 우리 아이들은 학교로 돌아가고 나는 그냥 마음이 울적해서 시티를 하염없이 돌아다녔다. 조금 걷다 보니 기분이 나아져서 집으로 돌아가고 일을 하는데 너무너무 피곤했다.




요새 내 힐링 스팟. 대학교 근처인데 개강을 했는지 사람이 되게 많았다. 항상 갈 때마다 사람 없어서 나 홀로 고독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학생들이 많아서 나도 대학생인 척(?) 그렇게 캠퍼스도 걸어보았다. 사실 집 가는 길이다. ㅎㅎ





요새 다시 날씨가 최악이어서 몸이 좀 안 좋은데 아이들도 학교로 돌아가니까 더 예민해져서 소리 지르고 난리다. 다시 지옥이 시작되었다. 이제는 정말 떠나야 하는데.. 사실 요새 아이들 때문에 힘들어서기 보다는 그냥 세컨 비자를 빨리 따놓고 조금 여유 있게 지내고 싶어서다. 새로운 일도 해보고 싶고 새로운 친구들도 사귀고 싶다. 아무래도 나는 집에만 있는 직업이다 보니 사람 만날 구석이 단 하나도 없고 가뜩이나 유흥을 즐기지 않아서 그냥 찐따 그 자체가 된다.



고민이 참 많은 요즘. 그래도 아직은 버틸만하다.


첫째 데인이가 학교 끝나고 시티에 있는 한국 편의점에서 사 왔다는데 그것은 일본과자예요. ㅋㅋㅋㅋ 맛없다고 나 먹으래. 에이미는 할미 입맛이라 너무 맛있죠.





하소연..




아빠와의 영상통화를 끝으로 하루 마무리.!









#워킹홀리데이

#오페어

#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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