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즈두이과수의 경이로움에 스며들다
나의 유일한 브라질 여행은 포즈두이과수.
정글 외에는 그닥 끌리는 곳이 없었기에 브라질은 이과수 폭포 외에는 과감히 스킵했다.
그렇게 푸에르토이과수를 충분히 즐긴 후 찾은 포즈두이과수.
포즈두이과수 근처에서 저렴하게 얻은 숙소의 아침식사가 생각보다 근사하다.
두둑이 아침을 챙겨먹은 후 한 손에는 어제 사놓은 엠파나다를 들고 또 한번 이과수를 보러 향해본다.
브라질에서의 이과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처음 폭포트레일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정말 어마어마하다. 떡하니 벌어진 입이 좀처럼 다물어지지 않는다.
폭포의 규모에 압도당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에, 그야말로 대자연의 위력에 한동안 할 말을 잃고 넋이 나가 버렸다.
분명 어제 봤던 폭포수인데 지금 내 눈앞에 펼쳐진 이 폭포수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어제 경험했던 그 폭포수들을 멀리서 한눈에 바라보니 그 기분이 색다르다.
아르헨티나쪽에서는 코앞에서 폭포수의 강렬한 수압을 느낄 수 있어 임펙트가 강했다면,
브라질쪽에서는 이과수 전체의 풍경을 한눈에 크게 바라볼 수 있어 무언가 더 잔잔하면서도 강한 여운이 남는 듯 하다.
여행을 시작하고 정말 오랜만에 대자연의 경이로움에 빠져 들어갔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아까 멀리서 보이던 여러 개의 폭포수들이 굉음을 울리며 조금씩 더 가깝게 다가온다.
그렇게 포즈두이과수를 구경하는 내내 위대한 자연 앞에서 한없이 겸손해지며 들었던 생각.
참 잘왔다
정말 감사하다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싶다...
그렇게 계속 폭포수들에 취해 걷다보면 거대한 폭포수들의 사이로 난 다리가 나타난다.
다시 한번 내 눈 앞에서 그 거대한 물줄기들을 맞이하며 그 물줄기들이 만들어내는 공간 속으로 걷게 된다.
다리 옆으로는 어마어마한 물줄기들이 쏟아져 내리고 그 거대한 물줄기들이 한자리에 모여 뿜어내는 물보라와 하얀 물안개에 갇혀 내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
머리며 옷이며 카메라며 다 홀딱 젖어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지만 그 와중에도 신이난다. 폭포수가 산산히 부서지며 피어나는 그 거대한 힘 덕분에 물먹은 생쥐 꼴이 됐지만 내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그야말로 '절경'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뷰.
‘이쁘다’라는 단순한 표현보단 “아름답다, 멋지다, awesome, unbelievable” 이런 표현들이 어울리는, 사실 이런 표현들로도 한없이 부족한 뷰
카메라로는 도저히 이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이 순간의 느낌과 감동을 담을 수 없다.
이건 정말 내 두 눈으로 봐야만 한다.
누군가 이과수폭포를 볼려면 아르헨티나쪽이 좋을까요, 브라질쪽이 좋을까요
라고 묻는다면 쉽게 답하지 못할 것 같다.
마치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처럼,
두 곳에서 바라보는 이과수폭포의 느낌과 분위기는 다르기에,
각각의 다른 매력이 있기에,
단지 만약 한 곳만 갈 수밖에 없다면
부모님을 모시고 온다면 브라질쪽으로,
친구를 데리고 온다면 아르헨티나쪽으로 선택할 것 같다.
위대한 자연, 포즈두이과수
죽기 전에 다시 한번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