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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my moong Jun 03. 2020

하아얀 분위기에 물들어가다

폴란드 만의 색감과 사람들 



어느 국가를 여행하든

어느 도시를 여행하든

그곳의 분위기를 차지하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는

그곳 현지의 '색감'과 그곳 현지의 '사람들'인 것 같다.


동선상 어쩔 수 없이 스쳐 지나가는 곳으로 일정에 넣게 되었던 폴란드 브로츠와프와 크라쿠프는 

의외로 분위기가 너무나도 좋고 매력적이었던 곳



파스텔톤의 색감을 지닌 건물들은 여태껏 봐왔던 다른 동유럽 국가들과는 다른 '폴란드'만의 독특한 색깔을 느낄 수 있었고

키와 덩치가 나의 두 배는 될 것만 같았던 현지인들이 베풀어주는 친절함에 

아담하고 한적한 이 곳에서 나는 생각지도 못한 참 따뜻하고도 잊지 못할 추억들을 안게 되었다.


폴란드 음식은 사랑


폴란드의 또 하나의 장점은 폴란드 만의 고유의 음식과 길거리 간식이 많다는 점.

다른 동유럽에서 보지 못했던 흔하지 않은 음식과 간식거리들이 있어서, 음식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서, 뭔가 폴란드 만의 느낌이 나서 좋았다.

추운 날씨에도 마켓을 지나다니다 보면 비주얼에 안 사 먹을 수 없었고 가성비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난쟁이는 어디에?


난쟁이 마을로 불리는 이 곳은 마을 구석구석 난쟁이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조금은 심심할 수 있는 이 곳에서 나름의 소소한 재미랄까?

초등학교 시절 소풍 가서 보물찾기 놀이하듯 난쟁이를 찾을 때마다 느낄 수 있었던 나름의 기쁨은 추운 겨울 여행의 소소한 에너지였다.


마음까지 하얘지길


어느 날 우연히 보게 된 영롱한 빛깔을 뽐내던 자코파네 호수에 꽂혀 '크라쿠프'라는 도시에 오게 되었고 아침부터 졸린 눈을 비비며 이 곳까지 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온통 눈눈눈이었다.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더 이상 버스는 운행하지 않았고 그렇게 친구와 나는 하루 종일 그곳에서 정말 '눈'만 보았다. 


그래도 다행이었던 건 부산 토박이라 아직도 눈을 보면 설레는 나였기에 눈 하나 실컷 본 것만으로도 좋았다.

그래도 겨울여행이니깐 이렇게 하얀 눈을 원 없이 즐기는 것도 다 소중한 추억이니깐.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눈을 본 건 아마 캐나다 이후로 처음이었지 싶다.

진짜 눈에 파묻힐 뻔했는데 손가락 발가락 다 사망해도 저 때는 무슨 열정이 그렇게나 있었는지 꿋꿋이 눈밭을 거닐며 사진을 찍어댔다.



하아얀 눈을 보면 내 마음까지도 하얘지는 기분이 들어서

복잡하게 뒤엉켜있던 내 머릿속이 깨끗해지는 기분이 들어서

그 하아얀 눈이 주는 그 깨끗함에 잠시만이라도 나 자신을 물들이고 싶은 마음에

그 차가운 온도 속에서도 신나게 즐길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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