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하지 말아야지 하지만 기대하게 된다
미국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약 4-5개월 정도 140여개의 회사에 이력서를 넣었다. 연락이 온 헤드헌터들과도 수차례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보통 서류에서 다 떨어졌다. 미국에서의 백그라운드가 전혀 없기에 놀랍지 않았다. 내가 입장을 바꿔 생각해봐도 미국 회사 입장에서는 굳이 내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원에라도 가면 좀 상황이 나아질까 싶어 꽤나 진지하게 고민했지만 결국 시기도 애매하고 ROI도 안 나와서 안 가는 걸로 결론을 내렸다.
운좋게 서류를 통과해도 주니어 HR과 전화 통화로 몇 번 얘기만 한 게 다였고, 제대로 면접다운 면접을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최근에 한국과 관련된 기업에 지원을 하게 되었고, 별 생각이 없었는데 바로 1차 면접이 잡혔고, 온라인으로 1차 면접을 본 다음에 바로 2차 면접에 잡혔다. 2차 면접은 오프라인으로 보고 왔다. 한국 관련된 키워드로 일자리를 찾으면 내가 쌓아 온 커리어랑 별로 맞지 않아서 아예 미국 로컬 회사 위주로 지원을 해왔는데, 한국 관련 키워드로 좀 더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어쨌든 면접다운 면접을 본 건 정말 오랜만이었고, 한국에 계속 있었다면 지금보다야 훨씬, 아주 훨씬 수월하게 다음 일자리를 찾을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다. 그리고 만약 회사를 다니지 않고 다른 일을 찾더라도 여기보다는 한국이 나에게 더 유리하겠지 싶기도 했다.
면접에서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고, 한국인들이 봤을 때 내 커리어나 백그라운드가 꽤나 매력적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직 연락이 안 오고 있어서 조마조마한 상태이다. 안 되면 어쩔 수 없지라는 생각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벌써 출근을 하는 것까지 생각하고 있다.
미국의 휴일 (마틴루터킹 기념일)과 한국의 휴일 (구정)이 있어서 통보가 늦어지나 싶다. 되든 안 되든 빨리 속 시원하게 결과를 알고 싶은 마음이다. 서류 통과와 1차 면접 결과 메일은 별 생각 없이 까먹고 있다가 메일을 봤는데, 2차 면접이 끝난 뒤로는 수시로 메일함을 들락거리고 있다.
구정 연휴에 여행을 가는데, 여행이 끝나고 돌아왔을 때에는 결과가 나오겠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