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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의 첫 출근

첫 출근은 피곤하다

by 유 매니저

새로운 회사에 다닌지 2주 정도 되었다. 6번째 회사이기 때문에 회사에 대한 기대나 부푼 꿈은 딱히 없다. 6번째의 회사 첫 출근을 하니 역시나 깨달은 게 있다.


새롭게 회사를 가게 되면 하는 일이 별로 없어도 힘들다.

이 이야기는 바야흐로 2014년 내가 첫 회사에 입사했을 때 회사 선배가 했던 말로 이어진다. 경력직으로 입사한 게 아니라 신입으로 입사하게 되면 사실 입사하고 나서 일을 별로 안 준다. OJT 기간이니 뭐니 하면서 교육 위주로 받게 되고, 회사에서는 좀 심심한 시간윽 보내게 된다. 그런데 그 당시에 다른 팀 선배랑 인사를 하면서, 어떤 거 하고 있냐고 물어봐서, 교육 위주로 받고 있고 되게 간단한 업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선배가 "원래 처음 회사 들어오고 나서는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왔다갔다만 해도 엄청 피곤한거지, 나도 생각해보면 뭐 아무것도 안 했는데 엄첨 피곤했던 거 같아"라고 말했다. 사실 그 당시에는 대학교를 막 졸업한 20대 중반이라서 '아, 맞아, 하는 거 별로 없고 왔다갔다만 하는데, 좀 피곤하긴 하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11년이 지난 지금 다시 첫 출근을 하게 되었는데, 진짜 너무나 피곤하다. 요즘 거의 밤에 10시? 10시30분?에 자고 있다. 평소처럼 11시30분 정도에 자면 다음 날에 정말 꽤나 피곤하다.

별로 하는 게 없다고 하지만 아예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일을 하게 된 것이다. 미국의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을 하는데, 사실 내가 원래 오래 살고 돌아다니던 서울이 아니니까 신경을 쓰고 정신을 더 차려야 된다.


이전의 경험을 돌이켜보면 사실 이런 피곤함도 시간이 지나서 익숙해지면 사라질 것 같다.


전에 다녔던 한의원에서 들었는데, 어떤 것에 완전하게 익숙해지고 몸이 적응하는 데에는 6개월이 걸린다고 했다. 그 때에는 '6개월이라니 너무 길게 잡는 거 같은데? 난 적응을 빨리해서 1개월이면 되고, 대충 3개월이면 적응 다 되는 거 같은데, 회사에서도 보통 수습기간을 3개월로 두지 않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6개월로 잡는 게 진짜 완전히 몸까지 적응하는 시간인 것 같다.


사람은 참 간사한 것 같다. 적응하지 못하고 있을 때는 긴장 때문에 피곤해 하면서, 적응하고 나면 권태로움과 지루함을 싫어한다.


지금은 피곤하지만 6개월 뒤에는 피곤하지 않게 되겠지, 그리고 시간이 더 지나면 지루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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