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괄약근의 문제는 어떻게 고치는 거지
지금 생각해보면 대학교 1, 2학년 때부터 역류성 식도염 증상이 조금씩 있었던 거 같다. 그 때에는 내가 원래 위장이 별로 안 좋으니 컨디션이 안 좋을 때 위부터 탈이 난다고 생각했다. 젊어서 그런지 금방 괜찮아졌고, 증상이 좀 심하다 싶으면 약국에서 약을 사 먹으면 또 금방 괜찮아졌다.
정확하게 내가 역류성 식도염이라고 진단을 받은 것은 위 내시경을 하고 나서였다.
2021년에 처음 위 내시경을 했고, 2022년에 두 번째 위 내시경을 했다.
위에는 크게 이상이 없었는데, "위 괄약근이 열려 있다"는 문제가 발견되었다.
보통 괄약근이라고 하면 항문에 있는 괄약근만 생각하는데, 괄약근이란 인체의 여러 곳에 있고, 위와 식도를 연결하는 곳에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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괄약근(括約筋, 문화어: 오무림살)은 고리 모양으로 된 근육으로, 인체의 필요로 인해 소화 기관 등의 어떤 통로를 열고 닫는 것을 제어한다. 조임근이라고도 한다.
식도와 위가 연결되어 있는 괄약근이 열려 있다면, 소화를 위한 위 운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기가 어렵다. 위가 활발하게 움직이면 열려있는 통로로 역류가 되기 때문이다.
역류성 식도염의 원인은 다양한데, 나의 경우는 열려 있는 괄약근으로 인한 것이었다.
정확한 병명을 진단 받고, 원인을 알았으며, 약도 처방받았다. 다만 약은 원인을 고치는 게 아니라 증상에 대한 처방이다. 약으로는 열려있는 괄약근을 조일 수는 없는 것 같다.
확실히 위가 안 좋을 때 약을 먹으면 훨씬 낫다. 하루 2번씩 먹도록 처방이 되었는데, 약사가 말해주길 꼭 하루 2번씩 먹을 필요는 없고 위가 괜찮을 때에는 안 먹거나 1번만 먹으라고 했다. 보통 한 달치를 처방해주는데, 내가 적절하게 조절해서 먹으면 두 달 정도는 먹을 수 있다. 두 달에 한 번씩 병원을 가는 것도 귀찮아서 두 달치를 처방해 달라고 요청했다. 두 달 치를 받으면 네 달은 먹을 수 있다.
다만 이게 내가 조절해서 먹다 보니, 가끔 위가 안 좋을 때는 위를 쥐어 짜는 통증이 있을 수도 있다. 이 얘기를 의사한테 하니까, 따박따박 약을 처방한 대로 안 먹어서 그런다는 얘기를 들었다. 맞는 말이었기 때문에 할 말이 없었다.
엄마가 약을 장기간으로 먹는 게 안 좋을 거 같다고 걱정된다고 해서, 한 번 같이 병원에 갔을 때 엄마가 물어봤는데 의사는 십 년 이상씩 계속 먹는 사람도 있는데 전혀 문제 없다고 했다.
다른 글에서 말한 것처럼 체중 관리를 위해 간헐적 단식을 하고 있는데, 역류성 식도염에 좋을 것 같지는 않다. 체중 관리를 안 할 수가 없으니 간헐적 단식은 계속 할 것 같다.
역류성 식도염에 안 좋다고 하는 것들은 안 하고 있어서 생활 습관에서 더 고칠 것도 없다. 야식은 원래 안 먹고, 기름진 것도 잘 안 먹고, 커피도 안 마신다. 물론 자극적인 것(마라나 불닭 같은 매콤한 류)은 가끔 먹고 술도 가끔 먹는데, 엄청 자주 먹는 것도 아닌데 저것 마저 끊으라는 건 현대인에게 너무 가혹한 처사 같다. 위가 안 좋아서 술도 내가 원하는 만큼 예전에 먹던 만큼 먹지도 못 한다. 이게 나이 들어가는 건가 싶다.
뭔가 근본적으로 고칠 수 있으면 좋을텐데 그런 게 없다는 게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