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지피티
업무 메일을 잘 쓰는 건 쉽지 않다. 그리고 그 메일을 영어로 쓰는 건 더 어렵다.
지피티가 없던 시절에도 영어로 업무를 했던 나인데, 지피티가 생기고 난 뒤에 영어 이메일은 항상 지피티한테 쓰게 시킨다. 왜나면 지피티가 아주 깔끔하게 잘 바꿔주기 때문이다.
사실 지피티가 써준 메일에 어려운 단어가 들어가 있거나 한 건 아니다. 하지만 공손하고 깔끔하게 잘 썼다는 느낌이 든다. 내가 지피티처럼 깔끔하게 쓰려면 30분은 족히 이메일을 잡고 있어야 한다.
더 슬픈 현실은 지피티가 예쁘게 잘 고쳐줄 걸 알기 때문에 영어로 더 개떡같이 써서 지피티한테 던져주게 되었다. 지피티가 없을 때에는 이 정도로 대충 써서 던지지는 않았는데... 점점 글쓰는 능력을 잃어버리게 되는 건 아닌가 싶다.
난 한글 메일은 잘 쓰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한글이라는 텍스트 자체를 많이 읽고 많이 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어 텍스트는 한글만큼 많이 읽고 쓰지 않았고,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영어 메일을 쓰는 능력도 한글만 못하다. 시간과 노력도 투자 안 해놓고 잘 하고 싶어하는 못된 심보라는 건 알고 있다.
메일이 단순한 글쓰기인 것 같지만, 누구한테 보내는지,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하는지에 따라서 까다로울 수 있는 수단이다. 그냥 할 말만 띡 써서 보내는 게 아니라, 깔끔하게 보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업무를 하면서 메일은 한 사람의 인상이다. 다른 부서, 회사와 업무를 할 때, 메일을 받아보면 저 사람 일 잘 하겠다 / 못하겠다가 딱 판단이 된다.
그래서 더욱 신경써서 써야되고, 지피티의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원어민이었다면 수월했겠지?싶다가도 한글 메일이라도 어렵지 않게 쓰는 게 어디냐라는 자기 위로도 해본다.
영어 메일 잘 쓰는 법 그거 어떻게 연습하는 건지 잘 모르겠는데,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