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기도 하고 하기도 했다
경력자로서 이직을 하게 되면, 거의 다 통과되었을 때 맨 마지막 절차로 레퍼런스 체크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원자에게 레퍼런스 체크를 할 수 있는 연락처 2-3개를 달라고 한다.
이 레퍼런스 체크에 누구를 쓸 지는 정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1. 나와 업무를 같이 해서 내 퍼포먼스를 알아야하고
2. 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하고
3. 말재주나 글솜씨가 좋아서 괜찮게 작성해 줄 수 있어야 한다
(+4. 외국계 회사의 경우는 영어로 레퍼런스 체크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내가 받아본 것과 써 본 것 둘 다 서면으로 진행을 했기에 구두로 하는 레퍼런스 체크는 어떤 느낌인지 모르겠다.
내가 레퍼런스 체크를 부탁할 때에 아무에게나 부탁하지 않은 것처럼, 누군가가 나에게 레퍼런스 체크를 해달라고 하면 나름 뿌듯한 기분도 든다.
그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 내가 괜찮게 레퍼런스 체크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판단이 들어서 요청을 한 것이 아니겠는가.
지금 10년 정도 직장 생활을 하고, 여섯 번째 회사를 다니면서 일터에서 만난 사람을 보는 나만의 기준이 생겼다.
1. 내가 창업해서 사람을 모아야한다면 이 사람한테 같이 하자고 할 것인가?
2. 레퍼런스 체크를 누구한테 요청할 수 있을까?
이 두 가지이다.
첫 번째 기준은 그 사람의 능력 (업무 능력, 대인 관계 능력 등의 총합)에 대한 기준이라면, 두 번째 기준은 과연 이 회사에서 어떤 사람이 이직 후에도 인연을 이어나가야 되는 사람인가이다.
평생 직장은 없고, 업계는 좁다. 좋은 평판만큼 힘이 되는 것도 없고, 나쁜 평판만큼 내 발목을 잡는 것도 없을 것이다. 일로 얽힌 인연들이 어떤 기회를 물어다 줄지 모르는 게 이 세상의 이치다.
공식적인 레퍼런스 체크 외에도 캐쥬얼하게 물어보는 레퍼런스 체크도 있다. 여기에서 캐쥬얼한 레퍼런스 체크린 나의 코멘트가 그 사람의 입사 여부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혹시 ㅇㅇ 알아? 최근에 옆 팀에 들어온 사람인데, 들어보니까 그 사람도 너가 전에 다녔던 그 회사 다녔다고 하더라"라는 질문이 캐쥬얼한 레퍼런스 체크이다.
나에 대해 사람들이 어떤 평가를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당연히 있겠지만, 적어도 누군가 "유매니저라는 사람 어때? 같이 일해봤어?"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나쁘지 않아, 같이 일하기 괜찮아"라고 얘기했으면 좋겠다. 회사에서 민폐 끼치지 말고, 주어진 일을 잘 하고, 매너 있게 행동하면서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