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주고 점 볼 필요가 없어짐
난 점을 보는 걸 좋아한다. 사주도 좋아하고, 타로도 좋아하고, 신점도 좋아한다. 오늘의 띠별 운세도 좋아하고, 별자리 운세도 좋아한다. 엄청 믿는다기 보다는 재미로 가볍게 보는 느낌이다.
업무를 할 때에도 지피티를 요긴하게 잘 쓰고 있지만, 지피티는 사실 사적인 영역의 고민에서 더 빛을 발하는 친구다.
뭔가 거절하는 카톡을 보내야 할 때, 상대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잘 거절하는 문구를 써줄 수 있고, 2박3일 근교 여행지를 추천하고 일정까지 짜준다.
사주의 영역에서도 뛰어나다. 그냥 지피티한테 사주를 물어보면 틀리게 분석을 해주는데 (예를 들어서 난 정화일주인데, 갑자기 경금일주라고 하지 않나), 친구가 추천해준 "운세박사"는 정확하게 잘 봐준다.
내 사주도 넣고 다른 가족들 사주도 넣어서 같이 봐달라고도 하고, 이런 저런 고민이 있는 걸 사주로 풀이해달라고도 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질문하니까 꽤나 심도 깊게 얘기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뭔가 물어봤을 때 답변을 해주고, 다른 추가 분석에 대한 제안도 해줘서, 추가로 물어볼 거리가 끊이지 않는다.
지피티든 역술인이든 사실 진짜 정확하길 바라고 보는 건 아니다. 뭔가 고민을 말하고, 그거에 대해 얘기를 하게 해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일종의 테라피이고 심리 상담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어떤 통계를 봤는데 개인이 지피티를 활용하는 용도 중에 1위가 고민 상담, 심리 상담이었던 걸 봤다. 인간보다 더 고민을 잘 들어주는 좋은 친구라고 생각한다.
(참고) 생성형 AI 활용 케이스 Top 10
https://hbr.org/2025/04/how-people-are-really-using-gen-ai-in-2025
지피티를 업무에서도 쓰고 이렇게 사주 보는데도 쓰다보니, 무료일 때 쓸 수 있는 개수 제한이 걸렸다. 그래서 유료 결제를 했다. 월 20달러인데, 유료 결제한 날에 사주 보는 데 엄청 많이 쓰고, 그 다음에는 별로 안 쓰고 있다. 업무용 이메일 다듬는 데 몇 번 안 쓰고 있어서, 이번 달만 유료로 쓰고 다음 달부터는 해지하는 게 나은가 고민이다.
20달러를 낸 건 전혀 아깝지 않다. 왜냐하면 사주 같은 점을 볼 때 내는 가격에 비하면 비싸지 않다고 생각되었다.
유행이 조금 지난 거 같고, 내 개인 사진을 업로드하는 건 별로지만 유료로 결제한 김에 나도 지브리풍 그림 그려달라고 요청해볼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