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바로 설 때

동백이 필 때까지

by 한아르미

분갈이를 한 동백이 물고 있는 꽃봉오리들이

하나도 헛되이 떨어지지 않고

활짝 피어나길 바란다.


우리 집의 온도와 습도가

너와 잘 맞기를,

서로 무리하지 않기를.


식물을 키우며 알게 된 것들이 있다.

저마다 꽃이 피는 시기와 속도가 다르다는 것,

각자에게 맞는 자리가 있다는 것,

그리고

천천히 피는 꽃이 오래간다는 것.


서툴게 분갈이를 한 리톱스들도

무사히 자리 잡기를 바란다.

내가 초보인 걸 아는지

하루 종일 날이 흐렸다.


햇볕이 가장 잘 드는 자리에 두었는데

그곳은 자연스럽게 반그늘이 되었다.

그 또한 나쁘지 않다고

식물들이 먼저 알려주는 것 같았다.


일요일 아침, 떡만둣국을 끓여

늦은 아침을 먹고

늘어지게 낮잠을 잤다.

일어나 예약 도서를 찾아왔는데

제목이 조금 슬펐다.


오는 길에 커뮤니티 카페에 들러

샌드위치를 잔뜩 샀다.

아이들 먹으라고.


요즘 내가

너희들이 뭘 먹는지

신경을 덜 썼다는 생각이 들어

괜히 미안해졌다.


집에 와서

김치볶음밥을 넉넉히 만들어 냉동해 두고

고기를 구워 저녁을 먹였다.

그리고 재재 교복을 맞추러 갔다.


교복을 입은 모습이 예뻐서

그저 좋았다.

언제 이렇게 컸나,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핏이 참 예쁘다는 생각만 들었다.


직원분이

어쩜 이렇게 착하냐고 웃으며 말했다.

다른 아이들은 사춘기라

옷 두 번만 갈아입혀도 화를 낸다며.


나는 팬트리와 냉장고 앞에

포스트잇을 붙여두고도

체중이 늘었다.

금요일 저녁 한솥 지은 누룽지밥을

주말 내내 반찬과 함께 먹은 탓이라

스스로 변명해 보지만,

사실 하루 종일 잘 먹었다.


언제나 그렇듯

오늘부터 다시 빼기로 한다.

차전자피도 잘 챙겨 먹고.


그래도

주말 내내 만 보씩은 걸었으니

그건 잘했다고

나를 토닥인다.


빨리 주말이 오면 좋겠다.

그러고 나면

다음 주는 마지막 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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