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진흙 속의 진주다.
난 그다지 부유한 환경에서 자라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상하게 살면서 일이 잘 풀리지도 않았다.
왜 나는 이런 환경 속에 갇혀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지 한탄하고 좌절하고 있을 때가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그동안의 내 개념을 바꿔준 하나의 생각이 떠올랐다.
하늘에서 모두에게 이런 미션이 떨어졌다고 가정해보자. 지금부터 부산으로 가서 너만의 일을 찾아보라고 말이다. 그런데 출발하면서 보니 남들은 비행기 타고, KTX 타고, 버스 타고 가는데 나는 걸어가고 있는 기분을 느끼시고 계신 분들이 있으시지 않은가? 나도 그 당시에는 항상 그런 기분이었다.
홀로 멈춰 있는 것 같은 기분. 남들과 비교하니 너무 초라한 것 같은 기분 말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부산까지 걸어가도 10일에서 15일이면 도착한다.
여행하면서 가도 보름이면 간다는 것이다. 남들보다 늦게 간다는 사실에만 집중하니 실질적인 것은 놓치고 있었던 것이다.
남들은 부산에는 일찍 갔더라도 지나가는 경관을 대충 본 것에 불과 하지만, 걸어서 간 나는 각지의 문화양식도 음식도 경치도 사람도 만나고 부산에 간 것이라 생각해봤다. 비록 보름은 늦었을지 모르지만 도착하고 나면 아무래도 남들보다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고 할 일도 많지 않을까?
비록 나는 남들이 말하는 흙수저 일수는 있다.
하지만 내가 스스로 주저앉아 버리지 않는 이상 그네들과는 다른 내가 될 수 있다.
믿고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걸어가 본다면 진정한 나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