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nais Ku Jan 23. 2024

나는 친구가 없습니다.

아니 세계 각지에 친구가 있습니다.

나는 친구가 없습니다.

...




아니 어쩌면 세계 각지에 친구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친구가 많은가요? 항상 사람들에 둘러싸여서 외로움은커녕 사람들에게서 잠시 떨어져서 지내고

싶다고 생각하지는 않은가요?





저는 돌아보면 친구가 항상 있었지만 어느새 반백년 정도 살다 보니 주위에 친구가 없습니다. 흔히 말하는 

베프 베스트 프렌드라 할 수 있는 친구들은 고등학교 때 생긴 절친이라 말할 수 있고 사소한 일상까지 이야기할 수 있던 그녀들은 서울에 살고 혹은 지방에 근무하느라 저와 만나는 경우는 제가 서울에 가야 가능하고 그마저도 못 보는 경우도 있기에 그저 생일에 기프트콘 보내거나 아주 가끔 생사를 묻는 사이가 되어버린 거죠? 그마저도 뭔가 오래된 연인처럼 의무감에 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초등학교 친구들도 그 옛날 아이러브스쿨 등을 통해서 어떻게 사는지 정도는 알게 되었고 이제는 페이스북 등

통해서 여전히 연결되어는 있지만 앞으로 살면서 얼마나 볼 날이 있을런지? 중학교 친구들도 몇몇은 여전히 아주 가끔 연락하면서 주로 인스타그램 덧글 등으로 여전히 서로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아는 정도입니다.


대학교 친구들도 경조사 소식 전하느라 연락하고 연례행사로 볼까요? 그리고 사회에 나와서 예전 직장 동료들은 가끔 연락하고 지내는 이들이 있기는 하지만 언제 사라진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관계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또 어쩌다 연결된 남자사람 친구들 어쩌다 다 싱글이라 가끔 만나면 술 한잔 기울이고, 이런저런 연유로 알게 된 사진 영화 등의 지인들. 부산이라는 좁은 동네에서 연유한 관계들일 텐데 그나마 Facebook 통해 아는 일상이 거의 다 인 그런 관계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만난 적 없지만 연결되어 있다고 믿는 SNS 상의 사람들. 

제가 오래 한 것으로는 네이버 블로그의 이웃이 5,000여 명. 그리고 인스타그램 2500명. 페이스북 2500명 정도니까. 만 명 안 되는 분들과 연결은 되어 있지만 물론 실제로 만나기도 하고 앞으로도 인연을 이어갈 분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허수도 많기에 그렇다고 하면 정말 나의 친구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생각해 보면

나는 친구가 없다. 하는 것입니다.







우리 어머니나 동생의 경우를 봐도 친구와의 관계를 아주 소중하게 생각하고 때로는 가족보다 더 그 관계에

집중하기도 하는 걸 보면 나로서는 조금 이해가 되지 않기도 하고 나 역시 어쩜 사람과의 관계에서 에너지를 얻는 이이지만 많은 친구를 바라지도 않고 인생에서 몇몇 신실하고 따뜻한 관계의 사람들과의 소통만 잘 이뤄져도 반이상 성공이라 여기지만 실은 그게 참 어려운 것입니다.







나처럼 개인주의적이고 때로는 극도의 이기적인 경우가 허다한 사람은 더욱더 친구 관계를 유지하기란 참

쉽지가 않은 터라 그저 요즘은 덧글하나라도 따뜻하게 써야지. 

말 한마디라도 다정하게 건네야지 하는 정도가저에게 있어서 최선인 것입니다.









새해 첫날부터 라오스 여행으로 나와서 지금은 태국 방콕에 있습니다. 

일본 두달 살기 하기 전부터 한국 전화번호는 없는 상태로 몇개월 지내고 있고 다시 태국 와서도 아직 심카드 없이 지내고 있는 나는 외롭다는 생각을 문득 하지만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다는 생각이 쉬이 들지는 않고 역시나 아무 말이나 하고 싶은 상대가 없어도 그냥 하루하루 잘 지내자고 생각하며지내고 있습니다.그저 일상으로서의 여행에 집중하고 있기에 친구의 존재란 나에게 있어 어쩌면 이름뿐인 관계가 돼버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디를 가나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어찌어찌 여행을 계속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에게 친구란 나의 도시에서 파생된 오래된 관계에서 온 친구의 오래된 의미의 그것보다는 여행 

어디서고 마주할 수 있는 혹은 평생 만나지지 않았을지도 모를 누군가가 때로는 더 가깝게 여겨지는 친구로 여겨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이들과 인스타그램을 맞팔하고. 페이스북 친구가 되고. 왓츠앱을 연결하고.

서로의 동선을 파악하고 어딘가에서 또 만나기를 바라보는 그런 관계가 어쩌면 평생에 다시는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를 그런 사이일지 몰라도 여행의 일상에서 무엇보다 소중한 관계가 되고 또 언젠가 어디선가 만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뭔가 애틋합니다. 예를 들면 마을에서 스치듯 마주치고 그리고 저녁에 무엉 노이 Muang Ngoi 돌아가서 저녁 식사 후 잠시 만난 독일 남자의 경우 분명 호감을 가졌으나 연락처 조차 묻지 않고 서로의 방에 바래다주고 오랜 대화를 나눴지만 그와 만날 날이 앞으로 올까요? 그의 도시 Frankfurt에 간다해도 만날 수 있을까요? 아마도 어렵겠지요. 페이스북도 왓츠앱도 하지 않는 그의 family name 조차 모르니까요.





_ 사진은 라오스 여행 중 루앙프라방에서 3시간 떨어진 농키아우 파뎅 뷰포인트에서 만난 사람들

1 스페인 배우 2 영국 런던 거주 3 한국 여자 아나이스 4.5 러시아 커플 모스크바 커플 6 캐나다 혼여족




그런 관계의 누군가와 나중에 어딘가에서 우연히 만나진다면 얼마나 기쁠까? 혹은 그런 친구가 발전하여 

좋은 관계로 이어진다면 그보다 행복한 일이 있을까? 실제로 그런 사례가 이미 저에게는  있습니다.

지난 일본 한 달 살기 연재에도 밝혔듯이 그런 관계는 분명히 존재하고 있어서 내심 뿌듯하기도 합니다.


https://brunch.co.kr/@ana9/92


앞으로도 그런 소중한 인연이 만나지는 그런 여행이 되기를 조심스레 바라며 성급한 일반화와 단정 지어버린 제목에 대해 약간 후회하며 재빠르게 글울 마무리 합니다.


다음 글은 루앙프라방에서 만난 이와 그 도시에 흠뻑 취한 저의 이야기를 더 올려보겠습니다.

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라오스여행의 편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