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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ais Ku Sep 04. 2023

기타큐슈 다시 갈지도

후쿠오카 연애백서 2

기타큐슈에 이번에 처음 가게 되다.

수년 만에 찾은 후쿠오카는 마침

축제기간에 연휴. 수영의 날로 국제 수영

대회가 열리는 시기라 방값이 여느 때 보다 비싸서 유후인을 갈까 하다가 가보지 못한 기타큐슈로 눈길을 돌렸더니

새로운 문이 열렸다.


워낙에 일본 소도시를 좋아해서

기차 타고 가는 짧은 여행을 선호한다.


예전에 패스를 써서 나고야, 오사카, 나라, 교토 이런 식으로 이동한 적이 있는데

에키벤 먹으면서 가는 여행 참 좋아라 한다.


예를 들면 도쿄에서 덴샤 타고

가마쿠라 가기, 요코하마 가기

교토에서 더 시골 산에 가서 케이블카를

탄다던지. 낯설고 외딴곳의 신사 가기

후쿠오카에서 렌터카를 타고 구마모토

온천 마을 가기. 유후인 료칸 경험해 보기

_ 이런 게 예전에 해본 여행의 위한

여행 속 여행이었다면


이번에는 필요에 의한 숙박비 절약의 일환으로 선택한 기타큐슈가 신의 한 수였다.

후쿠오카도 여전히 나카스 강변을 거닐며 좋았지만, 뭔가 살짝 아쉬운 느낌이 드는 거다.  또 마침 갔던 때가 마츠리 덕분에 뭔가 들썩이는 공기가 내내 따라다녀서

뭔가 Calm down 시키고 싶은 기분이 들었는데 1시간 여 전차를 타고 달리는 기분이 아... 제대로 일본이군.

나 이런 거 좋아하지? 하는...








비행기보다 버스보다 좋아하는 교통수단 기차나 전차.

일본의 전차는 열차 느낌이 나서 좋다.

열차 오타쿠 까지는 아니지만 타고 있는

시간을 온전히 즐긴다. 이번에는 음악이

아닌 팟캐스트를 들으며 즐겁게 갔다.

그리고 열차 지연 사고가 있어서 사람 많은 편을 하나 보내고 앉아서 편하게 기타큐슈 까지 온전한 여행을 즐겼다.






사실 신칸센이면 15분인가 20분 만에 도착한다고 한다. 빠르게 가서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 게 아니니까. 그리고 여행할 때는 만원한 장도 소중하고 약간 천천히 가도 괜찮다.


다양한 덴샤 경험을 위하여 돌아갈 때는

급행으로 850엔이나 더 주고 타기도 했지만 굳이 그럴 필요 없다는 걸 확인했을 뿐이다.

물론 돈을 들이면 조금 더 쾌적하게 여행할 수 있지만. 큰 차이가 나지는 않았다.

땀냄새가 조금 더 났을까나? 의자가 조금 더 푹 꺼져서 어쩌면 더 편했는지도.







이동하는 날은 그저 한 곳에서 한 곳으로 이동하고 체크아웃하고 체크인하는 것으로 하루가 다 간다.


아주 착한 가격으로 미리 예약한 호텔은

고쿠라 역에서 아주 가까웠고.

내내 카레라이스를 먹을 수 있었는데

매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맛있었다.

도착해서 먹고 아침에

체크아웃하기 전에 또 먹은











기타큐슈에 가면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었는데. 그곳을 데려다준 현지 친구가 있었다.일명 밤의 드라이브. 바로 그건 모지코역


그냥 여긴 레트로 야. 하는 곳인데.

연관 검색어로 모지코 레트로로 뜰 정도이다.







일단 그 역이 그러하다. 오래된 느낌 그대로살려서 그게 간지인 곳인데.


밤에 현지 친구와 드라이브 갔을 땐 어둡고 전차를 타고 간 게 아니라 굳이 다시 들어가서 보질 않았는데. 오후에 본 그곳은 딱 내가 바라는 그림이었다.


그래도 현지 친구가 드라이브시켜 주는 건 역시나 기분이 좋다.

스타벅스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Y 군

성품도 착하고 이야기도 잘 통해서 한참을 조곤 조곤 이야기 나누고 산책을 했다.


부산에 와 본 적이 있고. 찜질방도 가봤다고 한다. 다음에 오면 내가 드라이브를 시켜주겠다고 했지만


그가 올지도 와서도 나에게 연락을 할지는 모르겠다. 나중에 그에게 추천받은 현지

카페에 갔는데 역시나 너무나 취향 저격.


취향을 알아본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나눌 친구를 여행 중에 만난다는 것.


그거면 다 되지 않았을까?


거기에 사랑과 연애까지 바란다면 그건

욕심일지도 모른다. 그저 원나잇스탠드나 그런 걸 한다면 아마 다시는 연락하게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번 만남이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지만

언제고 또 만날 수도 있는 거니까. 그리고

또 만나지 않아도 괜찮은 그런.

딱 그런 관계. ( 어쩌면 그저 그 순간 거기서 스친 사람일지 몰라도. )




그다음 날은 탄가 시장 근처

도미토리로 옮겼다.

레스토랑과 바를 같이 하는 곳이지만

두 곳에 손님은 없었고

호스텔 손님만 있는 곳이었다.

그럼에도 그곳에서 이런저런 친구들과

만나서 지금까지도 연결되어 있다.


한 명은 한국 파주에 사는 청년으로 모지코에서 만났는데 우연히 숙소가 같았고,

또 다른 둘은 일본 청년들 그리고 대만에서 온 그녀와는 다음날 후쿠오카에서도

저녁시간을 함께 보냈다.





여행지에서의 하루는 의외로 길어서 많은 걸 할 수 있다.

( 모지코에서 페리를 타고 시모노세키 가서 해산물을 점심으로 먹고 올 수도 있고

_ 이런 계획을 했지만 실상은 설렁설렁 모지코역을 어슬렁 거리다가 마땅한 맥주집을 못 찾아서

바다 앞 재즈 공연을 직관할 수 있었다. 좋아하는 기린이치방 그린 라벨을 마시면서...

부산에 살던 시모노세키에 사는 일본인 지인을 만나고 올 수도 있다. 그래서 그건 10월에 하기로. )








술도 한 잔 할 수 있고. 간단한 식사도 하고

다음날 커피도 한 잔 할 수 있고. 동네 산책도 할 수 있고. 자전거도 탈 수 있다.





그 모든 걸 함께 한 전우 같은 그들과의

딱 하룻밤. 여기에 다 쓸 수 없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숨겨져 있다.

그런 게 여행이지..


그런 여행을 좋아하지만 늘 그런 여행이

가능한 건 아니다.


아무리 사람 많은 게스트하우스 라 해도

마음이 열리지 않은 상태라면 군중 속에서도 더 고독할 뿐이다. 그저 장소가 달라졌다고 해도 마음이 열리지 않는다면

다가오는 이도 걷어찰 수 있고, 누군가에게 다가갈 마음도 생기지를 않는 것이다.


벌써 한 달도 전의 여행이 이리도 생생히

기억되는 건 그곳에서 만난 이들과의

소중한 여정들이 있었기에

이리 연애백서라는 거창한 제목을 써서

연작으로 쓰고 있는 건 아닐는지.


일본은 지역 방송국에서 혹은 그 지역을

위한 홍보 드라마도 많은데. 후쿠오카 연애백서는 시리즈도 많이 나왔지만 딱 한 편 정도 봤는데. 그저 그런 청춘의 사랑 이야기였다. 그래서 사람들이 더 찾는지도 모른다.




내가 만드는 영화나 드라마에는

나의 도시 부산을 배경으로 좋아하는

다른 도시와 콜라보해서 만들어도

재미날 거 같다.


부산에서 온 여자. 교토에서 온 남자

한일 커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그저 다른 지역성을 교차하면서

보여주면서 공간이동이나 타임슬립을 쓰면 재미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혹은 방 교환하는 그들 이라던지...


혼자서 chatGPT를 돌려보다가 나온

아이디어인데 어떻게 develop 될는지…


글쓰기가 더 쉬워진 세상에 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AI 가 써 준

이야기보다는 내가 경험한 이야기를

더 나누고 싶고 더 쓰고 싶다.


후쿠오카 연애백서는

이쯤에서 마무리하려 한다.


이번 편은 거의 기타큐슈에 대한

짝사랑 같은 나의 애정을 듬뿍 담아 썼지만. 이런 도시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당신에게 떠오른 도시는 어디인가요?

왜 그곳으로 가고 싶어요?

왜 그곳이 떠올랐나요?


예를 들어 부산에서도 각자 자기가 사는

동네에 대한 부심이 있는 사람들이 있는 거처럼.


누구나 품고 있는

가슴속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

그것을 기록하고 주변이들과 나누는 것.

그것이 참 좋다.


그대도 이야기를 들려주실래요?


기타큐슈 다시 갈지도

北九州にまた行くか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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