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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ais Ku Nov 17. 2023

드라이브 마이카 촬영지 히로시마여행

배우 니시지마 히데토시상을 찾아서 떠난 히로시마 로케현장

드라이브 마이 카를 극장에서 여러 번 보고 이태리 여행 가서도 현지 이태리 친구에게 소개해주고

할 정도로 좋아하는 팬입니다. 이번에 일본에서 지내게 되면서 후쿠오카에서 교토로 이동 중에 들르게

된 곳 히로시마!









전부터 히로시마 내 사랑이나 지난해 마리 앙바드 같은 영화 덕분에 오고 싶었던 곳이지만, 내내 기회가

닿지 않았다랄까? 아직도 직항이나 경유 노선에 따라서 동선이 정해지는 여행을 하고 있다 보니

일본이라면 교통비가 더욱 비싼 나라 중 하나라서 더 기회가 없었습니다.







이번에 맘먹고 후쿠오카에서 교토 갈 때 절대

신칸센이나 심야버스로 바로 가지 않고 꼭 들러야지

하고 일부러 찾아왔습니다. 그러고 보니 노면 전차나 원폭 관련된 곳 말고도 바로 제가 애정하는 영화

드라이브 마이카의 촬영지가 대부분 이곳에서 이뤄진 것입니다.


감독 하마구치 류스케는 처음에 나의 도시 부산에서 촬영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코비드 때문에 실행하지 못하고 일본 내에서 아마도 적극적인 공세를 한 히로시마영상위원회

덕분일까요?






영화의 주요 장면을 히로시마에서 촬영했습니다. 제가 그중 가장 궁금했던 곳은 극 중 주인공

니시지마 히데토시상이 히로시마에 온 뒤에 머물렀던 방이었는데 그 건 세토우치 해변이 보이는 곳이라고

설명만 나오고 어딘지는 정확히 몰랐는데 히로시마의 근교에 위치한 곳이었습니다.

물론 일정상 그곳까지 가지는 못했지만 나름의 궁금증이 해소되어서 좋았답니다.





그다음 궁금한 곳이 극 중 또 다른 남자 배우가 문제를 일으킨 후에 니시지마 히데토시상과 드라이버상이

찾은 곳인데, 그녀가 데려가 준 그곳도 분위기가 좋아서 궁금했는데.

우리말로 하면 쓰레기 소각장인데 히로시마 끝자락 공장 지대 저 끝에 있었습니다. 일본 초등학교에서도

견학 오는 곳으로 뭔가 비밀 기지 같기도 한 에코 단지였습니다.






아무도 없을 거 같고 A.I 가 지킬 것만 같은 쓰레기 소각장에 하루 반나절을 빼서 다녀왔습니다.

히로시마역에서 버스 타고 가도 되는데 심야버스로 교토로 가기까지 시간도 있었고 천천히 걸으면서 지난

여행을 돌아보고 싶어서 선택한 것이었는데 강을 따라서 걷는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중간에 마트에 들러서 회랑 도시락을 사 먹기도 하면서 갔답니다. 일반에게 오픈하지 않는 공간도 있지만

주변을 둘러보는 데는 따로 허가가 필요하지 않아서 편하게 둘러보고 왔습니다.






그리고 남자 배우 둘이 나오는 바 장면이 있는데 그곳은 가지 않았습니다. 제가 가려던 날이 쉬는 날이기도

했지만 구글 리뷰 만으로 충분했고 또 다른 장면이 그랜드 프린스 히로시마 호텔이라는 곳인데 APEC 국가

정상들도 왔던 유명한 호텔인데 그곳 역시 가지는 않았습니다.


그 외에 야외에서 연습하는 장면이 나오는 곳은 내내 가로질러 다니던 평화공원 어딘가에서 촬영했다고 하고

분위기 만으로도 느껴졌는데 정확히 여기쯤에 그들이 서있었겠구나 하는 지점까지 찾지는 않고 그저 같은

공간에 나도 왔구나. 하고 몇 년 전의 이곳에 와서 촬영에 임했을 그들을 상상했습니다.






그저 니시지마 히데토시상을 비롯한 배우들은 어디에서 머물렀을까? 궁금하기는 했지만

히로시마 영상위원회에 단지 그것만을 물으러 찾아가기도 민망하여 그러지는 않았습니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왜 히로시마를 선택했을까? 그전에 부산은 어떤 관점에서 선택한 것일까? 그것이

궁금했습니다. 저는 영화 일을 하면서도 로케이션 헌팅의 일에 매력을 느끼고 늘 보는 일상의 풍경도 전문

촬영 기사가 촬영하고 배우들이 등장하면 달라 보이는 이유가 늘 궁금했거든요.






나의 도시가 물론 매력적인 영화도시로 거듭나고 있다는 건 알지만 일본의 이제 거장 대열에 들어선 그에게도

그리 보였을까요? 언젠가 꼭 한 번 물어보고 싶습니다.


처음에 이 영화를 접했을 때의 질투를 기억합니다.


감독님에 대한 질투와 여배우에 대한 질투 ㅎㅎ 니시지마 히데토시상과 그렇게 가깝게 정다운 장면을 찍은

그 여배우가 부러워서 그리고 너무나 얄미운 연기를 잘하셔서 인스타를 팔로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라카미 하루키상의 원작을 이토록 멋지게 각색하여 영화로 내어 놓다니 그저 감탄뿐입니다.


드라이브 마이카 & 무라카미 하루키 원작 함께 보기 (brunch.co.kr)

_ 지난 번에 쓴 글도 함께 읽어봐주세요.

제가 이 영화에 대해 품은 애정을 알 수 있어요.





그러나 제가 여행 중 만난 일본인 7명 정도의 친구들 그 누구도 이 작품을 보지 않았습니다.

제목만 알거나 그 조차 응? 하는 반응에 더 놀랐습니다. 배우 정도는 알고 이 작품이 아카데미상을 받거나

깐느필름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다 하는 이런 뉴스는 그저 아는 사람만 아는 그들 세상의 이야기 일지도

모릅니다.


저에겐 너무나 의미 있던 드라이브 마이카 로케이션 찾기 히로시마 여행도 누군가에겐 그저 그런 스치는

이야기 일 수 있는 거처럼요.

재밌는 건 그 일본인들도 우리나라 택시운전사, 괴물, 기생충이나 부산행 같은 작품은 봤다는 겁니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는 관심 있어서 찾아보지만 자국 영화나 드라마는 잘 모르는 일본인 친구들

그냥 제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만은 아닐 거 같습니다.

일본의 영화사업은 사양길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위축되어 있는 게 사실이고,

늘 그렇듯 관심 있는 사람만 찾아보는 오락이 되어버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전히 일본 드라마나 영화가 좋아서 이곳까지 와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이기에

어쩌면 저라도 더 열심히 봐야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도 여행을 시작하고 아니 그전부터 영상물을

못 본 지 한참입니다. 뭔가 사진을 담고 걷고 자전거 타고 하느라 숙소에 돌아오면 씻고 저녁을 먹고

조금 있다가 잠들고 또 일어나서 씻고, 아침 식사를 하고 일정에 맞춰서 나가기를 반복하다 보니

천천히 일본드라마 혹은 일본영화를 보면서 저를 위로하는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





요즘 보고 있는 작품은 무엇인가요?

저는 한국에서 이미 뜬 무빙도 아직 다 못 봤습니다. 몇 에피 말고는 도저히 집중이 안되고 결말이 궁금한

이야기가 아니라서 그런 걸까요? 넷플릭스 접속해도 뭘 볼까? 하고 보다가도 일본에서 열면 아직 한국에

열리지 않은 일본 드라마가 몇 있기는 하던데 그다지 끌리지 않아서요. 물론 한글 자막도 없고요. ㅎㅎ


애플 TV 가입해서 아직 못 본 파친코를 애국 심정으로 일본에서 굳이 보는 것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하하하


여러분이 보고 계신 영화, 드라마 재밌는 게 있으면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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