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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앤롸이언 Nov 22. 2019

[아내그림] 그렇게 가족이 됐다

내 사랑 마루

지금보다 더 추운 계절 어느 날. 가족 모두가 같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하얀 고양이를 봤다는.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니 아내가 또 봤다며 이건 인연이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자기야, 오늘 진짜 추운데 고양이 괜찮을까? 사실 나도 며칠 전 보고선 날도 추운데 괜찮으려나 여간 신경이 쓰였다. 그래, 그럼 지금 나가서 고양이가 도망가지 않고, 우리에게 오면 가족이 될 인연이겠지 싶어 아내와 나갔다. 야옹아 부르며 동네를 한 바퀴쯤 돌았을 쯤 아내가 차 밑에서 웅크리고 있던 녀석을 찾았다. 캔 하나를 까서 밀어줬다. 조용히 다가와 먹던 녀석. 다 먹을 때까지 기다렸다. 물 마실래? 물도 먹은 녀석. 같이 갈래? 멀뚱하게 나를 보던 녀석. 땅을 두들기며 이리와, 이리와를 몇 번 해봤다. 잠시 침묵과 멈춤. 스르륵 걸어왔다. 놀라움과 반가움에 조심스럽게 안았더니 가만히 몸을 맡겼다. 연이구나. 그렇게 우리는 가족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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