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는 세상 착하고 귀엽고 예쁜 고양이에다가, 호두가 아플 때나 놀랄 때면 가장 먼저 달려가 걱정해주는 녀석이다. 그런데 가끔 아무 이유 없이 호두를 때린다. 가볍게 툭툭 칠 때도 있고, 아예 그림처럼 목 잡고 본격적으로 때리기도 한다. 뭐랄까, 진심을 담아서 때리는 건 아닌데 호두가 놀라니까 가만히 둘 수도 없고. 목을 잡아 들고 혼내면 흥흥 이런 느낌을 낸다. 혼났다고 삐져서 구석탱이 어딘가에 종일 숨어있다가, 슬그머니 옆에 와서 고롱대면 또 귀여운 건 엄청 귀여운데...아무래도 고양이가 아니라 여우를 한 마리 키우는 거 같다. 가만히 다 받아주는 호두가 세상 착한 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