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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100일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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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드리 Apr 09. 2019

고양이의 기침

달래가 아픈 것 같다. 고양이는 말을 못 하니 아픈 것 같다고 추정할 수밖에 없다.

달래와 함께 한 3년 정도의 시간 동안 한 번도 한 적 없던 기침을 어제 그리고 오늘 새벽에 연달아서 했다. 첫날에는 목에 뭐가 걸렸거나 먼지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이틀 연속 그러니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이 녀석은 누나 맘은 아는지 모르는지, 한참 기침을 하고 다시 뛰어다니고 그루밍을 한다. 병원에 가는 것은 고양이에게(적어도 달래에게는) 매우 스트레스받는 일이다. 케이지를 꺼내기만 해도 베란다 구석으로 숨어버리니 말이다. 그래서 웬만하면 병원 가는 건 피하려고 하지만, 이번은 그럴 수 없다. 이럴 때는 달래와 얘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디가 아픈지 얘기를 듣고, 병원에 왜 가야만 하는지 설명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수의사 선생님은 달래의 상태(체온, 숨소리, 목 상태)와 찍어둔 기침 영상을 보고 천식이 의심된다고 했다. 이틀분의 약을 받아왔고, 이틀 후에 다시 병원에 가야 한다. 마음이 안 좋다.

병원에 갔다가 집에 온 달래는 잔뜩 겁을 먹고 한참을 숨어있었다. 뭐가 문제일까. 달래야 누나가 미안해. 사랑해. 건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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