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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a Dec 10. 2016

농촌생활학교에서 보내는 딸의 편지

#인트로_엄마에게 편지를 쓰기까지...

나는 2016년 9월을 순창에서 시작했다.

전국귀농운동본부와 순창군이 주관하는 농촌생활학교에 10기로 등록했기 때문이다.

6주간의 합숙으로 이뤄지는 이 교육을 선택하게 된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 나는 12년의 서울 살이를 정리하며 새로운 터전을 찾고 있었고,

+ 나는 도시 생활 보단 시골 살이를 희망하고 있다는 나의 욕구를 발견했었고,

+ 나는 요즘 점차 늘어나는 청년들의 귀농을 (일자리나 도시화의) 대안처럼 다루는 분위기의 실체확인하고 싶었고,

무엇보다...

+ 과연 내가 얼마나 시골 살이에 적응하고 살아낼 수 있는지 궁금했다.


그렇지만 내가 6주간의 합숙 교육을 순창 받으러 가겠다고 엄마에게 알렸을 때, 엄마는 딸이 잠시 석사 공부를 하기 위해 서울을 떠난 줄 알았는데 서울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는 청천병력 같은 사실을 확인하게 되자, 나에게 질문을 쏟아 붓기 시작했다.


엄마 : 무슨 교육을 순창 촌 구석에서 6주간이나 받는 다는 거야?

나    : (귀농이라는 단어는 차마 먼저 꺼내지 못하고) 생태교육같은거라서... 좀 시골에서 해.

엄마 : 아니 그러니까, 니가 왜 시골에서 생태교육을 받겠다는 거냐고!?

나    : 그런 쪽에 관심이 많아졌어. 내가 공부했던 것도 다 그런 거랑 연관되~

엄마 : 뭐가 연관이 된다는거야! 너 취업 다시 안할거야?

나    : (백수로서 살아보는 삶, 한가지 직업이 아니라 여러가지 직업을 가지고 사는 방식 꽂혀 있지만) 취업 하긴 해야지... 근데 취업 하기 전에 이런 교육 좀 받고 그러고 좀 다른 일을 찾아 볼게.

엄마 : 너보고 대기업에 들어가라는 것도 아니고, 넌 이미 돈 되는 일 할 애는 아니라고 다 포기했다지만, 그래도 일은 계속해야지. 휴~

나    : (묵묵부답)


답답함과 미안함이 가득해졌지만,  백수인 나에겐 거금인 40만원이라는 교육비(39세 미만이라 20%를 할인받았지만)를 송금한 뒤였다. 뭔 돈까지 들여서 시골살이를 또 '교육' 받느냐고 하는 친구도 있었지만, 현재의 농촌 사회와 농촌 생활을 안내해줄 사람이 내 인맥 중엔 없었으므로... 이 욕망이 내게 적절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이 제공하는 '교육'에 의존하는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됐다 나의 농촌생활학교를.


그리고 배낭 하나 매고 집을 떠나 순창으로 향하는 버스에서 생각했다. '엄마에게 매일 편지를 쓰자. 엄마부터 이해할 수 있게 6주간 내가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편지를 띄우자.'


솔직히 지금의 내 마음을 주변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 주변 사람들 중에 엄마는 가장 어려운 대상이었다. 그래서 가장 어려운 대상부터 이해할 수 있게 내 배움과 생각을 나누다 보면 다른 사람들과는 좀 더 쉽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 릴레이 (인터넷) 편지를...




<엄마, 나 시골 살래요>, 이야기나무,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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