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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의 첫걸음

불확실한 순간, 용기의 첫걸음 : 모스크바의 신사에서 배운 교훈

by 구형라디오

에이모 토울스의 모스크바의 신사를 읽으며 주인공이 딸 소피아에게 건넨 말이 마음 깊이 와닿았다. 그는 딸인 소피아가 음악원 경연 대회에서 우승한 순간이 아니라, 경연을 앞두고 불확실한 미래를 마주하며 호텔 문을 나서던 그 순간을 가장 자랑스럽게 여겼다.


“중요한 건 우리가 환호를 받을지 아닐지의 여부가 불확실함에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지니고 있느냐, 하는 점이란다.”


라는 그의 말은, 결과보다 그 결과를 향해 내딛는 첫걸음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우리는 종종 결과에만 박수를 보낸다.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을 때, 대회에서 우승했을 때, 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을 때. 물론 이런 순간들은 축하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그 뒤에 숨겨진, 불확실함 속에서 한 발짝 내딛는 용기는 얼마나 자주 기억되는가?

부모로서 아이들의 성취를 자랑스러워하며 박수를 보내지만, 그들이 두려움과 망설임 속에서 도전의 첫걸음을 내디딜 때를 떠올리는 일은 드물다.

내 아이들이 무서운 놀이기구에 올라타기 위해 설득 끝에 롤러코스터에 앉는 순간, 처음 먹어보는 음식을 입에 넣으려 용기를 내는 눈을 감고 입을 여는 순간,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으로 가는 첫날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서는 순간, 낯선 교실에서 처음 보는 친구에게 “안녕!”이라고 외치는 순간.

이 모든 순간이야말로 내가 아이들을 가장 자랑스럽게 느껴야 할 때다.


그리고 이는 어른인 우리 자신에게도 적용된다. 성공 여부를 알 수 없는 사업기획서의 첫 장을 편집하는 순간, 새로운 부서로 이동해 처음 사무실 문을 열 때, 면접을 위해 면접실 문을 열고 들어가던 순간. 불확실함 속에서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한 발짝 내딛는 그 순간들이야말로 가장 빛나는 때다.

모스크바의 신사는 이렇게 말한다. 박수갈채는 결과에 대한 보상이지만, 진정한 자부심은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내딛는 용기에서 온다. 우리 모두에게,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 그 첫걸음을 자랑스럽게 기억하자. 그 순간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빛나는 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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