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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스 고딘의 '린치핀'이 가르쳐준 창조의 본질

나의 다채로운 프로젝트를 돌아보며

by 구형라디오

"나는 책을 100권 이상 만들어냈다. 모든 책이 잘 나가지는 않았지만 그 책들을 쓰지 않았다면 이 책을 쓸 기회도 없었다. 피카소는 1,000점 이상의 그림을 그렸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피카소의 그림을 세 점 이상 알고 있는 것이다." - 세스 고딘 <린치핀> 중 -


이 말은 창조의 과정에서 실패와 다작(多作)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성공적인 작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도가 뒤따라야 하며, 그 과정 자체가 창조자의 성장을 이끈다는 의미다.


이 구절을 읽으며 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창조하는 걸 즐기며, 그 결과물이 온전히 내 것이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또는 순차적으로 진행하다 보니, '하나에 집중하라'는 조언에 괴로워하기도 했다. 오늘은 이 고민을 논리적으로 풀어보며, 왜 다채로운 시도가 오히려 나의 창조성을 키우는 길인지 설명해 보겠다.

먼저, 나의 프로젝트들을 돌아보자.

참고로, 모든 아이디어는 내 삶의 필요에서 출발했다. 예를 들어, 영어 학습 앱은 자녀 교육을 위해 만들었고, 여행 해설 앱은 그 연장선상에서 기획했으나 실행되지 못했다. 미술 작품 감상 앱은 문화 체험을 더 깊게 하고 싶어서, 알약 관리 기기는 건강 관리를 효율화하기 위해 시도했다. 최근에는 노후를 설계하며 ETF 월배당 계산 웹페이지를 만들었고 목표 실행을 돕는 만다라트 웹페이지를 만들었고 지금은 병원비 영수증이 너무 많아 병원비 정리를 간편하게 해주는 웹페이지를 구상 중이다.


이 목록을 보면 표면적으로는 '산만해 보인다'라고 느껴질 수 있다. 실제로 주변에서 "하나에 집중하라"는 명언이나 글을 자주 접하며, 나 스스로도 "너무 여러 가지를 하고 있는 건 아닌가?"하고 자책할 때도 있다.

집중, 몰입, 단일 목표 추구 – 이는 성공의 공식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고민을 깊이 파고들어 보니, 그리고 린치핀에서 발견한 문장으로 내 접근 방식이 꼭 잘못된 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문제는 '집중'의 정의에 있다. 많은 사람이 집중을 '하나의 아이디어에만 매달리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한 번에 하나의 일에 전념하는 것'으로 생각해 보면 어떨까. 나는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멀티플레이하는 게 아니라, 순차적으로 하나씩 집중해 왔다. 즉, 멀티태스킹이다. 예를 들어, 영어 앱을 완성한 후 여행 앱으로 넘어가고, 그다음 미술 관련 앱으로 이어지는 식이다.


이는 피카소의 창작 과정과 유사하다. 피카소가 1,000점 이상의 그림을 그렸다고 해서 모든 작품을 동시에 작업한 건 아니다. 그는 한 작품에 몰입해 완성한 후 다음으로 넘어갔을 테고, 그 누적된 경험이 걸작을 탄생시켰다. 세스 고딘 역시 100권의 책을 순차적으로 썼기에 오늘의 성공이 가능했다. 만약 그들이 하나의 아이디어에만 고착됐다면, 우리는 그들의 대표작을 알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지인들이 "요즘은 무슨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라고 물을 때, 내 대답이 매번 달라지는 게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이 '변화'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각 프로젝트는 실패하더라도 배움을 주기 때문이다.


영어 앱은 프로그래밍, 기획 전반의 스킬을 키웠고, 실패한 여행 앱은 시장분석의 중요성을 깨달았으며, ETF 웹페이지는 금융 지식을 쌓게 해 줬다. 이처럼 다채로운 시도는 창조의 '근육'을 강화한다. 만약 하나에만 집중했다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실행할 용기나 기술이 부족했을 수 있다. 물론, 모든 프로젝트를 마무리 짓는 게 이상적이지만, 완벽하지 않은 시도조차도 다음 단계의 밑거름이 된다.

결론적으로, 나는 세스 고딘의 말처럼 창조는 양(量)에서 질(質)이 나온다고 해석할 것이다. 나의 다채로운 프로젝트는 산만함이 아니라, 지속적인 성장의 증거이지 않을까.


만약 당신도 여러 아이디어를 쫓는 데 고민 중이라면, 순차적 집중을 통해 한 걸음씩 나아가 보자. 결국, 1,000점의 그림 중 하나가 당신의 '걸작'이 될 테니까.


이 글을 쓰며 나 자신에게도 다짐한다.


더 많은 시도를 두려워하지 말자.

해보자.
아니면 말고.
또 하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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