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내가 브런치 작가 되었다.
다사다난했던 2023년을 보내며 연말 술자리에서 주변 영화 PD들에게 앞으로 2년간 한국에서 제작될 영화나 드라마는 없을 거라는 소식을 듣고 '나는 이제 뭐 먹고사나' 하는 막연한 마음에. 그래도 글쟁이가 글 못쓰면 술만 퍼먹을 것 같아서 술김에 브런치 사이트에 작가 신청을 했는데 덥석 되어버렸다.
왜 2년간 제작될 영화가 없냐고 물으신다면, 다음에 자세히 넋두리를 해보겠다.
안 그래도 힘든 세상 밝은 글을 쓰겠다는 브런지 제작진과의 약속과는 달리,
나는 첫 연재로 <하지 않을 맹세처럼 무의미한 것>으로 '닉값'을 해야겠다.
원래는 로맨스나 sf 등 다양한 장르의 플롯을 토대로 소설을 쓰려했지만
우선은 전공인 지랄 같은 우울증에 대해서 쓰고 싶었다. 작가 소개라고 할까.
쓰레기 왕관을 쓰고 위선자의 왕좌에 앉아있는 겁쟁이 되고 싶지 않았다.
이 글은... 10여 년간 나를 갉아먹었던 우울증에 대한
유서이자
일기이자
소설이자
수필이자
자아도취이자
악행의 자서전이 될 것 같다.
누가 자기 자서전에 침을 뱉고 싶겠냐마는. 최대한 나에게 거짓 없이 써보려 한다.
그냥 우울증 환자의 머릿속을 잠시 들여다본다고 생각하시면 편하실 것이다.
거짓도 아닌 게, 우울한 가슴과 술에 젖은 뇌가 쓰는 글이 맞다
이 글들이 우울증을 앓고 계신 분들께 공감이 되고
요즘 부쩍 삶이 힘드신 분들께는 이렇게 못나고 우울한 인간도 사는데 나라곤 못할 것 없지 라는 위안이 된다면 많이 감사드릴 것 같다.
죽음에 대한 이 유서이자 일기이자 소설이자 수필이자 자아도취이자 악행의 자서전이 어떠한 방향으로, 어떠한 구성으로 지어질지는 나도 모르겠다.
이 글에 나오는 '나'는 손목을 그을 것인가. 낙하산도 없이 창밖으로 뛰어내릴 것인가.
하지만 방심하지 마셔라. 상처 있는 자들은 살아남는 방법을 알고 있다.
제작사와 투자사의 화려한 로고가 그려진 오프닝이 끝나고 영화가 시작된다.
10분 늦은 관객이라도 영화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부터 이야기해보려 한다.
Ps) 조금이나마 친절하고 싶어서 부제목에 시간대는 설정했다.
아. 연재일을 설정했지만 글은 불특정다수에게 불특정 하게 발행될 것임을 미리 양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