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라이터 당신의 벗
당신이 누구든, 얼마나 못났든,
당신이 보여주고 싶어 하는 당신을 나는 사랑한다.
나는 당신이 들려주는 말들을 사랑한다.
그게 거짓투성이여도 상관없다.
당신이 보여주고 싶어 하는 당신을,
나는 당신이라고 부르려 한다.
당신이 들려주는 말들을
당신의 진심이라고 여기려 한다.
왜냐하면, 당신이 믿고 싶어 하는 것을
내가 함께 믿고 싶기 때문이다.
김소연, 시옷의 세계, 마음산책, 2012
안녕하세요,
너에게 건네는 뻔한 위로 편지를 보냈던 당신의 벗입니다.
매거진에 올려진 편지들은 마리몬드의 첫 커뮤니티 플랫폼, 마리레터를 통해 올라온 사연을 읽고 작성한 답장입니다.
사연의 주인공에게 보내는 편지이지만, 마리레터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도 공감과 위로가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사연의 내용을 제외한 저의 편지글만 따로 이 곳, 브런치에 올려왔습니다.
우연히 마리레터를 만나 마리라이터로 재능기부 활동을 하면서 공감과 위로를 전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제가 더 큰 공감과 위로를 받기도 했습니다.
익명의 공간인데도 진솔하게 이야기를 나누어 주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에게 이러한 소통의 공간이 필요했다는 걸 느껴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답니다.
언젠가 마리몬드 행사를 통해 마리센더(사연자)를 만나게 되었는데 마리레터를 통해 너무 많은 위로를 받으셨다며 눈물을 글썽이셔서 코끝이 찡했던 기억이 납니다.
서로 만난 적도 없고 서로에 대해 아는 것 하나 없지만, 오로지 글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다는 건 참 신기하면서도 멋진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매거진을 읽어주신 분들께 공감편지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숨 돌릴 수 있는 숨구멍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힘들 때는 한숨 쉬는 것조차 눈치가 보이니까요. 다른 사람에게도, 스스로에게도 말이에요.
마리레터 서비스 휴식과 함께 마리라이터의 활동도 휴식을 갖고 있습니다. 언제쯤 다시 공감편지를 쓸 수 있을지 확실치 않지만 다시 돌아오는 날, 이 매거진도 함께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저는 잠시 '마리라이터 당신의 벗'을 내려놓고 마음 한 구석에 담아두었던 저의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그 이야기 또한 함께 해주시길 바라며, 늘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