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SaaS 디자인, 새롭게 도전하려는 당신에게-1

B2B SaaS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말하는 진짜 이야기

by 안차

디자이너로 일한 지 10년 중, 4년 동안 B2B SaaS 분야 쪽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Product Designer)로 일 하면서 유독 자주 들었던 오해들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B2B SaaS 프로덕트 디자이너(Product Designer)로 일 하면

‘재미’ 없을 것 같아

‘주체적’으로 일 하기 어려울 것 같아

‘데이터 드리븐’하게 일하기 어려울 것 같아

‘성장/성과를 관리’ 하기 어려울 것 같아


저 또한 처음 SaaS PD로 일 하기 전까지 이런 오해가 있었어요. 대부분 프로덕트 디자이너들에게 B2B SaaS 분야는 많이 복잡하고 지루할 것 같다는 인상이 있었죠. 저 역시 이전 커리어까지는 오랫동안 B2C 서비스 분야만 고집했던 것처럼요. 이 글을 통해 많은 실력 있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들이 B2B SaaS 디자인에 대한 오해를 풀고, 이 분야가 얼마나 흥미롭고 도전적인지를 알아가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1. B2B SaaS 디자인, 얼마나 재미있을까?

사람마다 재미를 느끼는 요소는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SaaS 디자인이 재미없을 거라는 선입견을 가지는 이유도 다양하고요. 레몬베이스의 소개를 처음 봤을 때 ‘B2B, SaaS, HRD, 성과관리, HR 어드민’ 등등 바로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들이 많았어요. 온통 물음표 투성이었죠.


레몬베이스는 HR SaaS 중에서도 HRD, 즉 People Development 분야의 문제를 버티컬 하게 해결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성과관리, 몰입관리 활동들을 더 효율적으로 더 데이터 기반으로 할 수 있도록 돕는 제품이에요.


그중에서도 제가 속했던 웨이브 스쿼드는 ‘Engagement(몰입)’의 영역을 맡아 해결하고 있는데요. 이 영역은 기존 성과관리에서 더 확장된 분야로, 전사적으로도 처음 마주하는 시장이었죠. 몰입 영역은 처음이었던지라, 이 영역의 지식을 빠르게 쌓아 올려야 했어요. 고객과 만나 대화를 하는데,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해당 영역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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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쿼드에서 함께 한 몰입 (Engagement) 스터디


레몬베이스에서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분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데요. 데스크 리서치(논문, 책, 각종 자료, 강의 등) 뿐만 아니라, 고객 인터뷰 (인뎁스, 다이어리, 카드소팅, UT 등), 내외부 전문가 세션(팀 내 HR분야 전문가) 등 의지만 있다면 필요한 만큼 지식을 쌓을 수 있는 환경입니다. 전사적으로 높은 학구열의 분위기도 한몫하고요. 자연스레 도메인 지식과 고객, 시장에 대한 이해를 많이 쌓을 수 있었어요.


지난 3년 3개월을 돌아보면 이전 커리어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다양한 방법으로 꾸준히 학습하는 힘을 기를 수 있었어요.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 문제’를 다루는 영역이라, 학습의 난이도도 훨씬 높았고요, 매일 새로운 학습을 하면서 조금씩 더 성장해 있는 제 모습을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었어요. 이런 경험들은 저에게 큰 흥미, 재미를 선사하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쉬운 영역에서의 뻔한 문제 해결 경험은 성장폭 또한 그만큼 좁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성과/몰입관리 SaaS 분야의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하나씩 풀어갈 때의 성취감과 재미는 과거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크다고 느낍니다. 도전적인 상황에서 직접 부딪히고 배우면서 가파르게 성장하기를 즐겼던 제게는, 레몬베이스 조직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던 환경이었죠.



2. B2B SaaS에서 주체적으로 일할 수 있을까?
디자이너 채용을 할 때마다 자주 받는 질문 2가지가 있었어요.

1. 프로덕트 오너(PO)와의 R&R은 어떻게 나뉘어 있나요?
2. 프로덕트 디자이너(PD)가 주도적으로 일 할 수 있는 환경인가요?

기본적으로 PO가 비즈니스 단의 큰 의사결정을 합니다. 전사 비즈니스 전략과 전체 제품 차원의 로드맵에 따라 스쿼드의 OKR 방향성 및 큰 일감들을 정하죠. 그 이후 각 일감들의 임팩트와 난이도를 구분해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것부터, 문제 정의와 상세 기획, 정책 수립의 일은 PD가 함께 합니다. PD가 앞 단부터 기여할 수 있는 일이 많은 만큼 많은 시도와 배움이 있었어요.


1_EmTZueYQKvWmtV1gNWLlyw.png 1년 6개월 동안 200여 개 가까운 고객 인터뷰를 함께 진행했던

스쿼드의 PO와 PD인 저는 제품을 처음 출시하고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고객을 함께 만나고 문제를 정의했습니다. 이렇게 앞단에서부터 PO와 PD가 한 몸처럼 움직인 덕분에 문제 정의 이후인 경영진, 비즈팀, 엔지니어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을 설득하는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훨씬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는 걸 알게 됐죠.


그때 당시 PO와는 지금은 뉴럴 싱크로 연결되어 있다고 할 정도로 합이 잘 맞춰져 있는데요. 70번 이상의 고객 미팅을 함께 다니고, 서로의 일과 고민을 자주 공유하고 논의한 과정의 결실이라고 생각해요. 당연히 처음부터 합이 잘 맞지는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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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작성한 페이저 문서


하나의 예로, 저는 PO가 다 정해 오는 일감에 대해 흥미를 못 느끼는 사람이었는데요. 우리 스쿼드의 PO 경우 레몬베이스 합류 이전까지는 PO가 모든 것을 정해 가는 업무 방식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이었어요. 그로 인한 갈등이 있었지만, 페이저 작성 업무를 제가 위임받으면서 스쿼드 전체 속도와 퀄리티가 올라갔습니다. 저는 A-Z까지 제품 개발을 리드해 볼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었고요. 데니스의 수용적이고 열린 태도가 이걸 가능하게 했다고 생각해요.


이 외에도 스쿼드의 일 하는 방식, 스터디, 워크숍 등 상황에 따른 각종 제안을 자주 했고요. 덕분에 우리가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성과낼 수 있는 방식을 찾을 수 있었어요. 팀 빌딩 초기에 서로를 더 잘 알기 위해 노력했던 것, 일 하는 중간중간 피드백을 자주 주고받았던 것.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서로에 대한 믿음과 이전보다 더 나아지고자 하는 태도’인 것 같습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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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전 레몬베이스 팀에 재직 시 작성했던 글을 옮기면서 수정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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