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SaaS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말하는 진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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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B2B 서비스에 대해 Data-Driven(데이터 드리븐)으로 일 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어요. 여기서 ‘데이터’는 주로 ‘정량적’ 데이터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비즈니스 모델 특성에 맞게 주요 지표들을 정량적 뿐만 아니라 정성적 데이터도 확인해야 합니다. B2C에 비해 B2B 서비스는 정량적 데이터를 덜 본다거나, B2C 서비스도 정성적 데이터를 덜 본다는 접근은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웨이브 스쿼드는 각종 데이터를 확보하고 검증하며 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아래와 같이 정성적/정량적 데이터로 나누어 지표를 정의하고 기획부터 출시, 그 이후까지 제품 개발과 개선에 활용했습니다.
MVP 기획부터 70명이 넘는 다양한 고객군의 인터뷰를 진행
제품 출시 전 내외부적으로 사용성 테스트(Usability Testing)를 진행
출시 이후 주요 고객 대상 팔로업 인터뷰에서 제품 후기 NPS & 피드백 수취
MVP, 신규 기능 출시 전 사전 신청을 통한 시장 반응률 확인
출시 이후 Hotjar를 통한 행동 패턴 파악 후 개선 포인트 발견
출시 이후 Redash & Amplitude를 통해 지표를 주기적으로 추적하며 가설 검증
출시 전후로 데이터를 통해 검증 가능한 방법이 많다는 것을 이렇게 직접 부딪히며 알게 됐어요. 사실 과거에는 고객의 다양한 데이터를 보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의 가설이 맞았는지 제대로 알 수 없었어요. 그래서 고객에게 필요 없는 기능을 만든 적도 많았죠. 이런 실패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스쿼드원들 모두 정성&정량적 데이터를 통해 교차검증을 하며 제품을 개선해가고 있습니다.
분기 혹은 반기 리뷰 시즌이 되면 디자이너들은 늘 고민이 많아집니다. 디자이너는 어떤 것을 성과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내가 진행하고 있는 디자인 업무를 어떻게 정성&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을까? 같은 것이죠. 저 또한 그랬고요. 레몬베이스에서는 전사적으로 목표 관리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반기마다 측정 가능한 목표 설정부터 주기적인 목표 현황 체크인, 반기 말 회고를 통해 성과를 돌아봐요. 이 외에도 분기별 동료 리뷰와 1:1 미팅을 통해 수시 성과관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뒷받침되어있어요. 이런 활동들을 통해 쌓인 데이터를 활용해 주기적으로 저의 성과와 성장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레몬베이스 내부 리뷰에서는 동료 리뷰를 작성할 때 목표와 가설, 과정, 임팩트, 배운 점 총 4가지가 자세히 드러나도록 가이드합니다. 임팩트는 OKR 시즌에 따라 정량적 데이터를 바로 확인할 수 없는 경우, 정성적 데이터를 활용해 성과를 작성하고요. B2B 분야는 B2C와 비교해서 빠르게 정량적 데이터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정성적 데이터가 훨씬 중요할 때가 많아요. 이런 환경이 오히려 고객들을 직접 더 많이 만나고, 생생한 데이터를 쌓는 역량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됐어요.
만약 자신의 성과와 성장을 어떻게 표현할지 모르겠다면, 동료들의 피드백을 모으는 것을 추천해요. Jira, Notion, Slack 등 각종 업무 툴에서 받은 내용, 1:1 미팅 내용, 분기/반기 회고, 지난 리뷰 등등 다양하게 있을 거예요. 이렇게 모아진 피드백 데이터들을 활용하면 스스로 생각하지 못했던 성과, 성장 포인트를 캐치할 수 있을 거예요.
1년 반 전 신생 스쿼드로 출범한 웨이브 스쿼드는 다양하고 혁신적인 방법들을 시도했습니다. 이를 통해 압축적인 성과, 폭발적인 성장을 만들어냈죠. 팀이 성장한 만큼 자연스레 구성원이었던 제 자신도 많이 성장했는데요. 1년 반과 지금을 비교해 보면 특히 3가지 부분에서 많이 성장했다고 느낍니다.
1. [주도적 학습] 가파른 러닝 커브를 그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학습하는 힘을 길렀어요.
2. [고객 집착] 직접 발로 뛰며 고객 인터뷰를 다니고, PO와 함께 진짜 문제를 찾고 끈질기게 해결했습니다.
3. [함께 성장] 팀이 함께 몰입하고 성과내기 위해 효과적인 협업 방식을 제안하고 주도적으로 이끌었어요.
B2B SaaS 디자인은 단순히 기능을 구현하는 것을 넘어, 사람들의 삶과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키는 가치 있는 일이라 자부합니다. 아직 한국에서는 B2B SaaS 업이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 업계에 전문성을 쌓아가다 보면 분명 매력을 느끼며 전문성을 쌓아갈 수 있을 거예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며, 팀과 함께 성장하는 경험을 원한다면 B2B SaaS 디자인 분야에 도전해 보세요!
*이 글은 이전 레몬베이스 팀에 재직 시 작성했던 글을 옮기면서 수정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