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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차 Oct 23. 2024

신입부터 시니어까지 디자이너 단계별 성장 로드맵

10년차 프로덕트 디자이너이자 전하는 단계별 성장 로드맵

프롤로그

"전 20명 규모의 기획 회사의 대표입니다. 유경님은 초기 스타트업 디자이너로 시작해, 디자인 팀을 꾸려본 경험이 있는 리더입니다. 저희 팀에는 현재 신입 디자이너가 있는데요, 이 친구가 디자이너로서 성장하려면 어떤 단계를 거치며 트레이닝을 해야 하는지 단계별 가이드가 궁금합니다. 신입부터 경력 10년 차까지 연차별로 어떤 역량을 쌓아야 하는지 경험을 공유해 주세요."


10년 전 디자인에이전시에서 선배들은 많았지만 대부분의 프로젝트에서 혼자 일했을 때, 스타트업계에 들어왔을 때도 사수가 없어서 스스로 일을 찾아 나서고, 기회를 만들고,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했던 때가 떠오릅니다. 먼저 위 질문을 받았을 때 신입 디자이너분이 참 부러웠어요. 직접 경험해보기도 했고, 주변에 소규모 회사를 운영하는 대표님들을 만나왔지만 진심으로 '구성원의 성장과 교육'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는 리더들을 만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일수록 이미 어디에선가 성장해 온 완성형 인재를 데려옵니다. '성장과 교육'에 대한 고민을 할 여유도 없거니와 대부분 업계에서는 '원래 알아서 크는 거지 뭐. 우린 수평적 조직이니 각자 자리에서 알아서 잘합시다.'라는 기조가 깔려있기도 했고요. 이 말은 저를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성장하게끔 했지만, 때론 외롭게도 했습니다.


'함께의 성장 경험'에 대해 깊이 고민하기 시작하게 된 것도 그때부터였습니다. 덕분에 지난 7년간 채용/HR/HRD 영역의 스타트업들을 거치면서 '구성원 성장 경험과 조직 문화'에 진심이게 됐고, 팀 내외부로 '성장'이라는 주제의 커뮤니티를 정말 많이 참여하게 됐지요. 지금 시대의 성장은 단순히 각자 잘하는 것이 아닌, 함께 모여 서로 도와야지만 지속 가능하게 팀 모두가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본격적으로 기획 회사 대표님의 질문에 답하기 전에 '신입 디자이너'분에 대해 알고 싶어졌어요. 왜 디자인을 하게 됐는지, 어떤 회사들을 가길 희망했는지, 현재 기획 회사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어떻게 성장하고 싶은지 등 현재 상황을 알아야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아래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분이라면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 글이 도움 될 독자

디자이너로서 단계적으로 성장하려거나 혹은 성장을 시키고 싶은데 방법을 잘 모르겠는

사수가 없는 소규모 회사의 신입 및 주니어 디자이너

디자이너가 1~2명 밖에 없는 소규모 회사의 대표 혹은 디자인팀의 리더

사내 디자이너 역량 가이드를 마련해야 하는 HR 담당자




저는 어떤 디자이너로 일하는 걸까요?


1인 신입 디자이너의 상황

졸업하기 전 디자인 분야에서 뾰족한 직무를 정하지 못함

직무를 뾰족하게 정하지 못했으니 어떤 직무가 어떤 역할을 맡고 어떻게 일하는지 잘 모름

디자이너 사수 없이 혼자서 여러 브랜드의 디자인을 맡고 있음

본인이 어떤 직무의 디자이너로 성장하고 일해야 할지 아직 잘 모름


현재 신입 디자이너 분이 하고 있는 업무를 들어봤을 때 자신이 <어떤 직무의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지, 어떤 역할을 해내야 하는지 아직 선명하지 않아 보였어요. 물론 신입 시절에는 자신이 하는 역할/업무/일에 대한 정의가 아직은 흐릿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여러 다양한 업무를 해오면서 혼란스러웠던 순간들이 많았으니까요. 그래서 디자인이라는 큰 범주 안에서 세부적인 디자인 직무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을 드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결론적으로 신입 디자이너분이 생각한 <편집 디자이너> 직무보다는 더 큰 개념인 <브랜드 디자이너> 직무에 가깝게 일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기획 회사가 다루고 있는 여러 브랜드를 어떻게 하면 그 브랜드 다울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고 있고, 여러 고객의 경험 접점에서 여러 시각적 요소를 활용하며 일관된 무드를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게 <브랜드 경험 디자이너>가 하는 일이지 않을까 싶었지요. 신입 디자이너 분만의 무수한 고민과 결과물들은 <편집 디자이너>로만은 표현되지 않는 것들이 분명 있었어요. 그리고 커피챗에서 반복적으로 나왔던 단어는 '고객, 비즈니스, 브랜드, 가치'였습니다. 기획 회사의 브랜드 가치를 진심으로 이해하면서, 명확한 브랜드의 DNA를 만드는 <브랜드 디자이너>로 성장하려는 조짐이 보였죠.




직무의 성향을 파악하며 성장하는 과정

질문으로 돌아와 그냥 <디자이너>라고 불리는 직무에 해당하는 성장 가이드를 제시하기는 꽤나 광범위하고도 회사 상황에 따라 뾰족하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대표님에게 드리는 제안은 신입 디자이너 분을 <어떤 디자이너>로 호명하며 성장시켜 갈지 함께 정의하고, 그에 맞게 역량을 세팅하고 단계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을지 고민해주셨음 좋겠습니다. 오래전부터 해당 직무에서 요구하는 역할과 책임, 일하는 내용들이 어느 정도 규범화되어 있기 때문에 새롭게 창조할 필요는 없어요. 모든 직무가 마찬가지로 HR 시장에서 이미 통용되어 있는 직무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스스로 정의해놓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직무에 대한 성장 방향성과 목표도 뚜렷해지기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이때의 핵심은 신입 디자이너 분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결국 본인의 직무는 남이 정해주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를 잘 알고 정의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에요. 저에게도 다양한 디자인 직무 속에서 잘 맞지 않았던 <편집 디자이너> <마케팅&그래픽 디자이너>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과정을 거치고 나니 저에게 잘 맞는 직무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됐고, 결국 지금의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뾰족하게 호명하여 성장할 수 있게 됐지요. 이 과정을 거치지 않는 디자이너라면 계속 여러 직무 역할과 헷갈리면서 내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건지, 단계에 맞춰 잘 성장하고 있는지 판단하기가 매우 어려워집니다. 앞이 뿌연 상태로 방향성 없이 달리기만 한 제 경험들이 말해주고 있기도 하고요. 결국 어떤 디자이너로 어떻게 성장하는지 스스로 계속 생각하면서 일을 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은 성장의 깊이나 속도 측면에서 분명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7년 동안 채용/HR/HRD 서비스를 만드는 팀을 경험한 덕분에 초반 디자인팀을 빌딩 할 때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핵심 역량을 회사에 맞게 셋업하고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핵심 역량 역시 이미 업계 탑 회사들이 정의해 놓은 역량을 최대한 많이 참고한 것이 도움이 되기도 했고요. 다만 이 핵심 역량은 우리 회사 특수성에 맞게 다시 해체하고, 조립하는 시간이 꼭 필요합니다. 비록 제 직무가 <브랜드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프로덕트 디자이너> 중심으로 레벨별 역할과 책임 그리고 성장에 요구되는 역량들을 보신다면, 내가 세팅해야 할 직무에 맞춰 어떻게 역량을 세팅해 나갈 수 있을지 힌트를 얻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직무만 달라졌을 뿐 디자이너 역량을 만들고 운영하는 방식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프로덕트 디자이너 레벨별 성장 가이드

팀/비즈니스 특성상 필요한 핵심 역량만 추려서 재정의를 했고, 핵심 역량과 행동 가이드에 맞춰 피드백과 리뷰를 진행했습니다.

Customer Obsesstion : 고객 중심적 사고 (정성/정량적 데이터를 활용하는 역량)

UIUX Core : IA, 비주얼, 컬러&타이포그래피 시스템, UX 라이팅 등 기본적인 요소를 활용하여 디자인하는 역량

Problem Solving : 데이터와 디자인 요소를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

Collaboration : 팀 간 커뮤니케이션 스킬, 일의 프로세스/시스템화하는, 성장하려는 역량

*핵심 역량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 가이드는 회사마다 정의하는 내용이 달라집니다. 핵심 역량을 우리 회사에 맞게 추렸다면 핵심 역량을 1~5까지 단계별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도 구체화할 수 있어요.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핵심 역량 예시


L1 (신입)

이 단계에는 경험이 없으니 당연히 실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많이 보고, 사고하고, 쓰고, 학습하며, 만들어내고, 피드백을 받고,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단계적 성장을 해야 합니다.


성장 가이드

기본적인 디자인 기술에 필요한 툴은 빠르게 학습하여, 최대한 많은 프로토타입을 제작하면서 UIUX Core에 대한 감을 익힙니다. 이후 프로세스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심화하고 시니어 디자이너 혹은 리더의 많은 크리틱을 통해 역량을 계속 개발하는 데 집중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다양한 회의를 많이 참여해 보길 권장합니다. (비즈니스팀 회의, 고객 미팅, 개발 미팅 등) 회의에서 어떤 맥락에서 어떤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지, 어떻게 회의를 이끌어가야 하는지 등 회의 문화를 신입 때부터 경험한다면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 내외부적으로 학습이 이루어지면 회고, 좋은 케이스&좋지 않은 케이스 스터디, 일정한 디자인 패턴 발견한 것들 분석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학습한 것을 팀에 공유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자신이 지금 뭘 모르고, 부족한지 정확히 잘 알 수 있게 되기 때문이에요.


영향 범위와 태도

스스로에게만 한정 : 이 단계에서는 아직 팀 전체와 동료에 영향을 미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러니 현재 역량과 영향력에 대해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시고, 지속적으로 배우고 자신만의 기술을 개발하는 데에만 집중해 주세요.

작은 일과 기본기에 소홀히 하지 않습니다. (벤치마크, 프로토타입 작업, 파일/레이어 정리, 회의록 작성 등) 작은 것을 소홀해하고 큰 일에만 참여하고 싶어 하는 기본이 갖춰지지 않는 신입에게는 여러 기회는 오지 않더라고요. 지속 가능하게 성장하고 싶다면 오늘 주어진 작은 일부터 최선을 다해 제대로 해봅시다.

적시에 질문하고 중간중간 자주 공유해 주세요. 신입일수록 모르는 것 투성일 텐데요, 너무 겁먹지 말고 이해한 척하지 마시고 부디 꼭 질문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해 주세요. 또한 신입일 때는 완벽한 작업물을 한 번에 공유하려는 경향이 많습니다. 초반에는 내가 맡은 작업이 '개인 작업물'로 착각하기 쉬운데요, 회사에서는 무조건 공동의 작업물을 함께 진행하는 것입니다. 이 지점을 잊지 말고 내 동료와 리더 그리고 클라이언트를 위해 적시에 자주 공유해 주세요.

신입일 때를 생각해 보면 정말 모든 게 불안한 시기여서 스스로를 몰아치고, 다시 또 남들에게 나를 증명해 내기 급급했던 것 같습니다. 인정 욕구가 강한 터라 보여주기 식의 쓸데없는 일을 많이 하기도 했고요. 시간을 되돌린다면 일의 태도도 좋고, 일 잘하는 선배 근처에 딱 붙어서 기본기를 차근차근 쌓으면서 노하우를 다 배웠을 것 같아요. 정말 다시 찾아오지 않는 소중한 시기이니까요. 신입일 때 쌓아둔 기본 실력과 좋은 태도는 나중의 10년을 성장하게 만들어주는 초석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좋은 동료와 리더가 있는 곳으로 가서 배우세요. 가장 흡수력이 좋은 신입일 때 많은 영향을 받기에 좋은 동료 및 리더 곁에서 일을 배우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L2 (주니어)

디자인적 역량을 계속 성장시키면서 팀에 영향력을 끼치는 사례들이 점차 생겨납니다. 일정한 실력과 태도로 동료와 리더에게 신뢰를 받으며, 한 영역에 오너십을 맡기 시작하고요. 또한 타 직무/클라이언트/리더 등 다양한 곳과 긴밀하게 협업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요구되는 소프트 스킬도 점차 많아집니다.


성장 가이드

이제 다양한 프로토타입을 제작할 수 있는 속도가 생겼다면 A, B, C의 각기 다른 디자인을 전략적으로 제시하면서 명확히 장단점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해요. 때로는 비즈니스 상황에 맞게 특정 요구사항을 충족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비즈니스 요구사항에 맞춰 퀄리티&속도 다 밸런스 있게 챙겨가는 역량이 필요해집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빠른 시간 내에 여러 작업물을 도출해 내는 것에 더욱 익숙해져야 하고요. 또한 작업했던 디자인이 엎어지는 경우가 더 많아집니다. 이 시기에는 유연함과 대응력을 배우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디자인을 설계할 때 여러 상황의 케이스를 세심하게 고려하며, 반복된 패턴을 찾아 업무의 효율화를 시켜야 합니다. 점차 시스템적 사고를 할 수 있게 되는 거죠.

고객의 여러 데이터를 활용하여 고객 중심적으로 사고하고 아이디어를 발산하고 문제를 해결한 케이스가 나타납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나만의 문제 해결 접근 방식이 생깁니다.


영향 범위와 태도

팀에 영향 : 이제 어느 정도 적응하기 시작했으니 팀에 도움이 되는 여러 일에 참여하고, 임팩트를 낼 수 있는 기회가 생겨요. 이때 본인이 명확히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일을 맡았을 때 잘 해낼 수 있는지 정도를 알고 어필하면, 기회를 얻기가 수월해집니다.

팀 안에서 구체적인 디자인 피드백을 주고받는 게 좋습니다. 팀 안에서 받기 어렵다면 회사 밖 업계 사람들 혹은 고객에게 물어봐 나만의 성장 스토리를 쌓아가보세요. 계속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의미는 스스로 찾아야 합니다.

1~3년 차부터 뭔가 안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 쉬워지는 위험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초심으로 돌아가 일의 규모와 상관없이 몰입하며 최대한 많은 배움과 경험을 쌓으며 겸손해져 봅시다.

3년 차부터 가장 많이 배우기도 하고, 혼이 나기도 하고, 스스로 부끄러웠던 것도 많았던 시기가 생각이 납니다. 사춘기 마냥 일에 대한 권태가 한 번 찾아오는데, 그때만 생각하면 태도가 정말 구려서 왜 그랬을까 싶어요. 조금 보이기 시작하니까 그렇게 아는 척을 하며 뒤에서 남을 평가했었지요. 10년 차인 지금 그때의 저를 보면 꿀밤이라도 때리고 싶을 지경이에요. 감사하게도 뒤늦게 동료들에게 피드백을 받고 나서야 스스로를 제대로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돌이켜보면 근처에 피드백을 해줄 수 있는 동료 및 리더가 있다는 것은 정말 행운인 것 같아요. 이때의 경험으로 '초심과 겸손'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습니다.


L3 (시니어, 셀 단위의 초보 리더)

이때부터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다발적으로 저글링 하게 됩니다. 난이도가 급상승하는 시기이죠. L2과는 가장 다른 점은 요구하는 협업 기술이 극도로 높아진다는 점이에요. 팀에 신뢰를 받아 온전히 작은 규모의 팀을 맡아 리드할 수 있으며, 디자인뿐만 아니라 글쓰기/피티/쉐어링 등을 통해 타 팀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이끌어냅니다. 자신뿐만 아니라 디자인팀 내 구성원들에게도 자신의 노하우와 기술을 공유하면서 성장시킬 수 있게 되는 시기이기도 하고요.


성장 가이드

시각적 문제가 거의 없는 퀄리티 있는 설계를 위해 여전히 UIUX Core 및 핵심 역량 발전에 힘을 써야 합니다. (특히 최신 트렌드나 새롭게 바뀌는 기술력을 빠르게 습득하는 것을 미뤄선 안 돼요.)

본인이 맡아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비즈니스적 목적과 목표, 타깃 고객의 특징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팀에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최대한 다양한 데이터(정성/정량)를 활용하여 설득력을 높이고요.

제품의 디자인 원칙과 시스템을 설계하고, 팀 전체가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함께 돕습니다.

팀을 위해 1:1 혹은 회고를 통해 정기적으로 팀원들의 정성적인 멘털 관리와 소프트 스킬의 성장을 함께 돕습니다.


영향 범위와 태도

팀원과 타 팀에 영향 : 이제 더 이상 혼자만 생각하며 성장할 수 없게 됩니다. 시니어 레벨로 진입했고 작은 규모의 팀 리더가 됐다면 책임감을 가지고 팀 전체로 성장 범위를 확장하면서 영향을 끼쳐야 합니다. 나아가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이 타 팀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죠. 때에 맞는 말과 글 그리고 사려 깊은 커뮤니케이션 대한 고민도 이때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채용, 팀 비전 및 목표 설정, 일하는 프로세스와 문화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 팀원의 역량 설정 및 성장 방향성 제시 등 우리 팀에 필요한 모든 활동들을 하며 리더십을 발휘합니다.

지금은 L2에서 L3로 넘어온 저에게 이 성장 가이드에 빗대어 본다면 부족한 지점이 아직 참 많습니다. 하지만 이 역량 가이드가 저에게 길잡이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현재 제가 부족한 것이 무엇이고, 이미 잘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깨닫게 된 거죠. 덕분에 중장기적인 제 개인 목표도 생기게 됐고, 리더십에 대한 철학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L3부터는 하드 스킬을 넘어서 새로운 역할과 책임을 부여받기 때문에 초보 리더에게는 이러한 가이드가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L4 (팀 전체 리더)와 L5 (디자인 조직 전체 리더/CDO)  

조직 규모가 커지면 자연스레 디자인 조직도 커지게 됩니다. 디자인 조직이 커지는 경우 디자이너만 200명 가까이 있기도 하고요. 규모가 큰 회사에서는 L4부터는 리더십 역량으로 대체되면서 주로 <비전 제시/업무 지시/권한 위임/몰입 환경 조성/성과 관리 등>에 집중해서 역량을 개발합니다. 제 경험 상 아직 L4/L5에 해당하는 포지션을 맡지도 못했고, 역량 구체화를 해본 적이 없기에 이 내용은 추후에 따로 공부를 한 후에 작성해 볼게요.




에필로그

제 글은 그저 다양한 직무의 레벨별 역량 가이드를 작성하는데 도움될만한 하나의 도구일 뿐이에요. 모든 디자이너가 위 내용대로 반드시 동일한 속도와 방식대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리고 각 회사에서 말하는 직무의 역할과 책임도 다르고, 그에 따른 요구하는 역량도 달라지기도 합니다. 그러니 회사와 개인 상황에 맞춰 핵심 역량과 성장 가이드를 마련해보세요. 내부에서 합의된 최소한의 핵심 역량을 만들어놓는다면 그에 맞게 뾰족하게 인재를 채용할 수 있고, 구성원의 역량 레벨에 따라 온보딩 리뷰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수시로 피드백할 수 있고, 분기 혹은 반기별 리뷰를 그 기준에 맞춰 할 수 있고요. 결국 이 과정을 통해 서로 납득 기능한 보상 협의를 할 수 있게도 도움을 줄거에요.


작은 단계의 회사에서 직무 핵심 역량을 세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장기적으로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구성원이 성장해야 하기 때문에 늦지 않게 세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완벽하게 우리 팀에 딱 맞는 핵심 역량들을 만들려고 애쓰지 않으셔도 된다는 것이에요. 우리에겐 이미 굵직한 회사들이 세팅해 놓은 직무별 역량 가이드가 있지요. 그 틀에서 우리 회사에 맞게만 수정한 뒤에 운영을 해보시면서 디벨롭해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10년 동안 디자이너의 길을 걸어오면서 누군가가 저에게 단계별로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지 조금이라도 보여주고 알려줬다면 덜 헤매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에 글을 쓰게 됐습니다. 10년 전 사수 없이 걸어온 저에게 보내는 미래의 편지이기도 하고요. 단계별 역량 가이드를 보고 주눅이 들거나 완벽하게 따라가야겠다는 불편한 마음을 가지기보다는, 앞으로 우리가 어느 위치에 있고 어떻게 단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 '미리 길을 살펴본다는 마음'으로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저 또한 부족한 것과 배워야 할 것이 한참 남았으니 함께 성장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쓰게 만들어준 디자이너의 성장을 생각하는 '기획 회사인 트루스 그룹 대표 소정님'과 성장해 나갈 준비가 되어있는 '신입 디자이너 수정님'에게 감사함을 표합니다. 같이 일해보진 않았지만 좋은 질문을 의뢰해 준 덕분에 저의 10년 과정이 글로써 서로 연결될 수 있었어요. 이런 연결이 참 반갑습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들에게 하나 부탁드릴 게 있어요. 저에게 어떤 스토리를 듣고 싶을까요? 더 궁금한 질문이 있다면 언제든 댓글이나 연락 주세요. 또 연결되기 위해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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