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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chovy Oct 08. 2019

81. 직전 보충 시간 좀 방해하지 말아요.

내일이 물리 시험인 고 2 녀석.

시험기간에는 오후 1시부터도 수업이 가능하니 1시에 직보(직전 보충수업) 하자고 했더니 국어학원에 가야 한단다.


“너 내일 국어 아니잖아?”


혹시 내가 잘못 알았나 해서 물어보니 내일은 물리랑 기하 시험이란다. 근데 왜 국어학원은 가니?라고 물으니 낼모레 국어 시험이지만 제대로 마무리가 안 됐으니 와서 2시간 수업 듣고 가라고 했다는. ㅜㅜ


뭐 이해는 된다. 국어를 워낙 못 하는 녀석이고 국어 학원을 옮긴 지 한 달도 안 됐으니 선생님 입장에선 걱정되실 거다. 그런데 학원 선생끼리도 상도덕이라는 게 있다. 다른 과목 시험 전 날은 안 부르는 게 예의라는 거지. 근데 알면서 국어 수업을 불러? 가뜩이나 시험 기간에 예민해지는 나에게 짜증 나는 일이었다.


이 녀석, 눈치는 더럽게 없어서 이렇게 국어 수업이 있으니 밤에 수업을 해달라는 거다. 그럼 내 다른 수업은 어쩌고? 시험 아닌 다른 애들 수업 시간을 다른 시간으로 옮기던지 아니면 진짜 밤늦게 해줘야 하는 거다. 완전 나만 죽어나는 거지. 이런 얘기를 꺼내는 학생 녀석도 이기적이지만 국어 시험 전 날도 아닌 날, 그것도 이과생인 이 녀석의 물리 시험 전 날 국어 보충이라니. 완전 개지랄을 떨어주며 화를 내고 싶었으나 그래... 내가 화내면 뭐하나 싶어 조용하고 차분히 얘기했다.


그래, 저녁에 하자. 그 대신 추가로 더 봐주는 건 없어. (보통 시험 전 날은 정해진 시간보다 더 수업해주는데 안 해주겠다는 말이다.)


이 녀석.

대답을 못한다. 내가 그럴 줄 몰랐다는 거지. 근데 이렇게 확실하게 하지 않으면 이런 일은 다시 반복이다. 가뜩이나 평소 영, 수에 밀려 무시되는 과학 아닌가? 이렇게 기준을 잡아둬야 다음부터는 내 수업이 방해받지 않게 된다.


선생님 여러분! 우리 상생하고 사는 것 아닌가요? 다른 학원, 다른 선생 입장도 생각해 주세요. 자기 과목이 소중하다고 다른 과목 무시하는 거 아니잖아요?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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