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시간도 없고, 수업 내내 떠들어야 하니...
학원 강사로 일하며 가장 많이 사 먹었던 약이 있다면 바로 소화제가 아닐까 생각된다. 학원 출근은 2시 정도인데 딱히 밥을 먹을 시간이 없기 때문에 10분 정도 되는 수업 중 쉬는 시간에 입에 쓸어담듯 먹다 보면 점점 위 기능이 망가지는 것 같다. 한 번은 위가 움직이지 않아 숨이 쉬어지지 않는 끔찍한 경험도 했는데 학원 바로 앞에 있는 소아과에서 근육이완제를 맞고 나서야 괜찮아진 적이 있을 정도다.
이 힘든 상황을 다들 어떻게 버틸까 주변 선생님들을 살펴보면 경중의 차이는 있겠지만 소화불량, 위염뿐만 아니라 늦은 퇴근으로 야식을 먹고 바로 자서 생기는 역류성 식도염도 비일비재하다. 나의 경우는 치아배열도 고르지 않아 잘 씹지 않았서인지 매일 체한 기운이 있었고 비타민을 챙겨먹듯 상비약으로 가스활명수와 환으로 된소화제를 늘 가지고 다녔다.
이것뿐만 아니라 목 상태도 점점 안 좋아지는데 마이크로 수업을 하더라도 여러 시간 떠들다 보면 목에서 피맛이 나는 느낌이다. 감기가 오면 어김없이 기관지부터 부어오르고 귀까지 아파오면 너무 괴로워서 찔금 눈물까지 난다. 4-5시간 이상 매일매일 그냥 말하는 것도 아니고 수업을 하기 위해 힘을 주어 얘기하다 보면 목이 온전한 건 비정상겠지.
거기다 오래 서 있으려면 다리도 붓는데 슬리퍼로 갈아 신기는 하지만 그마저도 완전무결한 편안함을 주는 건 아니니 수업을 마치고 나면 퉁퉁 부은 다리를 구경하게 된다.
어느 직업인들 편한 일이 있겠냐마는 내가 하는 이 일에 대해 오해하는 분이 있을 수 있기에 설명드리는 것이다. 우리는 매 수업 시간이 중요하고 학생들에게 최고의 실력을 보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가장 냉정한 평가자가 늘 수업시간 내내 나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발 밑에서 열심히 헤엄치고 있는 백조처럼 노력해야만 끝까지 버틸 수 있다.
그런 나는 사교육 현장에서 일하는 선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