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료 줄 돈은 없다면서 갤러리아는 왜 가는 거지.
100대 기업으로 알려진 회사에 사외이사를 맡고 계신 할아버지를 둔 학생 하나가 있었다. 카레로 아주 유명한 회사고 회사 오너의 인성이 최고라고 알려진 그 기업. 물론 이 회사 오너하고는 관계는 없고 그 회사 집안 사람일 뿐이다. 그 회사는 절대 욕하고 싶지 않다.
내가 가르쳤던 이 녀석은 독특하고 개성 강한 학생이었는데 정형화된 틀에 가두기에는 타고난 자질이 아까운 영재형이었다. 학원에 근무할 때부터 가르쳤던 아이고 학원을 그만두고도 어머님과 학생의 요청으로 오랫동안 가르친 학생이라 참 예뻐했던 것 같다. 하지만 5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하게도 돈 앞에서 와르르 무너진 관계가 되어버렸다.
사실 이 어머님은 학원에 아이를 보내면서도 단 한 번도 교육비를 제 때 주신 적은 없었다. 원장이 그 어머님을 흉볼 때도 그냥 흘려듣곤 했는데 개인적으로 수업을 시작하면서도 단 한 번도 선불로 교육비를 주신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수업을 했던 이유는 학생의 영특함이 예뻤고 발전하는 모습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것 같은 뿌듯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내 생각은 나만의 착각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어머님은 영재고나 과학고 진학을 염두에 두고 계셨는데 각종 과학 관련 대회에 내 손을 빌리려고 하셨다. 그것도 공짜로! 수업 이외에 추가적인 스펙관리에 경우 비용 청구가 되는데 우리 사이에 그 정도의 사정은 봐달라는 거다.
우리 사이가 뭔데? 호구와 학부모? 아님 덜떨어진 여자와 얌체녀?
시간이 지나고 아무리 여러 개 상을 타도 고맙다는 인사말 하나 없이 늘 호구로 생각하는 듯했다. 수업료도 점점 밀려 15회 수업을 진행했지만 집을 비우거나 문자, 전화를 씹으면서 돈을 주지 않았다. 결국 기다리다 지친 내가 밀린 교육비를 이체해주지 않으면 더 이상 수업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를 했다. 물론 무응답이었다. 그런데 딱 한 달 후, 영재고 자소서를 써야 한다며 연락이 왔다. 그렇지 호구가 또 필요했겠지.
"밀린 수업료 보내주시고 자소서 작성 비용 먼저 주시면 가겠습니다."
어찌 됐냐고. 그 어머님은 다시 연락하지 않았다. 물론 교육비도 떼어먹었고. 매일 브런치는 먹으러 백화점에 가지만 나 줄 돈은 없는 분이니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