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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시간까지 수업이 있을 때면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탄다. 보통 새벽 1시 정도만 해도 우리 집으로 가는 버스가 있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집으로 오지만 학원 수업이 아닌 개인수업을 하다가 새벽 1시를 넘기게 되면 학부모님들이 택시비를 챙겨주시기 때문이다. 최소한 교통비의 부담이 없으니 평소보다 편안하게 집으로 오게 된다.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는 길, 택시 기사님들은 내 직업을 궁금해한다. 이 늦은 시간에 집에 간다는데 술을 마신 기색도 없고 옷차림도 수수하니 무슨 일을 하는 여자일까 궁금하신 듯하다.(가끔 버스에서 내릴 때도 기사 아저씨가 물어보시기도 한다. 내일 출근 어떻게 하려고 이렇게 늦게 퇴근하냐고 ^^) 그리고 내 직업을 얘기하면 거의 대부분 한 달에 얼마나 버는지를 물어본다. 수천만 원을 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맞냐며 호기심 어린 눈빛과 기대에 가득 찬 목소리로 흘끔 쳐다보신다.
한 달 수천만 원 번다는 선생을 청담동에서 태웠는데 나이가 30도 안 된 분이었다며 선생님도 그러시죠, 하고 물으신다. (직업을 얘기하면 어딜 가나 호칭이 바뀐다. 택시, 치과, 미용실에서도. ㅎ) 그럼 나는 얘기한다. 그분이 짱짱짱 능력자신 거지 나는 그 정도에 미치지 못하는 이류라고 말이다.
강사의 몸 값은 뭐에 의해 결정되는 걸까?
사실 딱 하나로만 말할 수는 없다. 분명 좋은 학벌을 지녔다면 강사로 시작하기에 유리했을 것이다. 호감 가는 외모를 지녔다면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기도 쉽겠지.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실력이다. 외적인 가치로 평가되는 학벌과 외모가 아닌 본인이 가진 끈기와 노력이 만드는 실력. 그게 있어야만 끝까지 살아남는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나도 미완성의 선생인지라 노력과 끈기가 부족해서 많이 실수하고 자주 좌절한다. 때론 나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기보다는 남을 탓하고 미워하기도 하고 꼭 복수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운다. (지금 이 순간도 꼭 성공해서 내 잘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사람이 몇 명 있다.)
내 몸 값은 처음 학원 강사를 시작한 시점부터 내가 만들어왔다.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 내 가치를 만들어왔으니 남에게 평가되는 내 값어치는 결국 내가 이룩한 내 역사겠지. 지금은 처음 가졌던 성공과 명예의 타이틀에 대한 간절한 소망은 없지만 딱 하나 이루고 싶은 건 먼 훗날 슬며시 기억나고 추억될 좋은 인간이길 바라는 것이다. 실력도 좋았지만 참 인간적으로도 매력 있었지. 하는 그런 평가.
이것 또한 내가 만들어야 할 내 몫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