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1학기 기말고사 후, 고3은 학원을 그만둡니다.

by anchovy


고3을 가르치는 학원 강사 중 이맘때 즈음이면 근심거리가 생기게 분들이 계실 거다.


1학기 기말 끝나면 애들이 학원을 그만둘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하지? 나 밥 굶는 거 아냐?


1학기 기말이 끝나면 수시를 준비하는 애들로 인해 학원 인원도 대폭 줄어들고 학교에서도 자소서를 쓰거나 자는 애들이 많아진다. 학교 선생님들이야 몇 명이 내 수업을 듣든 매 달 버는 돈이 똑같으시겠지만 비율제로 일하는 강사라면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수시의 비율이 높다 보니 2학기는 그냥 버리는 학기처럼 변해버린 거다.


물론 애들에게 최저 맞추려면 공부하자, 면접 보려면 학과 공부하는 게 훨씬 수월하다, 정시 볼지도 모르는데 이러지 말자... 어르고 달래 보지만 들뜬 엉덩이들을 어찌 의자에 붙여두겠는가? 귓등으로도 안 듣고 그냥 지 맘대로 수시 준비를 한답시고 놀고 있다. 아니 수시를 볼 거면 자소서를 써보던지 아니면 면접에 필요한 책이라도 읽던지 해야지 자소서 쓴다고 노트북만 켜 두고 별다방 커피만 쪽쪽 빨면서 글 한 줄 못 쓰고 노는 꼴이란.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다.


아이들은 뭐 생각이 없다 치고 학부모님들도 시야가 좁아서는 수시 갈 우리 애는 학원 안 다녀도 된다는데 몰라도 너무 모르는 분이 많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닌데, 수시 6개 다 떨어지고 수능까지 망치면 빼도 박도 못하고 재수생인데, 좋은 재수학원은 수능 성적표 보고 입학하는 거 모르시나? 평소 참 현명하고 센스 있다고 생각했던 분들도 허둥지둥 버벅거리고 귀가 얇아져서는 이 얘기 저 얘기에 흔들리기나 하니... 나도 매 년 이때 즈음이 스트레스가 제일 심한 시기이다.


다행히 이번 해에는 전적으로 믿어주시는 분들을 만나 수월하게 입시를 치를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고생은 고생. 오늘부터 학교 선정과 전공 선택, 그에 맞는 자소서와 면접 준비 시작이다. 당분간은 고 카페인을 수혈해 가며 버텨야겠지?


고3들아! 제발 공부 좀 해. 대학이 너희들을 그냥 받아주는 게 아니에요.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보면 뭐 상식이 늘어나니? 차라리 신문을 읽어. 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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