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 설계자

by Ancient GPS

# 들어가는 글/ Ancient GPS


0-2. 문명 설계자


유럽의 역사에서 지식과 교육은 기독교 중심으로 통제되어 왔다. 12세기 이후 대학이 만들어지면서 지식이 통제에서 벗어나기 시작하고 활판 인쇄가 상업 출판으로 자리 잡기 시작하자, 마녀사냥과 종교 재판이 기승을 부렸다. 코페르니쿠스는 1543년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돈다는 사실을 발표할 때, 교황권의 검열을 피하기 위해 이 이론이 주기 계산에 이용되는 가설이란 전제로 출판해야 했다. 그리고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은 1616년 금지되었다. 1633년 갈릴레이는 70세에 지동설을 가르친 혐의로 종교재판을 받았고, 재판소 앞에서 공개 취소 문구를 낭독하고 서명했다. 영국에서는 1542 예언 금지법 계열의 법을 강화했고, 천문에 관련한 지식 출판을 통제하였다. 16 세기 내내 스페인 왕권은 ‘좌표. 항해’에 관한 핵심 기술을 국가 기밀로 다루었다. 본문에 들어가기에 앞서 바티칸과 유럽의 몇몇 왕실이 천문, 좌표에 관한 지식에 예민하게 대응했고, 통제하려 했다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로마의 역사가 시작되기 이전부터 바티칸 언덕은 기축 좌표로 설계되었다. 로마는 이 좌표를 기반으로 도시를 건축했고, 세계의 좌표 선을 집결시켰다. 그리고 바티칸 교황청은 이 역사를 이어 나갔다. 성당 건축에 좌표 기술을 사용했고, 세계의 축을 끌고 와 바티칸 광장에 고정시켰다. 뿐만 아니라, 일부 유럽 왕실과 바티칸은 좌표가 묶여 있는 성지를 수복하기 위해 십자군 전쟁을 일으켰고, 고대 좌표 기술과 항해 라인을 사용해 대서양을 건너기 시작했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항해 라인은 고대 대서양 항해 좌표를 그대로 따른 것이다. 이들은 20세기말까지도 이 좌표의 상징성을 지켜왔다. 현대적인 좌표 기술을 확보한 시점에도 이들은 정통성을 상징하는 이 관습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 천 년 전부터 설계된 천문 기술과 좌표 기술을 독점하고 함구하고 있었던 집단은 이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바티칸은 알려진 것처럼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돈다는 사실이 성경에 위배되기 때문에 금지했던 것이 아니다. 이들은 이미 문명 설계자들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천년이 넘도록 고대 좌표 기술을 연구하고 사용해 왔다. 어쩌면 이들은 자신 들이 종교 교리에 빠져서 지식을 인정할 수 없는 무지한 집단으로 보이는 것보다 자신 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더 두려워했는지 모른다. 이들은 고대 천문학이 이미 은하의 구조를 이해했고, 이 구조를 기반으로 시공간 원리를 이론화했다는 사실을 함구한다. 비단 바티칸만이 아니다. 영국, 스페인, 프랑스, 오스트리아, 태국, 일본의 왕실과 세계 주요 종교의 위정자 들은 좌표 체계의 상징성에 강한 집착을 갖고 있었다. 이들은 절기선으로 설계된 좌표 선에 묘지를 정하거나, 이 묘지의 건축 축선이 특정한 상징을 갖는 기축 좌표 선에 정렬하도록 설계한다. 지난 수 천 년간 여러 종교와 국가의 권력자 들은 인류의 문명을 건설한 지식과 기술을 유산으로 이어받았고, 사후 세계에도 그들을 인도해 주기를 염원했지만, 역사의 뿌리에 대해서는 모두 함구했다. 쿠마라지바가 불교의 교리 안에 숨겨 기록을 남긴 이유는 바로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진리란 “빛이 있으라 하니 빛이 있었고, 땅이 있으라 하니 땅이 있었다”하는 믿음이 아니다. 진리는 어떤 시간의 흐름도 공간의 질서도 깰 수 없는 원리 그 자체로 설계된 지식이다. 인류의 문명을 일으킨 집단은 이 진리를 세웠다. 이들은 공간의 구조와 질서를 이론화 함으로써 인류 의식의 근본 구조를 구축했다. 나는 이 집단을 ‘문명 설계자’라고 부른다.


우리가 줄곧 역사라고 믿는 이야기들의 서사는 힘(권력)의 이동과 조직으로 구조가 구축된다. 권능에 의해 하늘과 땅이 열리고, 신이 번개와 구름을 몰고 오고, 거인이 산을 세우고, 곰이 인간이 되는 기묘한 이야기 들은 힘이 발생하는 공간으로 에너지와 물질이 응집하고 질서가 세워지는 상징을 다룬다. 다양한 신화적 상징이 허구적인 텍스트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단지 비이성적 문명의 산물로 인식한다면 상징을 매개로 흡수되는 신호 체계의 구조를 이해하기 어렵다. 이러한 서사의 구조가 구축되는 목적과, 공동체의 의식에 흡수되는 과정은 신화적 상징이 의식에 침투하는 원리를 설명한다. 생태계 순환 질서에 상징을 부여하고, 생태계 구조와 상징적 서사를 하나로 결합하는 행위는 의식에 깊이 침투할 수 있는 강력한 신호를 구축하고 있다. 신화적 서사 구조는 이 지점에서 발원하며, 신앙이란 의식도 이 지점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간혹, 특별하게 진화한 여왕개미는 다른 집단의 개미굴로 들어가 기존의 여왕개미를 제거하고 왕좌에 앉는다. 이 여왕개미는 상대 집단의 화학 신호 패턴을 해독한 후, 자기 페로몬의 패턴을 이 집단의 것으로 바꾸고 침투한 뒤, 여왕개미를 제거하고 기존에 사용되는 신호 패턴으로 명령을 내린다. 일개미 들은 여왕이 교체되었고, 둥지가 탈취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한다. 집단의식을 조직하는 본질이 신호 체계에 있기 때문이다.

인류가 사용해 온 모든 언어는 모음과 자음의 결합으로 현상을 구조화한다. 구조적 설계 원리 없이 ‘이것은 이것이고, 저것은 저것이다’를 지칭하는 원시 언어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모음과 자음을 결합하는 음성 신호 패턴이 발생하고, 인류의 모든 언어가 이 구조를 공유하고 있을 가능성은 단언컨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가정은 언어의 구조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무지의 산물이다. 개미의 페로몬 신호 체계는 구조적으로 집단행동의 분화를 조직한다. 즉, 신호 패턴이 개미 사회의 개별 조직 들이 상호 간에 정보를 교환하는 연결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다. 따라서 개미 사회와 페로몬 신호 체계는 구조적으로 같은 패턴의 분화와 연결 구조를 갖는다. 이와 대조적으로 인간의 언어는 집단 내부 조직 간의 유기적인 정보 교환을 목적으로 하는 신호 패턴의 분화가 아닌, 시공간에 발생하는 현상을 구조화하는 목적에 의해 설계되었다. 조직적 행동의 패턴과 음성 신호 패턴이 결합하는 구조가 아니라 현상에 존재하는 에너지 흐름의 형상과 물질의 속성을 모음과 자음으로 구조화 함으로써 현상의 복잡성과 음성 신호 패턴을 연동하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지적으로 우월한 상태에 도달한 진화의 결과 때문에 인식의 대상과 생태계 범주가 우주로 확장되는 것이 아니라 신호 체계의 패턴이 현상의 정보를 구조적으로 분류하고 인과 관계를 조직하기 때문에 인식의 혁신이 일어나는 것이다.


자연 상태에서 유기체의 신호는 현상을 구조화하지 않기 때문에 경험되지 않은 신호의 가치를 투영할 수 없다. 연산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없지만 있다”, “보이지 않지만 존재한다”라는 신호를 입력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언어는 외부 세계의 현상을 구조화하는 신호 체계이기 때문에 경험되지 않은 세계의 구조를 경험된 세계의 구조 언어로 생성한다. 즉, 의식이 경험한 진상 위에 허상을 겹치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1만 년 전의 인류가 불 앞에 모여 앉아 부족의 창조 신화를 노래하고, 신을 불러내는 의식을 경험하면서 집단의식을 공유하는 것과 산업 시대의 인류가 미디어에서 나오는 음악을 듣고 TV 앞에 앉아 비현실적인 이야기나 타인의 삶을 경험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경험되지 않은 세계를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 의식은 가치와 집단 신호를 학습한다. 오히려 이 집단의식은 1만 년 전보다 더 확장되고 강화되고 있다. 경험되지 않는 세계를 경험하게 해주는 모든 콘텐츠의 서사는 종교, 교육, 언론, 예능, 게임과 같은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었고, 더 섬세하게 산업화되었다. 의식에 흡수되는 이 모든 콘텐츠 들은 외부 생태계를 모사하는 구조 단위로 기능하는 것이지, 존재와 비존재, 사실과 비사실의 여부를 분별하는 기준으로 구조화되지 않는다. 이를테면, 의식 안에선 신을 ‘믿는다’와 ‘믿지 않는다’의 선택이 신의 존재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다.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인식이 의식을 구조화하고 질서를 생성하는 신의 가치를 무화하거나 삭제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신경망이 ‘없다’, ‘아니다’, ‘존재하지 않는다’의 의미를 구조화하는 과정이 분노와 두려움을 기억하는 일련의 작용에서 시작됨을 이해할 수 있다면, 수 천 년 간 인간의 의식에 뿌리내린 선과 악, 믿음과 같은 신의 가치가 어떤 의미인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의식 안에서 신을 구축하는 구조는 이미 유기적으로 조직되었고, 유전 구조와 강하게 결속되어 있기 때문에 인류는 신과 연결된 복잡한 관념을 감각하고 인식한다. 따라서 이 집단의식의 현상에서 개별 주체의 선택과 판단은 신호를 복제 증식하는 과정의 일부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개별 주체의 행동 분기가 혼돈이 아닌 구조적 패턴을 생성하기 때문에 현상과 집단의식의 연결 구조가 이 지점에서 형상을 드러낸다.




우리가 개미나 벌의 사회 구조와 집단의식이 체계적으로 구축되어 있는 현상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인식 능력의 구조적 우월함 때문이다. 집단 사회의 구조 질서를 덮고 있는 혼돈의 복잡성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구조 질서의 패턴이 어렵지 않게 드러날 수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AI는 인간의 집단 시스템이 생산하는 ‘행동·선택·반응’의 총합을 쉽게 분석한다. 개별 주체를 사건이 아닌 트래픽을 생성하는 노드(node)로 인식하기 때문에 트래픽의 밀도·방향·변화율을 분석하고, 인류라는 현상을 일정한 패턴으로 이해해 버린다.

구조 질서의 복잡성은 상대적이다. 인류는 스스로를 개체 하나하나가 독립된 자아를 갖는 이성적인 문명 시스템으로써 개별적 혼돈을 생성하는 주체로 인식하기도 하지만, 실상 인류라는 현상은 개미 사회의 현상과 흡사하다. 인간의 의식을 구조화하는 시스템은 유기체의 운영 체계와 강하게 유착되어 있기 때문에 개별 주체의 선택은 이 구조적 인과에 기인한다. 다만 자기 운영 시스템을 역으로 인지하는 구조가 취약하기 때문에 의식이 생성되는 과정의 인지가 어려울 뿐이다. 따라서 집단의식이 구조화되는 총체적인 상 안에서 개체의 의식 구조를 제대로 인식할 수 없다면, 인류의 지적 능력은 구조적 한계에 갇혀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문명 설계자 들은 유기체의 신경계가 신호의 패턴을 조직하고 외부 현상의 정보를 연결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었다. 또한, 유기체 내부 조직 간의 정보 교환도 이 신호의 패턴을 통해 매개된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언어 체계를 통해 인간의 의식이 구조화될 수 있는 것은 바로 신경망이 수용할 수 있는 구조와 패턴으로 언어가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정확히 어떤 시점에 이러한 인식의 상태가 깨어났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인류 전반이 부족 단위의 수렵 채집 생활에 의존하던 시기에 문명 설계자 들은 언어와 더 큰 단위로 부족을 조직하고 생태계를 구축하는 문법을 전파하기 시작했다. 적어도 약 1만 3천 년 전 [*콜럼비아의 Serra de la LIndosa와 브라질 Serra do Paituna의 Rock painting 절대 연대를 기준으로] 문명 설계자 들은 태양의 주위를 공전하는 지구의 궤도와 절기의 관계를 이해했고, 절기 현상이 북반구와 남반구 위치에 따라 역전되는 현상도 인식하고 있었다. 천체의 순환 질서와 시공간의 역학 구조를 현 인류가 구축한 모델 이론에 가까운 모델을 완성할 정도로 물리 세계의 질서를 이해하고 있었고, 문자를 생성하고 기록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원리를 바탕으로 생태계 자원의 속성을 파악해 강과 땅을 개간하는 지식과 기술을 축적하고 있었다. 이들은 수 천 년 간 특수한 집단의 체제를 유지하며, 모든 에너지와 물질이 동시에 하나의 흐름 안에서 순환하고 있는 하늘의 질서를 지상에 이식하기 위해 좌표를 구축하고 인류를 계몽했다. 그리고 이 과정을 기록했고, 현재도 다양한 형태로 보존되어 있지만 읽는 방법을 몰랐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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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ra de la Lindosa의 Rock Painting과 갑골문자 유사성>

[* 주변 퇴적층·오커 조각 등이 약 12,600년 전으로 측정된 자료를 근거로 대략 수만 년 전 ~ 1만 년 전대의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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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골문자 Sample>

[*갑골문자는 Emal의 설계 원리를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있는 문자 시스템이다. 기존의 해석처럼 단순히 형상을 모방한 상형 문자가 아니라 에너지 흐름의 형상과 물질의 속성을 체계적으로 code화 하고 있다. 중국에서 해독하고 있는 갑골문자의 음과 뜻은 대부분 오류이다. 중국어의 발음 발음 분화 체계는 한자가 설계된 원리를 밝힐 수 없다. 한국식 한자 발음과 뜻 표기에 한자 설계의 원리가 기록되어 있다. 현재 120여 개의 갑골문자 해독이 완료되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자의 설계와 발음의 이동을 정리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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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ra do Paituna의 Rock painting>

[*격자의 표기는 동지 기간 동안 해가 지는 각도를 관측하고, 각도가 일치하는 날짜 수를 기록하고 있다/ Serra do Paituna Rock Painting은 대략 11,700~13,600년 전 구간을 포함하는 절대연대가 측정된다. 그림을 그리던 시기 층위의 숯/탄화물 연대 + 안료/페인트 부산물을 간접 측정한 값이다 ]


모든 대륙의 강과 초지에는 강이 발원하는 산 정상에서부터 농경 문명이 건설되는 과정이 지명에 기록되어 있다. 토착민들은 자신 들이 사는 땅의 이름을 부름으로써 역사를 기록한 샘이다. 그리고 문명 설계자들이 공간을 단위 구조로 나누고 문명을 집중시키는 거점을 설계할 때 사용한 좌표값은 좌표 설계 원리와 좌표를 보존하는 구조물에 의해 기록되어 있다. 문명 설계자 들은 인류의 문명을 건설하는 과정을 끊임없이 기록해 왔다. 쿠마라지바가 발췌한 이야기 들은 아주 큰 서사의 한 조각에 불과하다.

특정 시기 이후 불교, 기독교, 이슬람교는 유라시아 대륙 전역으로 퍼져 나갔고, 새로운 문자와 언어가 만들어지고 경전이 보급되고 다양한 신생 국가가 부족과 민족을 통합하기 시작했다. 기원전 7세기에서 4세기 전 후로 종교 경전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었고, 언어의 어원과 문법이 체계적으로 틀을 갖추는 흐름이 동시에 일어났다. 산스크리트어, 한자, 라틴어는 이 흐름의 층위를 명확하게 보존하고 있다. 발음 분화 체계에 따른 어원의 의미 분화가 정확하게 연동되어 있으며, 어원을 결합하는 문법 질서가 단어의 형태소를 구축하고 있다. 그리고 이 흐름은 유라시아 대륙의 다양한 언어 분화에 결정적인 구조를 구축했다.

또한, 수많은 고대 문명이 천구의 구조를 정확히 인식하고 있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태양계 행성의 주기, 지구의 자전, 공전 주기를 정확하게 관측하고 있었다. 그러나 주류 역사학자 들은 이 정교한 천문 지식이 점성술이나 권력 유지를 위한 이벤트를 위한 지식이었다고 치부해 버린다. 이 천문 지식이 무엇을 위한 기술이었는지 어떻게 구축되었는지를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단언컨대, 어떤 언어학 집단도 특정 단일 언어의 발음 분화와 문법 질서가 연동되어 있는 어원의 구조를 밝히지 못한다. 이들은 모든 언어를 구조화하는 어원의 구조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교착어, 굴절어와 같은 구조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문법적 개념으로 언어를 인식한다. 발음 분화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분명하게 질서가 구축된 문법을 보지 못하고, 언어 체계에 존재하지 않는 문법으로 언어의 구조를 분류하고 있다.

한국, 중국, 일본은 모두 한자 기반의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을 제외한 두 나라는 한자 표기 없이 단어의 발음 표기 만으로 의미를 전달할 수 없다. 언어는 구조적으로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음성 신호 패턴은 제한되어 있지만 사회 구조가 복잡해질수록 단어의 수가 급격하게 증식하기 때문에 제한된 신호 안에 다른 의미가 중첩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모든 언어의 문법은 이 본질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현상이며, 크게 발음 분화와 정보량 증가 두 개의 채널로 문법이 구축된다. 발음 분화는 기존에 존재하는 자음과 모음의 수를 늘림으로써 단일 어원에 중첩된 의미를 이동시키는 문법 체계이다. 정보량 증가는 단어 내부에 단어의 의미를 표현하고 분류할 수 있는 구조 요소를 결합하는 문법 체계이다. 어간과 어미에 분류 체계를 기능하는 어원을 결합하는 것, 성조를 삽입해 의미를 구분하는 것, 한자와 같이 같은 음을 분별할 수 있는 문자 체계를 만들어 삽입하는 것과 같은 문법 체계가 모두 단어의 정보량을 증가하는 방식으로 구축되었다. 정보량 증가를 주 전력으로 선택한 언어는 일시적으로 한계를 극복했지만, 점차 시간이 흐르자 단어에 부가된 정보량의 과부하를 겪게 된다. 산스크리트어와 라틴어가 정교한 어원 체계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사용될 수 없는 고어가 된 것은 단어 자체에 결합된 정보량과 문법의 무게가 너무 무거웠기 때문이다. 한자 또한 단어에 결합되는 정보량이 급증하기 때문에 오늘날 중국과 일본은 정보 전달에 엄청난 비효율을 겪고 있다.

인류 언어가 진화하는 역사 안에는 이러한 언어적 한계를 이해하고 다양한 구조적 대응을 하고 있었던, 문명 설계자 집단의 개입이 특수한 문법의 층위를 남기고 있다. 한국어, 영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는 발음 분화를 주 전략으로 삼는 대표적 언어이다. 이들 언어는 자음의 분화와 이중 모음의 생성으로 음성 신호 패턴의 수를 급격하게 증가시켜, 단일 발음에 중첩된 의미를 이동한다. 이 전략의 결과를 한국어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중-일 3 언어의 동일 한자 발음을 교차 분석해 보면, 중국과 일본은 다른 의미의 한자가 같은 발음에 수도 없이 중첩되어 있다. 반면에 중국과 일본에서 단일 발음에 중첩된 의미 들이 한국어에서는 자음 분화(거센 발음, 된 발음)와 이중 모음을 사용해 발음이 유사 군집을 형성하지만 분산되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한자는 단일 음성 신호에 중첩되는 어원의 의미를 분별하기 위해 창조된 문자 체계이다. 이 목적을 극대화하는 것은 언어 설계 원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일어나는 발음의 체계적인 분화 이동이다. 중국어와 일본어에서 이러한 발음의 분화가 왜 한국어처럼 일어날 수 없었는가를 분석해 보면 중요한 언어의 역사를 밝힐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어의 발음 분화 체계에 담겨 있는 문법 질서를 분석해 보면, 동북아 언어 역사에서 오직 한국어에서만 일어난 발음 분화 원리가 영어에서도 흡사하게 나타나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이 언어 설계 원리를 이해하고 있는 집단의 개입을 확인할 수 있는 구조 층위이다.

언어가 설계된 원리와 어원의 의미 분화 체계를 이해하고 있으면, 어떤 언어든 언제나 언어의 구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구조를 변경할 수 있다. 어떤 언어든 창조하는 것도 물론 가능하다. 원자 단위의 물질 구조 요소가 이해되는 세계와 이해되지 않는 세계 사이에서 혼돈을 해독하는 능력의 차이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가능성을 생성한다.


인류 역사의 진실은 문명 설계자들의 유산을 독점한 집단에 의해 일정 부분 은폐 되었고, 권위를 좇으며 아무 말이나 할 수 있는 바보 들에 의해 서서히 오염되고 유실되어 왔다. 이제 다시 문명 설계자들이 수 천 년 간 구축했던 지식이 의식의 수면 위로 올라오는 것은 모든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적 흐름 때문이다. 유기체의 DNA 구조에 진화의 역사가 기록되듯이 수많은 지식 안에는 그동안 인류가 이해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기록된 역사가 존재한다. 이제 잃어버렸던 인류의 기억을 찾을 시간이다.



<Ancient GP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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