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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cre May 07. 2023

(3) 가만히 있으면 잔고가 녹는다 '인플레이션'

물가는 앞으로도 영원히 높아질 것이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바쁘게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오늘이다.


흠칫-

무의식적으로 홀리듯 시계를 쳐다본다.


12시. 

시간을 확인하자마자 왠지 더 허기가 느껴진다.

'오늘은 날도 꾸리꾸리한데 오랜만에 짬뽕을 먹어볼까?'


회사 앞에 있는 단골 중국요리집으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짬뽕 하나 주세요~"

가게에 들어가자마자 주문을 마치고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구경한다.


짬뽕 - 10,000원


10,000원?  며칠 전까지만 해도 분명 8,000원이었는데??








인플레이션이 뭔데?

위 이야기처럼 물가가 오르는 것이 인플레이션이다.

더 정확히는 인플레이션은 '돈의 가치가 떨어진 것'을 의미한다.

돈의 가치가 떨어졌다니? 내 지갑 안에 있는 만 원짜리 지폐는 그대로인데?


무슨 말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며칠 전에 먹었던 짬뽕 1그릇과 오늘 먹으려고 하는 짬뽕 1그릇은 동일하다.

뭔가 큰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불과 며칠 만에 사람들이 짬뽕에 대한 인식은 바뀌지 않는다.

즉, 짬뽕 1그릇의 가치는 며칠 전과 오늘이 동일하다.


그런데 가격은 달라졌다.

8,000원에서 10,000원으로 오른 것이다.

무려 2천 원이나 더 지불해야 짬뽕을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짬뽕 1그릇의 가치는 동일하다고 했었다.

그렇다면 오늘 내가 지불한 1만 원의 가치는 며칠 전에 지불한 8천 원의 가치와 동일하다.

즉, 돈의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물론 위 예시에서는 하나의 가게에서 짬뽕 1그릇의 가격만 가지고 예를 들었으므로 실제로 돈의 가치는 이처럼 급격하게 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세상의 수많은 물건의 가격 중 어떤 것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오르고 있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인플레이션은 항상 진행 중인 것이다.






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가?

굉장히 좋은 질문이다.

인플레이션은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다.

모든 것은 수요와 공급 법칙에 의해 공급이 많아지면 가치가 하락한다.

각 국 중앙은행은 돈을 계속해서 찍어내면서 공급을 늘려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중앙은행은 왜 계속 돈을 찍어내는가?

경제학적으로 수많은 이유가 있지만 우리 같은 초보에게 필요한 대답은 하나다.

바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최대한 줄이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그 이상의 설명은 초보가 이해하기 쉽지 않은 수준의 내용들이고 포스팅의 범위를 넘어간다.

경제학적으로 더 깊이 알아보고 싶은 사람은 자본주의의 역사에 대한 것을 공부해 보길 추천한다.





- 인플레이션을 확인하는 방법

인플레이션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정확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을 확인한 후 종합적으로 생각해서 판단하는 것이 맞다.

확인할 수 있는 지표들은 다음과 같다.


소비자 물가지수(CPI)

근원 소비자 물가지수(Core CPI)

생산자 물가지수(PPI)

GDP 디플레이터

개인소비지출 (PCE)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지표들이 많다.

그러나 우리 같은 일반인들에게는 너무나 생소하고 어려운 지표들이다.

그러니 우리는 우선 하나만 관심을 가져보자

바로 소비자 물가지수(CPI)다.

소비자 물가지수도 분명히 맹점이 존재하지만 여러 가지 지표들 중에서 우리 삶의 연관도가 가장 높다.

일반적인 소비 품목들로 통계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초록 검색창에서 '소비자 물가지수'를 검색해 본 화면이다.

2020년도를 100으로 놨을 때의 연도별 수치를 확인해 볼 수 있다.

위 사진에서 2020년도에 표시된 지점이 보이는가?

그 지점 전, 후로 그래프의 기울기가 확연히 다른 것을 한눈에 봐도 알 수 있다.

2020년 이후, 기울기가 급격하게 커졌는데 이는 인플레이션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작년과 올해 물가 상승이 크다는 걸 직감적으로 일상생활에서 느낄 수 있었는데 데이터로도 확실히 볼 수 있다.

반대로 그래프의 기울기가 완만해진다면 인플레이션이 감소하고 있다는 의미다.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크게 발생하는 시기 '인플레이션 시대'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시기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될까?


우선 인플레이션이 크다는 것은 화폐의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예금과 같이 화폐를 온전히 보관하고 있는 행위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실질적인 가치로 손해를 볼 수 있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은행에 예금을 해서 원금은 그대로 보존하고 추가적으로 이자를 받는데 무슨 손해를 보냐고 반문할 수 있다.

당신이 100만 원을 연 2% 이자율로 예금했다고 가정하자.

그럼 1년 후, 이자 2만 원을 받아서 잔고는 102만 원이 됐을 것이다.

(간단히 설명하기 위해 세금은 무시)

그런데 물가상승률은 4%였다면 원래 100만 원에 살 수 있던 상품이 104만 원이 됐을 것이다.

이제는 당신의 이자까지 합친 금액으로도 살 수가 없다.

이자를 받아 당신의 재산은 2만 원 상승했지만 물가가 그 보다 올라서 '상대적 손해'를 본 것이다.


여기까지 이해를 했다면 어떻게 해야 상대적 손해를 보지 않을 수 있는지 궁금할 것이다.

인플레이션은 물가가 오르는 것이니 상품을 사두면 되는 것 아닌가?

맞다.

하지만 아무거나 살 수는 없다. 왜 그럴까?


1. 상품의 가치가 최소 물가상승률만큼은 같이 상승해줘야 한다. 또한 그럴 것이라고 믿을 수 있어야 한다.

2. 상품의 보관이 쉬워서 보관 비용이 들지 않고,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아야 한다.



짜장면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해서 짜장면을 사 둘 수는 없다.

따라서 일반인들이 가장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금(Gold)'이다.

금은 전통적으로 인플레이션 헷지수단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의 신뢰도가 충분히 형성되어 있다.

그러므로 물가 상승률 보다 좋은 가격상승을 보여줄 수 있다.

또한 부피가 작고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속성을 가지고 있어서 보관하기도 용이하다.

요즘은 KRX 한국 금 거래소 지점이 동네마다 많이 생겨서 접근하기도 좋다.

여러 가지 이유들로 인플레이션 시대에 가장 추천할만한 자산이다.


당신이 만약 숙련된 주식 투자자라면 시대에 맞는(미래에 유망한) 산업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 산업에서 많이 쓰이고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이 발생할 원자재를 다루는 기업들을 찾아내서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현재 상황에서는 배터리에 쓰이는 리튬, 니켈이나 공급을 늘리기 어려운 희토류 자원이 예시에 적합할 수도 있겠다.


만약 투자에 정말 1도 관심 없다면, 최대한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은행상품을 찾자.

그것이 당신의 자산 가치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니 말이다.




사실 인플레이션을 설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라 기본적인 내용들만 적었는데, 아예 관심이 없던 사람들은 이 정도만 숙지해도 크게 부족함은 없을 것이다.

보다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분들은 인플레이션의 발생원인에 대해서 더 알아보길 추천한다.

원인에 따라 다른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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