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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안테스 Oct 27. 2024

관계의 시작은
마음을 얻는 것부터

어른이 다니는 학교(5)

3.2. 토. 입소 3일 차


아침부터 떨린다.

오늘은 학급 학생들과 함께 학교 투어를 하면서,

각종 시설물의 위치를 익히는 활동과,

학급자체 친교활동이 있다.

어제 아이들의 이름을 외워오겠다고 약속을 해놓은 상태라,

아침에 눈뜨자마자 마음이 무겁다.

물론 실수를 하더라도 3번 안에 성공을 할 것이다.

다만 실패를 하게 된 순간,

자신의 이름을 몰라 탈락하는 내 모습을 쳐다볼 아이의,

얼굴을 마주 보고 싶지 않을 뿐이다.

아침 프로그램이 시작되는 시간보다 조금 일찍 출근해서,

학급 학생들의 사진 명렬표를 모니터 화면에 띄워놓고,

외웠던 이름을 다시 한번 기억에 상기시킨다.

어제 시험 볼 때 봐두었던 아이의 실제 얼굴을 떠올리며,

사진과의 차이를 어떻게든 메꿔보려 애를 쓴다.

 

"안녕 아이들아.

오늘은 오전 10시부터 학교 투어가 있단다. 

그래서 학교 건물 배치도를 보면서 

각 건물과 구역이 어떻게 구분되어 있는지, 

이름이 왜 그렇게 지어졌는지 알려줄 거야.

그리고 선생님과 함께 학교 전체를 돌아볼 겁니다.

아~참!

어제 약속한 데로 여러분 이름 외우기 미션을 할 테니, 

나와서 번호데로 한 줄로 설게요."

"최선을 다할 테니 3번 안에 성공하면

인정해 주는 겁니다?"

"그리고 혹시 이름을 틀린 학생은 미안한 마음을 담아

가장 먼저 상담을 하겠습니다.

상담을 통해 다시는 이름을 잊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자, 이제 한 줄로 서세요"

긴장되는 순간이다.

"강 00, 너는 강 00....."

31명의 학생 중 25명 이상의 이름을 제대로 불렀다.

헉.... 갑자기 이름이 안 떠오른다.

분명히 성은 신 씨였는데,

외울 때도 계속 헷갈렸던 학생이라,

더 주의를 기울였음에도 성밖에 떠오르지가 않는다.

내가 어제 이 아이를 어떻게 외우기로 했더라...

신은... 신은... 신은

아. 맞다..

"아! 신은 소원을 들어준다. 신소원!

자 마지막 황 00."

"다행스럽게도 재도전 없이 한 번에 미션을 끝냈네요. 

다행입니다.

자, 선생님은 여러분에 잘 보이기 위해 성의를 보였습니다.

이제 여러분들 차례예요.

여러분들들도 성의를 보이세요.

선생님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하세요.

친구들에게 용기를 내서 말을 걸고,

위로를 건네고,

부모님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여러분이 보여할 성의입니다.

자... 어제 선생님이 쌍쌍바를 사놨어요.

쌍쌍바를 받으면

반으로 나눠서 옆의 친구에게 건네주면서 이렇게 말하세요.

너한테 잘 보이고 싶어. 앞으로 잘 부탁해라고 말합니다.

선생님이 오늘 쌍쌍바 준거 다른 친구들에게 얘기해야 할까요?"

"아니요."

"얘기해야 해요. 자랑해야죠"


"뭐 대단한 거 줬다고 자랑까지 합니까.

'다른 반 아이가 전반 이런 거 했다는데, 우리는 안 하나요?'

'우리 반 아이가 다른 반 이거 했다는데요. 우리도 해요'

라는 말은 상대방에 대한 실례가 될 수 있어요.

저도 다른 반 담임선생님도

반에서 무엇을 할 수는 있지만,

다른 반과 똑같이 해야 한다는 의무도 책임도 없어요.

어떻게 보면 선생님이 좋은 의미로 했다 한들, 

룰을 어긴 걸 수도 있어요.

완벽한 비밀은 없겠지만, 

반에서 일어난 일은 

우리 반에서만 이야기하도록 노력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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