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관계
어느 날 문득 엄마가 보낸 문자를 읽어본다.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엄마가 미안해'라는 말이다.
'자는데 깨운 건 아니지.. 미안해'. '바쁘지, 미안한데 혹시 그날 올 수 있니.'
'잘 도착했니.. 걱정돼서, 자고 있었다면 미안....
더 못해줘서. 우리 아들 얼른 나아야지... 엄마가 대신 아프면 좋을 텐데...'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도 엄마는 뭐가 그리 미안한 걸까.
집에 들렀다가 갔으면 잘 도착했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문자 하나 보내면 될 것을,
엄마가 입고 가라고 했는데 필요 없다고 짜증내고,
나가서는 신나게 놀다가 걸린 감기인데...
입고 가지 않는다고 했어도 억지로라도 손에 들려 보냈어야 했다고....
철없고 무뚝뚝한 아들의 행동과 말에 서운하다는
내색 한번 않고 본인이 조금 못해줬다 싶으면 그건 두고두고 미안해한다.
지금까지 키워준 것만으로도 매일 같이 업고 다녀도 모자랄 판에 엄마는
뭐가 그리 못해준 게 많다는 건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