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사랑인가 기억인가(1)
스위스 융프라우를 배경으로
환하게 웃고 있는 너는 행복해 보였다.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난 지
일주일 정도 후에 너한테 메일이 왔다.
스위스 융프라우에 대한 감격으로 가득한 글들과 첨부되어 있는
사진을 통해 오랜만에 너의 근황을 알 수 있었다.
영국에서 출발한 너의 여정이
이제 마지막 여행지인 프랑스를 남겨놓고 있었다.
네가 보낸 사진을 보며 돌아오는 날 공항으로
마중을 나가겠다는 말과 비행기 시간을 정확하게
알려달라는 당부를 실어 이메일을 보냈다.
네가 돌아오기로 예정된 하루 전까지 답장이 없다.
계속해서 메일함을 확인했지만 기다리는 답장은 없었다.
조금씩 걱정이 초조함으로 바뀌었고,
이내 불안감에 휩싸였다.
혹시나 하면서 프랑스 니스 관련된 해외기사를 검색해보기도 했다.
네가 돌아오기로 한 전날에 혹시나 하고
대한항공 사이트에 접속해서 항공기 편을 검색했다.
그날 니스에서 돌아오는 비행기는 한 대 밖에 없었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잠을 뒤척였고
다음날, 비행기 도착 시간에 맞춰 인천공항으로 차를 몰았다.
공항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입국장으로 향했다.
니스에서 도착하는 비행기 시간을
확인하니, 도착까지 30분 정도가 남았다.
대합실 전광판에 드디어 착륙 표시가 뜨고,
몇 시간 같은 20여분이 흘렀다.
지금 도착하는 비행기에 네가 있다는 보장도 없고,
실제로 타고 있었다면 그것도 그것대로 마음이 심란했다.
이윽고 입국장의 문을 통해 캐리어를 끌면서 사람들이
무리 지어 나왔다.
한참을 그렇게 입국장 문을 보고 있었다.
내 까만색 바람막이를 입고, 내가 사준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나오는 네가 보였다.
일단은 안심이 되었고,
나도 모르게 아는 척을 해야 하나 아니면 잘 온 걸 았았으니
모른 척 그냥 가야 하나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왜 그런 생각이 드는지 알 수 없지만,
아무 일 없이 도착한 너의 모습을 보니 어젯밤부터 나를 괴롭힌
알 수 없는 불안함에 휩싸였다.
"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