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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장소, 다른 사람

[소설] 사랑인가 기억인가(7)

by 위안테스

"처음에 이상한 사람인 줄 알았어"

환자복을 입은 그녀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녀의 기억 속의

나는 그런 모습이었다.

복학 후 생활은 나쁘지 않았다.

오랜 기간 군대에서 갈망했던

삶이었다.

신입생 시절의 풋풋함은 사라졌지만

적당한 참을성, 사회성, 힘들게

아르바이트하면서 번 돈으로

적당히 모양 빠지지 않게

지낼 수 있었다.

학교 식당의 음식이 지루하면

가끔 선심 쓰듯 대학교 주변의

부담스럽지 않은 적당한 가격의

식당에서 후배들에게 선심 쓰듯

밥도 사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대학교 1, 2학년 시절

막연한 군대의 두려움을 애써 모른척하면서

보냈듯이,

2년 후에 닥칠 임용고시 혹은 취업 준비도

후 순위로 잠시 미뤄놓고 지냈다.

전공과목 중 조별로 수행하는

발표나 과제들이 제법 있었다.

먼저 복학 한 친구들의 당부 덕분인지

너는 전공 수업 중 조별과제에

함께 하자는 제안을 해왔다.

그렇게 너와 이런저런 조별 활동 준비를 하면서

커피도 사다 나르고,

밥 도사고, 술도 한잔 하면서

친분관계를 이어갔다.

말장난을 할 때마다

너는 위트 넘치는 말대꾸를 하곤 했다.

웬만한 선배들은 너한테

어쭙잖은 농한번 걸었다가

본전도 찾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진심과 농담을 오가며

말속에 적절하게 뼈를 담아

요즘 말로는 크게 맘 상하지 않을 정도의

팩폭을 자주 자재로 구사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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