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야, 알바를 해도 200은 번다더라

by 안다훈



하지만 난 160을 받지.

내 키가 172인데….

토익 점수까지는 바라지도 않아.

적어도 신발 사이즈 정도는 돼야 먹고살 텐데.


지금 받는 월급이 평생 가는 건 아니겠지.

나름 이 적은 월급으로 많은 걸 하고 있다만….


200 받는 사람이 "요즘에 200이 돈이냐?"라고 말할 때마다 궁금하더라.

저런 말을 하는 사람은 날 어떻게 생각할까.

내 기분이 어떨지 생각은 할까.

들을 땐 헛웃음밖에 안 나오데.


예전부터 마음에 걸렸던 말들.

"알바를 해도 200은 번다."

"다른 일 알아보는 게 낫지 않냐?"

"그 돈으로 생활이 가능하냐?"


아 근데 살다 보니깐 이 돈으로 살아지데.

고시텔에서 전세 자금 대출받아서 전세로 갔더니 20만 원이면 충분하더라.

점심? 백화점에서 3개에 만 원짜리 반찬 사서 오뚜기 밥이랑 먹으면 한 달에 55,960원이면 해결되지.

(햇반은 좀 비쌈.)

가끔 반찬 파시는 아주머니께서 서비스로 하나씩 더 주시면 얼마나 땡큐게?


월급 받으면 일단 저축부터 하는 거야.

(어문교열사 3급~1급 따는 데 드는 220만 원은 지난달에 다 모음.)

작사 학원비 30만 원 저금.

작곡 학원비 10만 원 저금.

월세 보증금 20만 원 저금.

비상금 5만 원 저금.

그리고 학자금 대출 20만 원 상환.

다음으로 쓸 수 있는 돈을 계산해야지.

머리카락 자를 돈 26,000원.

생수 500ml X 20개 3,600원.

오뚜기 맛있는 밥 210g X 10개 7,980원.

저녁 먹는 데 7,000원씩 드는 걸로 계산하고.

이것저것 다 빼면 한 달 용돈이 십 몇 만 원이더라….

담배 피우거나 친구가 많아서 술 마시러 다니면 어쩔 뻔했어.


그나저나 '알바를 해도 200은 번다'라….

그걸 몰라서 조금 받는 일을 계속하는 게 아니잖나.

하고 싶은 게 있으니깐 그렇지.

아무 아르바이트나 닥치는 대로 하면서 살고 싶지 않으니깐 그런 거지.


언제쯤 신발 사이즈 이상으로 받으려나.

그래야 주택 청약 저축도, 핸드폰 비도, 보험 비도 내가 낼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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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 산문』은 격주로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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