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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다미로 Apr 23. 2022

[독후감 공유] 15. 클루지

지피지기 백전불태

< 책 정보 >  

    책제목 : 클루지  

    저자 : 개리 마커스  

    출판사 : 갤리온  

    출간 : 2008.11.24.  


< 독후감 내용 >

 제목 : 지피지기 백전불태


위기는 익숙해졌을 때 찾아온다. 처음 운전을 배우는 사람은 모든 것이 조심스럽다. 때문에 교통사고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운전 경험이 늘어나 자신감이 생기면 스스로 초보운전 딱지를 제거한다. 교통사고는 이때 가장 많이 발생한다. 이제 운전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할 때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수를 한다. 처음 몇 번은 실수를 안할 수 있지만, 그 일이 반복되면 실수할 수 밖에 없다. 그 실수로 목숨까지 잃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 막 운전면허를 취득한 사람은 수학에서 사칙연산을 배운 사람과 같다. 초보운전 딱지를 제거하기 전과 후의 운전 능력은 큰 차이가 없다. 차이는 운전자의 마음가짐에 있다. 운전자는 초보딱지를 제거함으로써 처음에 조심했던 행동들이 점점 사라지고 위험에 노출된다. 최악의 경우 과속, 음주 운전 등 제어하기 힘든 상황에서 운전대를 잡는 실수를 한다. 이건 사칙연산을 배운 사람이 수학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미적분 문제를 푸는 것과 같다, 그것도 목숨을 담보로.


 인간은 자신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힘들다. 특히 새로운 일에서 자신감이 생길 때 판단력이 약해진다. 그 이유는 인간의 기억 체계인 맥락 기억이기 때문이다. 과속 운전을 생각해보자. 처음부터 과속하는 사람은 없다. 운전 경험이 늘어날수록 속도를 올린다. 결국 사고가 발생할 때까지 속도를 올리게 된다. 이전의 성공적인 경험으로 인해 실패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게 되는 것이다. 성공하기 위해 이런 자신감은 필수이지만, 실패에 대한 위험을 관리하지 않으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인공지능은 우편번호 기억 체계를 가지고 있다. 모든 정보를 0, 1로 구성된 데이터로 저장한다. 이전의 성공한 경험도 인공지능에게는 하나의 데이터일 뿐이다. 그래서 인공지능은 자신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뛰어난 것은 아니다. 사람은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적응할 수 있지만 인공지능은 불가능하다. 인공지능에게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능, 불가능만 있을 뿐이다.

 인류는 기억 체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사용한다. 우리는 맥락 기억의 장점을 살려 인간이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그 일은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적응하며, 불편한 감정을 해결하기 위해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다. 나머지 일은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해결한다면 인류는 기억 체계의 단점을 거의 극복한 것이다. 아쉽게도 우리 인간은 기억뿐만 아니라 많은 단점이 존재한다. <클루지>에 의하면 우리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다. 인간은 완벽하게 설계된 것이 아니라 환경에 유리하게 진화했을 뿐이다. 마치 오래된 옷을 환경에 맞춰 수선하여 입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인간의 단점을 파악하고 그것에 대한 해결책을 준비해야 한다. 이번 독후감에서 인류가 기억에 대한 단점을 어떻게 극복했는지와 다른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인류의 노력에 대해 같이 생각해보자.

 초기 인류의 목적은 생존이었다. 생존을 위해 기록을 시작했다. 처음 기록은 동굴의 벽면 그림이라고 추측된다. 단순 그림이지만 기억이 전달되면서 야생에서 생존 능력이 크게 상승했다. 기록이야말로 인류가 지구에서 가장 강한 동물이 된 이유라고 생각한다. 많은 시간이 지난 후 인류는 언어를 만들어 그림이 아니라 글과 말로  기억을 전달함으로써 효율적으로 기록하게 되었다. 추후 종이가 대중화되면서 인류 문명은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기록의 수단이 종이에서 컴퓨터로 변하며 성장에 가속도가 붙었다. 지금은 인류의 성장이 너무 빨라 따라가기 힘들 정도다.

 컴퓨터의 도입은 단순 기록의 수단만 바뀐 것이 아니라 기록하는 방법 자체가 달라진 것이다. 이제는 기록할 때 인간의 언어가 아니라 컴퓨터 언어로, 즉 데이터로 저장하고 있다. 인류는 기억의 저장과 처리를 컴퓨터에게 위임함으로써 맥락 기억과 우편번호 기억의 장점만을 사용하게 되었다. 인간은 맥락 기억을 통해 창의적인 사고를 담당하고 컴퓨터는 과거 빅데이터를 바탕으로하여 확률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을 조언해준다. 우리는 스스로 생각해낸 창의적인 방법과 인공지능이 추천해준 방법 중 무엇을 선택할지 결정해야 한다. 많은 경우 확률적으로 유리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새로운 역사는 창의적인 사고나 감정에 의해 만들어진다.

 대표적인 예로 바둑이 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대결 이후 바둑 업계는 인공지능이 지배했다. 인공지능은 모든 기보를 분석해서 확률적으로 가장 좋은 수를 추천해준다. 알파고 이후 5년이나 시간이 흘려 인공지능은 더욱 발전했다. 더 이상 바둑에서 인간이 인공지능을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과거에 없는 수를 둔다면 인간이 인공지능을 이길 수 있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4대국에서 신의 한수라고 불리는 이세돌의 78수처럼 말이다. 현재 인공지능 업계를 지배하고 있는 딥러닝의 한계는 데이터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대처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해 엄청난 데이터가 필요하지만,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해도 인공지능이 100% 모든 상황에서 인간을 대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데이터 부족은 인공지능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인류도 엄청난 데이터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기억을 극복한 인류는 감정이나 의사소통 등 다른 단점들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뇌를 지배할 것이라 예상된다. 이때 가장 필요한 것은 인간 자체에 대한 기록이다. 단점에 대한 기록을 분석하고 연구해야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리적, 도덕적 이유로 인류는 감정이나 의사소통 등 인간에 대한 기록을 거의 남기지 않았다. 생존에 필요한 기억이나 성장을 위한 기술이 대부분 기록을 차지한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자동기록이 가능해졌다. 자동기록으로 인간데이터도 기록하기 시작했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을 기록함으로써 인간의 욕망을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인공지능은 사용자의 욕망을 분석하여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것들을 추천해준다. 그리고 스마트워치를 사용함으로써 인간의 생체데이터도 24시간 기록이 가능해졌다. 인간데이터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IT기술을 활용하여 인간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5차 산업혁명이 아닐까? 4차 산업혁명이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융합이다. IT기술이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경계를 허물었다. 반면 5차 산업혁명은 IT기술이 인간의 단점을 극복함으로써 인간과 IT기술의 융합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이 인간의 감정을 파악하여 감정적인 선택으로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도와줌으로써 감정의 단점을 극복할 수도 있다. 또는 인간의 뇌파를 분석하여 생각만으로도 대화를 함으로써 의사소통의 단점을 극복할 수도 있다.


 지피지기 백전불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이다. 적은 상황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미리 알기 힘들지만, 나는 미리 알고 준비할 수 있다. 자신의 단점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준비한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인간의 단점은 유래된 단어에서도 찾을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지피지기 백전불태가 아니라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고 기억한다. 그러나 손자병법에는 지기피지 백전불태라고 되어있다. 단어가 말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누군가 잘못 전달한 것이다. 많은 사람이 잘못 전달된 것을 기억하고 그것에 대해 찾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우리는 단점을 파악하여 해결책을 준비함으로써 최악의 상황을 피해야 한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최악의 상황만 피할 수 있다면 성공할 때까지 도전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대다수의 사람은 인류의 단점을 보완하고 소수의 사람은 인간의 장점을 활용하여 인류의 발전을 이끌었다. 이 상황에서 현명한 사람은 다수가 만들어낸 결과물로 인류의 단점을 보완하고 인간의 장점에 집중하는 소수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더욱 인간스러움이 강조될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우리가 할 일은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에 집중하는 것이다. 


끝.


< 세줄요약 >  

    인류는 기억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기록을 시작했다.  

    인공지능의 도입함으로써 기억을 극복하고 다른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가 할 일은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인류의 단점을 극복하고 인간의 장점에 집중하는 것이다.   


< 글의 구조 >  

    1문단 : 사고가 발생하는 과정  

    2문단 : 인간의 단점을 파악하여 보완하자.  

    3문단 : 인류가 기억을 극복한 과정  

    4문단 : 기억을 극복한 인류의 다음 목표  

    5문단 : 현명한 사람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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