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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다미로 Jan 13. 2023

[독후감 공유] 43. 그릿

열정적 끈기만으로는 부족하다.

< 책 정보 >  

    책제목 : 그릿  

    저자 : 앤절라 더크워스  

    출판사 : 비즈니스북스  

    출간 : 2016.10.25.  


< 독후감 내용 >

제목 : 열정적 끈기만으로는 부족하다.


 “아들아 너는 할 수 있어.”, “아빠는 아들을 믿는다.” 어린 시절 아버지한테 자주 들었던 말이다. 나는 어린 시절의 기억이 거의 없다. 큰 사건을 제외하면 내가 어떻게 성장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에게 들었던 격려의 말은 잊을 수가 없다. 그 말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으며, 앞으로도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철없던 어린 시절의 잘못 때문에 더 이상 아버지의 격려를 들을 수가 없게 되었다.

 어린 시절의 나는 아버지의 격려(긍정적인 영향)를 받았음에도 엉망으로 살았다. 초등학생 때 나의 장래희망은 바둑프로기사였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부모님 품을 떠나 바둑기숙학원(기원)을 다닐 정도로 바둑에 진심이었다. 그러나 기숙학원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 부모님에게 "더 이상은 바둑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힘들다."라는 말을 들었다. 우리집은 가난했기 때문에 나는 꿈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이후 반항심으로 컴퓨터 게임을 시작했으며, 중고등학교 시절 내내 게임만 하면서 폐인처럼 살았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 녀석이 폐인처럼 게임만 하고 있으니 아버지는 매우 실망하셨을 것이다. 내 기억상으로는 그 이후로 아버지의 격려를 듣지 못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격려를 듣고 자랐기 때문인지 나는 항상 자신감이 넘쳤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것저것 무리하게 시도했다. 대표적인 능력은 없는데 열정만 넘치는 사람이었다. 그 결과 나는 인생에서 크고 작은 실패를 여러 번 경험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격려는 자신감뿐만 아니라 실패를 이겨낼 수 있는 능력도 함께 주었다. 그 힘이 바로 <그릿>(이하 이 책)에서 말하는 열정적 끈기(그릿)라고 생각한다.



 열정에는 대상이 필요하다. 이 책은 그릿이라는 생소한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예시를 많이 사용한다. 예시를 보면 한 가지 일에 열정을 가지고 성공하는 사람도 있지만, 다양한 일을 시도하다가 결국 성공하는 사람도 있다. 전자의 경우 열정의 대상이 특정한 일이었다면, 후자의 경우 열정의 대상은 성공이었다. 전자는 특정한 일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서 성공한 인생을 살 수 있었고, 후자는 성공한 인생을 위해 이것저것 열심히 노력하다가 가장 적합한 일을 찾아서 성공할 수 있었다.

 어린 시절의 나는 전자처럼 살기 위해 노력했지만, 지금은 후자로 살고 있다. 그렇다고 전자가 나쁘고 후자가 좋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전자로 살기 위해서는 운이 필요하다. 단 한 번의 선택으로 자신한테도 맞으면서 시대적으로도 맞는 일을 찾을 수 있는 운이 말이다. 나에게는 그 운이 작용하지 않아서 후자로 살고 있는 것이다. 나는 다양한 실패를 통해 전자에서 후자로 변했다고 말할 수 있다.

 운 없이도 성공한 인생을 살고 싶다면 그릿을 가지고 과학적으로 사고하라. 그러면 열정적 끈기에 지혜가 더해져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열정이 너무 과하면 부작용이 발생하는데 과학적 사고가 그 부작용을 사전에 막아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열정이 과하면 맹목적 믿음이 생기고 이 때문에  '100%', '무조건' 등의 극단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게 된다. 이 세상에는 정답도 없고 정해진 길도 없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실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때 비로소 성공의 길이 보일 것이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열정이 너무 강해 한 가지 일에 빠지면 끝장을 볼 때까지 한 가지 일에 몰입했다. 다른 일은 안중에도 없었다. 주변에서 그 일은 내 길이 아니라고 말려도 소용이 없었다. 나쁘게 말하면 고집이 엄청 센 편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부모님에게 바둑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어렵다는 말을 듣고도 실제로 바둑을 포기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였으니 말이다. 나는 스스로가 능력 부족이라는 사실을 인정했을 때만 포기할 수 있었다.

 나에게 바둑은 열정이 과하면 부작용으로 극단적인 사고방식을 가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 경험이었다. 바둑은 처음으로 내가 원해서 시작한 일이었다. 초등학교 1학년 집 근처 바둑 학원에 처음 등록했을 때 학원에는 바둑을 잘 두는 사람이 많았다. 그 중 나보다 먼저 바둑을 시작한 동갑내기 친구 2명이 있었는데 그들과 바둑을 두면 항상 졌었다. 그래도 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했다. 그 결과 5년 뒤에는 그 친구들뿐만 아니라 학원에 있는 형들보다 바둑을 잘 두게 되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는 더 이상 학원에 비슷한 기력을 가진 상대가 없어서 서울에 있는 기원으로 공부하러 간 것이다.

 나는 우물 안 개구리였다. 지방 학원에서 바둑을 잘 둔다고 대한민국에서 바둑을 잘 두는 사람은 아니었다. 특히 기원에는 1살 어린 친구가 나보다 바둑을 잘 두었다. 나이 어린 친구에게 처음 느낀 패배감이기 때문에 나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인데 처음 경험하는 일이라 충격이 더 컸던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승부욕도 강했다. 바둑에 대한 열정이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는 패배감을 느끼고 더욱 열심히 노력했다. 그 덕분에 기원에서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 친구랑 비슷한 기력을 갖출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온 후 부모님에게 더 이상 바둑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어렵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집 근처 바둑학원이라도 계속 다닐 수 있도록 부탁했었다. 부모님은 그 정도는 허락해주셨다. 그 당시 나는 큰돈 없이도 바둑프로기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내 실력이 바둑프로기사 될 정도는 아니었다. 그저 동네에서 바둑을 잘 두는 학생일 뿐이었다. 운 좋게 바둑프로기사가 되더라도 내 실력으로는 프로의 세계에서 살아남을 자신이 없었다. 이 사실을 인정하고 바둑을 포기하기까지 2년 넘게 걸렸던 것이다. 나에게 경제적 지원이 부족해서 꿈을 포기했다는 것은 현실을 도피하기 위한 핑계일 뿐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나는 실력이 부족해서 바둑을 포기한 것이다.

 바둑에 대한 열정은 바둑 실력을 키우는 것에는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 특히 실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전까지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끈기를 가질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그러나 그 열정 때문에 나는 바둑 이외에 다른 일은 생각하지도 않았다. 내 인생이 바둑이었고 바둑이 전부라고 생각했었다. 그 결과 바둑을 제외한 모든 것이 엉망이었다. 심지어 바둑을 포기했을 때 나는 인생의 패배자라는 생각을 가질 정도로 극단적인 사고방식에 갇혀 있었다. 그래서 현실을 외면하고 컴퓨터 게임에 빠져 살았다.



 수능에서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열정의 부작용이 아니라 극단적인 사고방식의 무서움을 경험할 수 있었다. 나는 중고등학교 내내 컴퓨터 게임만 했기 때문에 당연히 학업성적은 엉망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내가 갈 수 있는 대학은 없었다. 당시 사회적 분위기로는 '학생은 공부만 잘하면 된다.'라는 분위기였다. 좋은 대학에 가면 좋은 직장에 취직해서 행복한 인생이 보장된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래서 대부분 학생이 자기 인생에 대한 진지한 고민없이 공부만 했다. 나 역시 인생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님, 담임선생님 등 주변 어른들이 나에게 대학은 나와야지 뭐라도 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재수를 권했다. 나는 분위기에 휩쓸려 재수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공부를 하다보니 나름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열심히 공부해서 지방거점국립대에 합격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에는 좋은 대학에 갈 마음보다는 공부가 즐거웠던 것 같다. 살면서 과도한 열정으로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빠져 있던 내가 처음으로 공부하면서 순수하게 배움의 즐거움을 느꼈던 것이다. 그러나 극단적인 사고방식에 갇혀 배움의 즐거움을 잃어버리고 좋은 대학에 집착하기 시작한 것이다. 재수 결과를 보고 조금만 더 공부하면 상위권 대학에 진학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삼수에 도전했다. 부모님은 삼수를 반대하셨지만 나는 어떻게든 공부해서 상위권 대학에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친구들보다 늦게 대학을 진학한다면 1년이 더 늦어지더라도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고 나의 결정을 밀어붙였다. 인생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그저 분위기에 이끌려 공부만 하다 보니 그 분위기에 빠져 내 생각이 지배당한 것이다.

 그렇게 삼수를 시작했다. 삼수 초기에는 부모님이 도와주지 않아서 아르바이트와 공부를 병행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 부모님이 도와주지 않는 것이 천만다행이었다고 생각한다. 아르바이트를 통해 간접적으로 사회생활을 경험하다보니 인생에서 공부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공부에만 집중했다면 극단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6개월 동안 아르바이트를 한 후 부모님 도움을 받아 기숙학원에 등록했지만, 그때는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 상위권 대학은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원하는 것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성공이었지 대학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사실을 알고도 공부를 포기하지 못하고 끝까지 수능을 응시했다. 당연히 성적은 안 좋았고 나는 대학 진학을 포기한 후 바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래도 나는 삼수를 후회하지 않는다. 나에게는 극단적인 사고방식의 무서움을 알게 해준 좋은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약간의 후회가 있다면 내가 원하는 것이 대학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중간에 포기하지 못하고 끝까지 수능을 응시한 것이다. 만약 중간에 했더라면 6개월의 허송세월을 보내지 않고 더 빠르게 사회생활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극단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라. 너무 당연한 말처럼 느껴질 것이다. 원래 지나간 일을 생각해보면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깊게 생각하지 않고 분위기에 이끌리거나 믿음에 빠져 의심을 하지 않는다면 정말 어려운 일이 된다. 생각해보라. 학창시절에 왜 공부하는지 이유를 알고 있었는가? 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회사에 취직하려면 공부를 잘해야 한다는 어른들의 뜬구름 잡는 소리말고 공부를 해야 하는 자신만의 이유말이다. 자신만의 이유가 없는 사람이 다른 일은 생각도 하지 않고 공부만 하는 것은 극단적인 사고방식에 빠져있는 것과 같다.

 극단적인 사고방식은 맹목적인 믿음에서 시작된다. '학생은 공부만 해야 한다.'는 말을 의심하지 않고 믿었기 때문에 다른 일은 생각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자처럼 생각해보자. 그 말을 믿고 열심히 공부를 하기 전에 그 말이 진실인지 스스로 확인해야 한다.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을 찾아보고 그들 모두가 좋은 대학을 진학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중 과반수 이상은 좋은 대학에 나왔기 때문에 그 말이 사실이라고 인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고졸, 심지어 중졸도 성공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과 좋은 대학을 나오더라도 전공에 관련된 업무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고 공부를 시작한다면 최악의 경우는 예방할 수 있다. 적어도 인생에서 공부가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하여 나처럼 깊은 생각 없이 사회적 분위기에 이끌려 재수나 삼수를 시작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릿, 열정적 끈기는 성공의 필수적인 요소는 맞다. 그러나 열정적 끈기만으로 성공하기엔 이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러나 열정적 끈기에 올바른 사고방식이 더한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 과거와 다르게 요즘에는 생각에 관한 서적이나 논문이 정말 많다. 그런 책이나 심리학 책 등을 찾아 읽으면서 올바른 생각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누구나 지혜를 갖출 수 있다. 그 중 나는 <싱크 어게인>이라는 책을 읽고 사고방식에 대해 많은 생각을 가져보았다. 그 사색의 결과를 <[독후감 공유] 33. 싱크어게인>에 적어놓았다. 과학자처럼 사고하는 방식을 기반으로 다시 생각하기에 대해 나의 생각을 알 수 있다.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우리 인간 대부분이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잘못된 생각을 의심하지 않고 자신은 옳다고 믿는 순간 문제가 발생한다. 깊은 생각 없이 도출된 생각이 당신의 미래에 중요한 결정에 반영될 때는 의심하고 다시 생각해보자. 당신은 어떤 생각으로 현재의 일을 지속하고 있는가? 이번 기회에 곰곰이 생각해보길 바란다.


끝. 


< 세줄요약 >  

    열정적 끈기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깊은 생각 없이 열정적 끈기만 갖고 있다면 열정의 부작용으로 극단적 사고방식에 빠질 수 있다.  

    올바른 사고방식을 갖기 위해 과학자처럼 생각해보자.  


< 글의 구조 >  

    1문단 : 아버지의 격려  

    2문단 : 열정적 끈기에 올바른 사고방식을 더하자.  

    3문단 : 열정의 부작용  

    4문단 : 극단적 사고방식의 무서움  

    5문단 : 생각에 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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