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하는 국가는 혼자 만들어지지 않는다
최근 ‘환구시보(중국 관영 언론)’의 기자가 홍콩 시위대 사이에서 프락치 행세 중 덜미를 잡혔다. 분노한 시위대는 해당 기자를 묶고 수많은 질문을 던졌다. 기자는 중국 경찰의 무력 진압을 지지한다고 밝혔고, 그 발언은 중국 인민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용감한 언론인” 중국인들이 기자에게 붙인 별명이다. 글쎄, 이 기자가 중국 경찰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면 환구시보에 더 이상 자기 자리가 남아있었을까? 용감이라는 단어는 총에 맞아 실명당하는 사람이 있어도 끝끝내 거리를 지키는 사람에게 돌아가야 할 뿐이다.
독재와 파시즘은 다르다. 전자는 인민의 지지가 수반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파쇼 정부는 인민의 지지로 창출된다. 요컨대 중국 정부의 폭력은 중국 인민들이 만든 것이다. 그런즉 앞으로 수십 년이 지나 홍콩의 역사를 중국인들이 다시 배우게 된다면 그들은 불가피하게 역사의 가해자 입장에서 진실을 마주해야 할 것이다.
누군가 진압용 총에 맞아 눈이 멀어도, 단지 자신의 연예계 활동을 위해 파쇼 정권을 지지한다고 밝힌 이들에게는 특히나 먼 훗날 더 뜨거운 지옥이 예비되어 있을 것이다. 중국 정부의 압박이 있어서 나는 어쩔 수 없이 따랐을 뿐이라는 변명 따위는 꺼내지도 말지어다. 아렌트가 말했듯 악은 생각하지 않는 자의 전유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