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에 부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이 고등학생 때 의학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각 대학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20대 청년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조 후보자의 딸이 받은 각종 교육 특혜가 ‘공정성’을 중시하는 20~30대 청년들의 역린(逆鱗)을 건드렸다는 평가다.
- 헤럴드경제, “정유라는 말이라도 탔다”… 조국 딸 의혹에 분노하는 청년들, 20190821
20대를 중심으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에 대한 성토가 뜨겁다. 과거 최순실 정국이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입학이라는 불쏘시개를 통해 뜨거워진 것처럼, 금번 조국 후보의 경우도 자녀의 부정입학으로 논란의 여파가 거세지는 모양새다. 특히 20대 청년층에서 배신감과 분노가 더 크다고 한다.
언론은 20대의 분노를 이런저런 방식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중 가장 많은 공감을 얻고 있는 견해는 20대가 공정성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걸 ‘참신하다’ 내지는 ‘순수하다’ 정도로 보는 듯하다.
87년 이후 정치권과 시민운동은 20대를 한데 아우를 수 있는 어떠한 화두도 제시하지 못했다. 샌델식 표현으로 말할 것 같으면 ‘정치적 진공상태’에 빠져 있고 홉스식으로 말할 것 같으면 ‘자연 상태’다. 도덕적 윤리적으로 20대를 묶을 수 있는 규범이 존재하지 않게 되자 그저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만 남게 되었다. 여기서 투쟁은 ‘경쟁’으로 갈음할 수 있다.
공정한 경쟁이 중요한 게 아니라, 공정한 경쟁 밖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것이다. 그 분노는 당연하지만, 당신들에게 그 분노, ‘기특’해 보이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