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을 폐지할 수 있을까?

존경하는 나경원 의원님께

by Lee
근로기준법 제1조(목적) 이 법은 헌법에 따라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함으로써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 향상시키며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발전을 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헌법에 따라”






모든 법이 다 그렇듯이 근로기준법 역시 헌법에 그 뿌리를 두고 있음을 제1조가 스스로 천명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이 그 근거를 두고 있는 헌법의 조항은 무엇일까? 헌법 제32조는 근로기준법의 입법을 국회에 명하고 있다.


모든 국민은 근로의 의무를 진다. 국가는 근로의 의무의 내용과 조건을 민주주의원칙에 따라 법률로 정한다(헌법 제32조제2항).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동조 제3항).


국가는 근로의 의무의 내용과 조건을 민주주의원칙에 따라 법률로 정한다. 여기서 말하는 법률이 바로 근로기준법등의 노동법이다.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중인 나경원 의원. 사진출처 뉴스핌.


지난 7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근로기준법의 시대가 저물었”으며 “노동자유계약법”을 만들겠다는 주장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당당히 내보였다.


헌법이 국회에 근로조건을 정할 것을 명령하고(제32조제2항), 그 근로조건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수준 이상이 될 것을 요구하기에(동조제3항) 근로기준법을 없애자는 말은 곧 헌법을 무시하자는 말과 하등 다를 바 없다. 비단 헌법만이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의 법적 기준을 소멸시키고 오직 자유로운 계약에 모든 근로조건을 맡긴다면 새로운 신분제가 등장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사법시험도 통과하시고 한 때 판사까지 지내셨던 분이 일개 노무사도 아는 헌법 상식을 모르시지는 않을 것이다. 나경원 의원 본인도 근로기준법을 없애는 것이 불가함은 모를 리 없다. 그저 불경기에 경영난을 맞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표를 얻기 위한 정치적 수사에 불과한 것이다. 정치혐오를 양산하는 정치 탓에 오늘도 술잔은 식을 줄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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