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의 시작을 두 번 맞았다. 신정 한 번, 구정 한 번. 두 번의 시작에 서서 나는 내가 이제껏 되풀이했던 얘기들을 다시 되풀이했다. 고장난 라디오처럼. 나는 홀로 살아갈 것이며 그게 나를 고통으로 몰아넣을 일은 전혀 없을 거라 확신한다는 얘기들을. "그런 얘기 하는 사람들이 더 빨리 가더라~"하는 답변들은 예전보다 줄었다. 내게 그렇게 말하던 이들이 하나 둘 결혼했기 때문이다. 나는 여전히 의아함의 징검다리 앞에 서서 외발뛰기를 하고 있다. 내게 존재하는 외로움이 있다면 그건 나만의 것으로 내가 해결하지 못하는 대신 그 누구도 해결해주지 못하는 종류인데, 왜 내 외로움을 겪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그 외로움에 대해 왈가왈부하며 결혼을 종용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그런 외발뛰기.
이제는 딱히 고통스러울 것도 없다. 나는 내 외로움이 올곧게 내게 귀속된 감정이란 걸 아주 오래전부터 알았다. 연인을 만나고 연애를 하고 때론 애간장을 녹이는 사랑을 하더라도 녹아 없어지지 않는, 오히려 썩어 문드러지는 이 외로움이라는 녀석은 관뚜껑을 덮는 순간까지도 내 손목 언저리를 배회하며 나와 함께하리란 걸. 서른 두 살의 새해를 맞아 지겹게도 물어오는 타인의 질문들-그래서 너는 연애 안 해? 결혼 안 해?-에 대해 돌려줄 말도 마땅히 없어지는 지점이 온다면, 나는 나의 외로움과 결혼하고 말리라는 굳고 진한 확신만 남겨둔 채 존재론적인 자살을 꿈꿀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