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죽을 사'라고?
아니, 이건
'사랑 사' 라구.
사실 숫자 자체는 아무런 감정이 없지만 사람들은 숫자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의미를 가득 담아 특정 숫자를 선호하거나 기피한다.
4는 우리나라에서 기피하는 숫자이다.
죽을 사와 발음이 같다는 이유로 부정의 의미를 담아 쓰였다고 한다. 병원이나 빌딩 등에 4층을 F로 표시하기도 하고 4:44, 네시 사십사분이라는 숫자를 보면 재수 없다고 하기도 한다.
신혼 때 살았던 송파동 빌라에서도 4층은 원래 잘 안 나간다며 주인이 직접 들어와 살기도 했다. 계약서를 쓰는 날, 집주인은 정말 신기하게도 4층이 안 나간다는 말 앞에 '원래'라는 단어를 붙였다.
여기 정반대의 4가 있다.
4인 가족
4인조 식기
4개의 의자
어딘지 모르게 완벽해 보이는 숫자.
나에게 4는 가족이라는 이름을 대변한다.
누군가에게는 4 대신 1 또는 2일 수도 있고, 3 또는 5가 될지도 모르는 특별한 숫자. 균형감이 좋은 이 숫자. 이제 아이들과 남편과 나, 넷이 아닌 일상도 삶도 상상하기 어렵다.
누구나 숫자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거라면
4라는 숫자에 '죽을 사' 대신 '사랑 사'라는 특별함을 가득 담고 싶다.
찾아보면 4라는 숫자에는 좋은 의미가 더 많다.
피타고라스와 조화로운 숫자 4
봄여름 가을겨울의 4계절
동서남북의 4방
행운의 네 잎 클로버
사각형이 가지는 안정감과 효율
자동차의 네 바퀴
동물들의 네 다리
그리고, 테트리스.
칸을 촘촘히 채우는 테트리스 게임의 도형들도 네 개의 네모로 이루어져 있다. 서로 튀어나온 부분을 어느 곳 하나 깎아내거나 쳐내어 부수지 않고 짝을 맞춰 끼워간다. 둥글둥글 해지지 않아도 고유의 모습으로 칸을 채우며 큰 그림을 그려가는 모습이 이상적으로 보이는 순간이 있었다. 4라는 숫자 덕분에.
요즘 숫자 에세이 쓰는 재미에 푹 빠졌어요.
당신에게 특별한 숫자는 무엇인가요? :)
@글쓰는별사탕
*참고: 네이버 지식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846017&cid=42061&categoryId=420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