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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사탕앤디 Jan 13. 2021

작심삼일, 그리고 또.



작심삼일


그게 뭐 어때서?! 

그냥 하면 되는걸. 






작심삼일을 계속하면 된다는 말. 

이제는 하도 많이 들어서 흔하게 느껴지는 말이다. 


이전까지는 새해가 되기 직전에 계획을 세우고 흐뭇하게 계획을 바라보곤 했다. 시작하더라도 능력 범위를 넘치게 계획을 세운 탓에 완료하지 못했다. 예상치 못한 일들이 생기기도 한다. 수많은 리스트를 보며 우선순위를 매겨보지만 하루에 안되는 양이다. 자괴감에 빠지기도 하고 옆에서 빠르게 달려가는 사람들과 비교하며 스스로 초라해지곤 했다. 


지금은 새해가 되었던 아니던 하고 싶은 일은 그냥 한다. 시작하는 날이 첫 날이라며 호기롭게 시작하고 그냥 한다. 조금 무식한 방법처럼 보이지만 가장 잘 먹힌다. 달리 방법은 없는 것 같다. 그냥 계속 하면 되는 거 아닌가. 가끔 우선순위가 엉키고 내가 하려던 것이 하고 싶은 일이었는지 무언의 강요된 미션이었는지 헛갈리는 지경에 이르지만 말이다. 


미라클 모닝을 예로 들어보자. 처음 시작할 때는 아마 다섯시에 일어나 누구보다도 멋진 하루를 시작하겠다고 다짐하며 알람을 맞췄을 것이다. 그런데 어쩌나, 알람 맞추기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수면시간을 체크하는 일이다. 일찍 일어나려면 일찍 자는 것이 맞다. 


그런데 처음부터 나에게 맞는 적정 시간을 찾는 것은 어렵다. 시작하고 한참동안 시행착오의 과정을 거친다.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밤도 꼴딱꼴딱 새고도 멀쩡했던 20대가 있었다. 노화는 알아서 진행중이고 현실적으로 그 시기와 비교하면 괴로울 뿐이다. 지금은 그 때가 아니다. 


얼마전까지 불량수면에 시달렸고 앞으로도 때때로 그럴 것이다. 내가 찾은 적정 수면 시간은 7~8시간 정도인데 그 정도 잠을 자지 못하면 뭔가 머리가 어지럽고 부산하다. 이제 아이들도 잘 자는 편이고 요령이 생겨서 중간에 낮잠도 잘 수 있기에 한결 일상이 편안해졌다. 


아무튼, 다섯시에 일어나 글을 쓰기로 한 당신이 미라클 모닝을 하다가 하루이틀 빠졌다고 치자. 그럼 괴로워하며 포기해야 하나? 아니, 그 날 일찍 자고 다음날 일찍 일어나면 된다.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다시 하는 거다. 






작심삼일에 임하는 자세는 이렇다. 


미라클 모닝 하루이틀 빠지면 어때, 어제 늦게까지 북토크 했잖아. 읽은 것을 정리하고 이야기 나누고 글을 쓰면서 생각을 표현했으니. 괜찮아 더 자도 돼. 1시에 자서 다섯시에 일어나면 당연히 피곤하지, 피곤하면 아이들과 남편에게 초강력 레이저를 발사하겠지. 그러다 제 풀에 지쳐 두어 시간 낮잠도 자야 해. 그럴거면 그냥 아침까지 푹 자고 아이와 같이 기상하는 것이 낫지. 어서 자자. 푹자자. 


만보 걷기 하다가 오천보 걸으면 어때. 대신 그 시간에 아이들과 웃으며 놀았잖아. 방방보드에서 춤도 추고 한껏 몸놀이를 하며 땀 흘렸으니 괜찮아. 오늘의 운동은 그걸로 치자. 숫자 채우려고 아등바등하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좋아. 


순간순간 인증하는 프로젝트들이 많아졌다. 참여하면서 조금씩 요령이 생겼다. 꼭 해야 하는 것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구분하기 시작했다. 적어도 내가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룰을 완화해버렸다. 가족이 눈 앞에 있으면 집중하세요. 오늘 찍고 내일 올려도 돼요. 이렇게. 


앞으로도 이런 마음으로 배짱 두둑하게, 더 단단하고 여유롭게 살아야겠다. 양적인 성과를 매기기보다는 보이지 않는 가치에 더 집중하겠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조금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시간으로 일상을 비우고 또 채워나가야겠다. 



참! 

작심삼일 하되, 피드백은 꼭 해야한다. 

해보니 알게 되더라. 현실 자각 타임, 이른바 현타가 오면서 나의 현재 수준과 내가 놓인 상황을 보다 더 객관적으로 보게 된다. 액션도 작심삼일, 피드백도 작심삼일이다. 하다보면 더 나아지겠지. 거창한 시스템이 없어도 하루를 마무리하며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다. 습관으로 만들고 싶은 일들은 아주 집요하게 작심삼일 할 테다. 



@글쓰는 별사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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