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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사탕앤디 Jan 22. 2021

8 우리는 여덟 살

유아 끝, 초딩 시작







8

유아 끝

초딩 시작

너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해


+

여덟 살 엄마의 인생도.

맙소사. 초등 맘이라니.






가을씨가 유치원에 가장 잘 다녔던 기간은 여섯 살 때이다. 그때부터 일곱 살 후반까지 종종 이런 질문을 해서 내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었다.


엄마 나 학교 안 갈래.


으응? 왜??


학교는 공부만 하고 재미없다며, 나 다 알아.


잉? 공부만 하는 곳 아닌데? 재미있는 것도 많고.

그런데... 그 이야기는 누구한테 들었어?


우리 반에 영희 있잖아.

걔네 언니가 맨날 그렇게 말한대.

넌 숙제 안 해도 되니까 좋겠다~~

학원도 안 가도 되니까 좋겠다~ 하면서.

철수네 형아도 그랬어. 공부가 지겹대.

우리가 좋을 때라고 하더라~



ㅋㅋㅋㅋㅋㅋ

귀엽고 웃기지만 애써 웃음을 참는다. 


이 쪼끄만 아이들에게도 자기들만의 역사가 있다.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주어진 대로 인생 8년 차, 9년 차, 10년 차를 살아가던 아이들. 이 아이들과 수업할 때마다 창밖으로 지나가는 동생들을 보고 그렇게 말하곤 했다.


아, 저 때가 정말 좋았는데. 다시 돌아가고 싶다.

선생님 저 유치원 다시 가면 안 될까요?


그것도 모자라 유치원 생활을 투덜거리는 아이들에게 힘주어 말한다.


야, 너네 지금은 모를 거야.

유치원 다닐 때가 좋을 때다~~






요전 날 비대면으로 예비소집을 했다. 코로나 전까지는 강당에서 모여 함께 이야기를 듣고 친구들 얼굴을 보며 왁자지껄하게 떠들어도 보고 자기 교실이라며 미리 가보고 자리에도 앉아보고 그랬을 텐데 일련의 과정이 통째로 생략되었다. 10여 분 동안 출석을 부르며 얼굴을 확인하고 공지사항을 전달받고 끝났다. 


아이들은 별다른 아쉬움 없이 '예비소집이라는 거, 원래 그런 건가 보다' 라고 생각할 것이다. 허전한 것은 내 마음이었다. 이게 뭐라고. 아니, 엄마 여덟 살을 이렇게 시작하는 건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데 이건 좀... 학교도 못 가는데 가이드가 너무 없지 않냐며. 


이곳은 신도시의 여느 초등학교들처럼 과밀학교에 과밀학급이어서 최근에 주 1회 등교를 했었다. 각자도생해야 하는 상황에서 교육마저 책임져야 한다니. 가장 큰 자루를 아무렇지 않게 "옜다~"하고 내 어깨에 툭 던져 올려놓은 느낌이다. 이렇게 선택의 여지없이 적응하는 길밖에 없는 건가. 조금 억울하고 막막하기도 하다. 



다행히 아이는 학교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 산 책가방과 짧은 시간의 예비소집 덕분이다. 마치 크리스마스처럼, 생일처럼 그렇게 설레나 보다. 입학식 날에 커다랗게 네모로 표시를 해 두고 남은 날을 세기 시작했다. 


하루하루 달력에 X 표를 치면서 두근거리는 것은 가을씨만이 아니다. 여덟 살 엄마인 나도 그렇다. 처음이라 두근거리고 긴장하고 기대도 되는 이 시간을 오롯이 느껴보자. 너와 나의 여덟 살을 응원해. 




@글쓰는별사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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